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포스코 HyREX, 철강의 미래이자 포항의 도약점

박승호 전 포항시장 2025. 6. 26. 16:2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

현대 인류는 산업과 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있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언적 구호가 아니다. 산업의 존립 조건이자 국가 경쟁력의 분수령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철강산업은 근본적 기술 혁신 없이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시대를 맞았다. 이 전환의 중심에 포스코의 'HyREX 프로젝트'가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한국 철강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자 포항시가 새로운 산업지도를 그릴 절호의 기회다. 국내외 철강업계가 주목하는 전략사업으로서 산업구조 전반의 대전환을 꾀한다.

HyREX는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해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고, 전기로에서 쇳물을 재용해 만드는 친환경 공정이다. 부산물은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이며 나아가 환원 수소와 에너지 모두를 탄소배출 없는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궁극 목표다. 말 그대로 '탄소 없는 제철'의 혁신이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포항제철소 인근 135만㎡ 공유수면을 매립하고 20조 원을 투자해 2041년까지 HyREX 설비 3기, 전기로 1기, 수소 및 원료 저장시설을 순차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매립 면허와 실시계획이 완료됐으며 관계기관 협의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특히 HyREX는 기존 유럽·북미식 '샤프트로' 방식과 달리, 고로 자체를 제거하고 포스코 독자 기술인 FINEX 기반 유동환원로로 공정 전체를 탈탄소화한다. 이는 기술 진보를 넘어 철강산업의 근본적 재구조화다.

그러나 이처럼 혁신적이고 국가적 가치가 높은 프로젝트 앞에서 포항시의 대응은 다소 소극적이다. 자연재해 우려, 인허가 부담, 주민 민원 등으로 행정 지원이 늦어지면서 실증 거점이 타 지역으로 분산될 우려가 크다. 이는 수십 년간 쌓아온 포항의 철강도시 위상을 흔들 위험이다.

포항은 이 기술을 가장 잘 수용할 준비가 된 도시다. 축적된 산업 인프라와 숙련된 기술 인력, 효율적 물류망은 HyREX 성공의 최적 조건이다. 그러나 기술은 준비된 도시보다 기회를 포용하고 책임지는 도시에 뿌리내린다.

HyREX는 단순한 공정 개선이 아니다. 포항의 산업 생태계를 재편할 미래 전략이자 대한민국 철강 수출의 신성장 동력이며, 수소경제 전환을 견인하는 국가 플랫폼이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산업 공백과 지역경제 위축은 불가피하다.

수소환원제철은 더 이상 포스코만의 과제가 아니다. 국가 산업의 생존 전략이자, 포항시가 반드시 결단해야 할 시대적 책무다.

포항이 '친환경 철강 수도'로 도약하려면 지금이 과감한 결단과 선제적 투자의 적기다. HyREX가 여는 미래의 문은 포항의 의지와 선택에 달려 있다.

시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공론화 작업등에 지역 정치권과 포항시 행정이 적극 나서야 할 중차대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