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째 머뭇대던 이화여대… '생리공결' 제도 도입하나?

민수정 기자 2025. 6. 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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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가 오는 2학기부터 생리공결제도를 정식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해당 제도를 교육부에 권고한 지 약 19년 만이다.

이화여대는 서울시내 4년제 여대 중 유일하게 생리공결제를 도입하고 있지 않다.

지난 학기 제도를 1회 사용했다는 양씨는 "학생 건강권을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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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 이화여대는 '생리공결제'를 오는 2학기부터 정식 도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뉴스1.


"생리통이 심한 편인데 약 먹으면서까지 수업을 들어본 사람 입장에서 생리공결제도는 항상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도가 없으니 따로 쉬어야 하는 이유를 말하는 게 번거롭고, 남성 교수님께 말해야 하는 경우 머뭇거리게 됐습니다."(재학생 박모씨,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4학년)

"다른 대학 친구들로부터 생리공결제도를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러움과 동시에 학교에 대한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한 교수님은 대학병원 진단서를 요구하셔서 현실적으로 병가를 내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복통이 매우 심한 편인데, 무더운 여름에 통증을 참고 수업을 듣는 건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부담이었습니다."(재학생 강모씨, 중어중문학과 4학년)

이화여자대학교가 오는 2학기부터 생리공결제도를 정식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해당 제도를 교육부에 권고한 지 약 19년 만이다.

생리공결제는 여학생이 심한 생리통 등으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불가능할 경우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대학은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가 자체적으로 운영 방식을 정한다.

이화여대는 서울시내 4년제 여대 중 유일하게 생리공결제를 도입하고 있지 않다. 성신여대는 2006년 가장 먼저 도입했으며, 최근에는 서울여대가 제도를 들였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10년 넘게 생리공결제 도입을 요구했다. 총학생회 측에 따르면 학교는 그동안 '악용 우려'로 도입을 미뤄왔다. 대학 수업 자율성과 수업의 질 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기존에는 학생과 교수가 소통하며 교수 재량으로 생리공결을 처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학생들은 제도 부재로 불편함을 느꼈다고 반박했다. 강씨는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외출조차 힘든 편인데, 단순히 앉아서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 고통스럽고 집중력도 떨어져 학습 효율도 낮아지는 걸 느꼈다"며 "대학병원 진단서를 요구했는데 일반 병원 대비 시간과 비용적 부담이 커 사실상 수업을 빠질 수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지능형 반도체공학과 2학년 양모씨는 "생리통에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심한 친구들을 보면서 매우 불편할 것이라 느꼈다"고 했다.

서울 소재 4년제 여대 '생리공결제' 현황./시각물=이지혜 디자인 기자.


그러다 지난해 학교 측이 정기협의체를 통해 시범 운영 의사를 밝혔고 올해 1학기 시범 운영됐다. 지난 학기 제도를 1회 사용했다는 양씨는 "학생 건강권을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국어국문학과 재학생 김모씨도 "2번 정도 사용했는데, 증명하지 않아도 되니까 마음이 편했다"고 했다.

다만 시범 운영 당시에도 홍보가 부족해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적용 여부가 교수 재량에 따라 달라져 불편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박씨는 "학교 커뮤니티에 사용법과 교수 인정 여부 등 제도에 대한 질문이 많았던 걸로 보아 제도를 익히지 못한 학생이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강씨는 "친구가 제도를 이용하려 했는데 교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런 불편한 상황에 신청을 망설였다"고 토로했다.

학생회에 따르면 학교 측은 2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8월 중 공지 예정이라는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학교 측은 제도 도입이 공식적으로 '확정'은 아니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여성 건강권을 위해서 도입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강태경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회장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생리가 심한 환자는 진료만 잠깐 보러 가는 것이 아닌 수액까지 맞는 경우가 있다"며 "의도하지 않은 고통이기 때문에 그런 환자에겐 불리한 상황일 수 있다"고 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도 "제도를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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