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남자 사이의 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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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동안 앨범을 못 내니까 팬들이 들을 수 있는 곡을 많이
만들어 놓고 싶었어요.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게. 그게 제일 중요했죠."
흥이 많은 편이죠? 촬영장에서 내내 노래를 흥얼거렸어요.
맞아요.(웃음) 이번 앨범 곡들이 계속 나와서 더 신나게 따라 불렀네요.
새 앨범 <Interlunar>에서는 전에 없던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예고했어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요?
새로운 장르를 많이 시도했어요. 실제로 EDM과 올드스쿨 R&B, 트랩 등이 있죠. 앨범과 동명인 'Interlunar'가 EDM 장르예요.
올드스쿨 R&B와 트랩은 어떤 곡인가요?
옛날 R&B 느낌을 제대로 담은 곡이 'Unconditional'이에요. 크리스 브라운 곡을 주로 작업하는 작곡가가 잠시 한국에 왔어요. AOMG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형과 작곡가가 친분이 있어서 같이 작업할 기회가 생겼죠. 당시 해외 일정을 마치고 막 귀국했는데 작곡가가 그날만 가능하다고 하길래 바로 달려갔어요. 녹음실 가서 그가 노래 쓰고 작업하는 걸 계속 지켜봤죠.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예전부터 크리스 브라운을 워낙 좋아했거든요. 트랩은 'Set Me Free'라는 곡이에요. 개코 형이 피처링해줬어요.
유겸 씨 곡은 그 자체도 좋지만 다양한 피처링 아티스트와 어우러지는 묘미가 있어요.
이번에도 'Glue Stick'은 후디 누나가 함께해줬고, 'Mine'은 기린 형과 작업했어요. 제 생각에 지금 우리나라에서 뉴 잭 스윙 하면 떠오르는 사람 중 하나가 기린 형이거든요. 그 맛을 잘 살려서 이 곡을 들으면 아마 듀스 선배님들 곡이 떠오르실 겁니다.(웃음) 피처링은 아니지만 'You Call My Name'에 코드 쿤스트 형이 디렉팅도 해줬어요.
빵빵하네요. 이번 앨범은 EP로 내려다가 정규 2집이 된걸로 알고 있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더 좋은 음악을 만들자는 마음이었어요. 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일상에서 계속 작업하거든요. 이런저런 곡을 꾸준히 쓰고 불러보다가 '군대 가기 전에 제대로 한번 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죠.
입대를 앞둔 영향도 있네요.
1년 반 동안 앨범을 못 내니까 팬들이 들을 수 있는 곡을 많이 만들어 놓고 싶었어요.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게. 그게 제일 중요했죠. 군 입대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는않았어요. 당연히 가야 하는 거고 저는 어디서나 적응도 잘하는 편이거든요.(웃음)
그래서 앨범명이 달이 보이지 않는 기간이라는 뜻의 'Interlunar'군요.
맞아요. 달이 잠시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듯 나도 항상 그 자리에 있음을 느끼게해주고 싶어요.

앨범 작업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요?
지난 앨범 작업을 떠올려보면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이번에는 그보다 더 열심히 했죠. 조금 더 성장하고, 시야도 넓어졌어요. 다양한 장르는 물론이고 정박자만 쓰던 멜로디에도 변주를 많이 줬어요. 발성도 늘었고요. 사실 지금은 감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감정이 왜 가장 중요한가요?
제가 좋아하는 김건모 선배님이나 브루노 마스 등 다른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을 때 절절한 그들의 표정이 떠오르며 빠져들거든요. '나도 그만큼 감정에 몰입해야겠다'라고 생각한 거죠.
한층 깊어진 거네요. 특별히 애정이 가는 곡도 있나요?
정말 고르기 어려워요. 그만큼 모든 곡에 애정을 쏟아부었죠. 제각기 다른 매력이 있고요. 어서 팬들에게 들려주고 반응을 보고 싶어요. 팬들은 어떤 곡을 제일 좋아할지 알고 싶네요.
주로 경험을 토대로 곡 작업을 하지만 상상으로도 작업한다고 말했어요. 그 상상은
보통 어디서 오나요?
이동할 때 생각이 많아져요. 특히 비행기를 탔을 때요. 영화를 많이 보고 영감을 얻거나 침대에 누워 잠이 안 올 때 이런저런 상상을 하죠.
