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처럼 GDP 5% 국방비?…한국 ‘트럼프 청구서’ 대응 달라야 할 이유

박민희 기자 2025. 6. 2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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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부터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증액하겠다는 합의를 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청구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미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대책을 묻는 취재진에 "한미동맹이 변화하는 경제·안보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포괄적 미래형 전략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미국 쪽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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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가 끝난 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헤이그/로이터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부터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증액하겠다는 합의를 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청구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미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대책을 묻는 취재진에 “한미동맹이 변화하는 경제·안보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포괄적 미래형 전략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미국 쪽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국방비 증액과 관련해 한미간에 구체적 협의가 진행 중인지에 대해선 “동맹 강화에 대해 수시로 각급에서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요구에 맞춰 국방비를 올리더라도 5% 수준에 맞추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한국은 이미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GDP의 약 2.3%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 GDP의 1% 수준인 일본이나 나토 국가들에 견줘 훨씬 높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유럽은 자체적으로 국방력 강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발표를 한 것이지만, 우리는 다르다. 미국이 요구하는 숫자에 맞추기보다는 ‘북한의 재래식 위협 대응에는 한국이 주도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그에 필요한 국방력을 증가시킨다는 원칙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나토의 이번 발표도 10년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증액한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한국도 예산의 국방비 항목을 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나토처럼 시간을 벌면서 여러 부처에 분산된 국방비 항목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나토 32개국 정상들은 25일(현지시각)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총 5%로 증액하기로 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연간 GDP의 최소 3.5%를 핵심 국방 수요에, GDP의 최대 1.5%를 핵심 인프라 보호, 방위산업 기반 강화 등에 지출하는 내용이다. ‘GDP의 5%'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에 나토 회원국들이 ‘백기 투항’한 모양새다.

미국이 전략무기 전개 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갈등 요인이다. 한미는 이미 지난해 2026년부터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에 합의했는데 이를 재협상하라는 요구일뿐 아니라, 현재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틀 자체를 바꾸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앞서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지난 24일 토론회에서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의 분담금을 정하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과 관련해 “3가지 비용(군사건설·군수비용·인건비) 외에도 다른 비용도 있으니 이런 것을 어떻게 분담하면 좋을지, 그중에서도 한국 국방 지출이 충분한지 얘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방비 대폭 증액 요구와 함께, 현재의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에 규정된 3가지 지출 항목 외에 미국의 전략무기 전개와 주한미군 역외 훈련 등에 들어가는 비용 등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정섭 연구위원은 “방위비 분담금은 원래 미국이 내야 하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우리가 일부 지원한다는 취지인데, 미국이 전략무기 전개 비용 부담까지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거에 대해서는 우리는 반대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성렬 교수는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려면 현재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자체를 개정해야 하므로 당장 가능하지도 않다”면서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주는 것보다는 우리 자체의 방위산업이나 국방력을 강화하는 쪽에 비용을 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희 서영지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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