[단독] ‘상법 개정안’ 배임죄 남용 우려... 정부 “전체 주주에 충실”로 수정 추진
“대주주·소액주주 이해충돌시 위험”
민주당, 검토 후 조만간 결론

더불어민주당이 기업 이사의 직무상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인에 대한 배임죄 적용이 남용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정안 문구를 손봐야한다는 의견을 민주당에 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이사의 직무 충실 대상을 ‘개별 주주’가 아닌 ‘전체 주주’로 규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이를 검토 중이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민주당의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에 상법 개정안과 관련한 의견을 제출했다. 코스피 5000 특위는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상법 개정안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지난 23일 출범했다.
골자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에서 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충실해야 하는 대상을 ‘주주’에서 ‘전체 주주’로 바꾸자는 것이다. 현재 개정안 문구엔 ‘이사는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이를 ‘회사 및 전체 주주를 위하여’로 하자는 의견이다.
이는 배임죄 적용이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통상 상법에서 ‘주주’는 ‘개별 주주’를 뜻하는데, 만약 이사가 모든 개별 주주에 대해 직무상 충실해야 한다고 하면, 예를 들어 주주가 100만명 있는 회사의 경우 100만명 각각에게 충실 의무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배임죄 소송의 위험이 무차별적으로 늘어날 위험을 낳는다. 따라서 모든 주주를 하나의 포괄적 단위로 묶는 ‘전체 주주’ 개념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의 경영 판단을 놓고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에도 ‘전체 주주’ 개념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다. 이 경우 만약 이사진이 주주 개개인에 모두 충실해야 한다면, 어느 선택을 하든 배임죄에 걸리는 ‘외통수’에 빠질 수 있다. 이럴 때 경영진이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전체 주주’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하면 배임 위험이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상법 개정안의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문구에선 ‘전체’라는 문구를 빼야한다는 의견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엔 각각의 주주라는 의미이므로, 용어 통일성 차원에서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코스피 5000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법무부의 이런 의견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특위 위원은 “‘주주 충실 의무’를 강조하는 상법 개정안의 의의를 잘 살리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라면,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법무부 의견이) 무리한 주장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위원은 “이사의 충실 대상이 ‘전체 주주’냐 ‘개별 주주’냐의 해석 문제는 법원에게 맡기면 되는 것이지, 법 조문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을 민생 추경안과 함께 최우선적으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특위 위원들도 구체적인 법 조문에 대한 조율을 조만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정집 세차례 침입 女속옷 냄새 맡다 기소된 30대 남성… 피해자들만 이사갔다
- “파나마, 패권에 굴복해 나쁜 자 앞잡이 노릇”...중국의 이례적 격분
- “삼성전자 34만원‧SK하이닉스 170만원 간다” 맥쿼리, 목표가 또 상향
- 고속도로 사고 현장 수습하다 숨진 경찰에 녹조근정훈장 추서
- 지난해 보조금 부정수급 992건·668억원 규모 적발...적발 건수 기준 역대 최대
- 네이버 최수연 대표, 서울대 졸업식 축사 “지독한 성실함이 평생의 자산”
- 아모레 서경배 회장, 차녀 서호정에게 주식 19만주 증여...증여세 재원 마련
- “하루에 사과 1개 먹고 15㎏ 감량”… 박지훈 ‘단종’ 연기 비하인드
- [오늘의 운세] 2월 26일 목요일 (음력 1월 10일 辛未)
- 한국콜마, 작년 영업이익 23.6% 증가한 2396억원...역대 최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