상상을 통해 나온 곡 중에 지금 딱 떠오르는 게 있나요?
이번 앨범의 'Shall We Dance' 가사는 비행기에서 수정했고, 'Mine'의 가사도 해외투어 나갔을 때 호텔에서 작업했어요. 여전히 어려워요. 꼭 상상이 아니더라도 고민을계속하다 보면 더 좋은 게 떠올라요.
올해는 앨범 작업뿐 아니라 4월까지 북아메리카 & 라틴아메리카 투어 'TRUSTY'를비롯해 중간중간 갓세븐 콘서트 'NESTFEST'도 진행했어요.
듣고 보니 열심히 살았네요.(웃음) 당시에는 공연할 때 하고, 쉴 때는 또 쉬어서 버겁다고 느끼지 않았어요. 솔로 공연으로 미주 투어했을 때는 오랜만에 미국에 가서좋았죠.
미국인 멤버 마크(마크 이엔 투안) 가족과 만났을 때 위화감이 전혀 없어서 별명'유겸투안'도 얻었잖아요.
제2의 고향이죠.(웃음) 마크 형을 봐서 반가웠고, 형이 친구들과 맛있는 것도 사줬어요. 마지막 앙코르 때 무대에 올라오기도 했고요. 미국 공연은 도시 하나 빼고 전부 매진됐어요. 진심으로 공연을 준비하면 사람들도 알아준다는 걸 느꼈어요.
매 공연이 남달랐겠네요.
솔로 공연이 처음부터 매진된 건 아니었어요. 하면 할수록 관심을 보여주셔서 더 감사했죠. 남미는 정말 오랜만에 갔고, 그중 브라질은 처음 방문했어요. 갓세븐이 멀리 있는 브라질 팬덤 아가새들에게 "세이 하이 투 브라질(Say Hi to Brazil)"이라고, 브이앱에서 농담처럼 하던 말이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보니 열기가 장난 아니더라고요.
'세이 하이 투 브라질' 하고 외쳤나요?
그럼요. 파이널리 세이 하이 투 브라질!


"결국 한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게 프로인 것 같아요. MMA를 배울 때도 느꼈어요. 눈치 안 보고 순간적으로 집중하려면 실력이 좋아야 하거든요."
갓세븐 콘서트는 어땠어요?
살면서 축구 경기장에서 공연할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요. 태국 콘서트에서는 그에 대한 감동이 컸어요. 태국에도 우리 팬들이 이렇게 많다니. 내가 갓세븐이 아니었다면 느낄 수 있었을까? 아가새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구나. 즐겁고 감사한 마음뿐이었죠.
갓세븐과는 따로 또 같이 부지런히 활동 중이죠. 각자 바쁘게 살다가 모여서 함께할 때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원래 학생 때 많이 싸우잖아요. 어릴 때 티격태격하던 친구들이지만 이제는 안 싸워요. 나이 들면서 성숙해졌고, 솔로 활동을 하면서 더 애틋해졌죠. 가족이나 마찬가지예요. 모이면 힘이 나요.
함께한 시간이 오래 됐으니까요. 갓세븐 태국 콘서트 이후에는 현지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면서요.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후아힌에서 'Shall We Dance' 뮤직비디오를 찍는데 갑자기 나비가 CG처럼 살랑살랑 제 주위를 맴돌았어요. 계속 주변에 있어서 카메라에도 다 찍혔죠. 현장에서 다들 "너 출연 욕심 있구나" 하면서 웃었어요. 아, 그리고 반바지를 잘 안 입는데 오랜만에 반바지 입은 모습도 보실 수 있습니다!
보기 드문 '덮은 머리'도 했잖아요.
맞아요. 팬들도 똑같이 "스무 살에 '하드캐리' 부르던 유겸이야"라고 했어요.(웃음)
여러모로 다채로운 정규 2집이네요. 솔로 활동을 한 지 4년이 넘었죠. 그 사이 '유겸'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노래를 듣다 보면 장르 불문 하나의 플레이리스트처럼 편안해지더라고요. 이지 리스닝 음악이 유겸이 추구하는 방향일까요?
자주 듣는 음악도 듣기 편안한 스타일이에요. 오토튠을 사용할 듯한 트랙이나 힙합 장르도 꾸밈없는 목소리로 녹음하는 게 더 매력적이에요. 확신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아마도 그런 음악을 계속 추구하지 않을까요.
유겸에게 춤과 노래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인생 그 자체요. 살아온 시간의 반이 넘도록 춤추고 노래했거든요. 처음 장기자랑 나간 게 초등학교 4학년 때예요. 어릴 때부터 누가 노래 틀어주면 혼자 따라 부르고 춤췄어요.(웃음) 늘 흥이 많았죠. 춤추고 노래할 때는 오롯이 빠져들면서 자유로움을 느껴요.
이번 앨범 작업 때도 완전히 몰입한 가운데 자유를 만끽했나요?
결국 한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게 프로인 것 같아요. MMA를 배울 때도 느꼈어요. 눈치 안 보고 순간적으로 집중하려면 실력이 좋아야 하거든요. 그러기 위해 연습을 해야죠. 다 이어져 있어요.

이야기를 나눌수록 건강한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드네요.
그런가요?(웃음)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고 성취감도 느껴요. 아버지나 친구들도 종종 저에게 이야기해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건 행운이라고. 그래서 좋아요.
때때로 지칠 때는 어떻게 극복하나요?
지금은 확실한 방법을 터득했어요. 음악을 하다 지치면 다른 것에 집중해요. 저에게는 운동이 최고죠. 복싱을 해요. 먹는 것도 물론 즐겁지만 먹고 나면 끝나잖아요. 땀을 한번 흘리면 고민도 한결 가벼워져요.
요즘도 코리안 좀비 MMA에 다니나요?
지금은 동네 복싱장을 다녀요. 찬성이 형 체육관은 집에서 먼 편이라 가끔씩 점검하러 가죠. 일주일에 한두 번은 복싱을 하려고 해요.
경기도 종종 보나요?
무조건 봅니다. 코리안 좀비 MMA에서 저를 가르쳐주는 박재현 선수가 '로드 투 UFC 시즌 4' 경기에서 이겨 준결승에 진출했어요. 그 경기를 인상 깊게 봤고, 웰터급 챔피언 벨랄 무하마드가 도전자와 좀비처럼 싸웠는데 결국 도전자인 잭 델라 마달레나에게 패배했어요. 그것도 기억에 남네요.
유겸이 생각하는 MMA의 매력은 뭔가요?
처음 춤을 배울 때 좋아하는 댄서 한 명을 정해요. 그 사람을 보고 카피하면서 실력이 늘죠. MMA도 비슷해요. 한국에서는 정찬성 형, 외국 선수 중에는 이스라엘 아데산야를 제일 좋아하거든요. 이스라엘 아데산야는 심지어 댄서였어요. 크리스 브라운도 좋아하더라고요.(웃음) 괜히 '나랑 뭔가 통하나' 생각하고 경기 보면서 따라 해요.
가수로 살면서 삶의 변곡점을 맞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어떤 변화일까요?
모든 게 바뀌었어요. 팀 생활을 주로 했는데 솔로 생활을 하게 됐죠. 말하자면 인생 제2막이에요. 개인적 성향은 좀 더 솔직해졌어요. 지금 회사가 힙합과 R&B 레이블이다 보니 평등한 힙합 문화를 자연스레 접했죠. 선배들도 워낙 편하게 대해주고, 서로 피드백을 하되 잘되라고 하는 말이니까 기분 나빠하지 않고 수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열린 곳이라는 걸 느꼈어요.
이전과 비교하면 어때요?
좀 더 진지해졌어요. 전에는 혼자 음악 작업한다는 멋에 취하기도 하고 자만한 적도 있어요. 지금은 많이 배우고 성장하면서 오히려 겸손하고 솔직해졌어요.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연습은 당연하고요. 더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요.
지금 하는 일을 되도록 오래 잘해내는 게 유겸의 목표로 알고 있어요. 그 바람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처럼 해야겠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제 노래를 듣는 분들이나 팬들도 재미없다고 여길 거예요. 특히 팬들은 이유 없이 나를 지지해주잖아요. 말도 안 되는 일이에요. 감사하고 소중하죠. 그래서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해요.


Editor 김지수
Photographer 김영준
Stylist 이태희
Hair&Make-up 최예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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