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 후임 조기 지명 소식에 연준 위기 부각되며 달러 3년 만에 최저
후임으로 충성파나 비둘기파 뽑을 듯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유력, 베선트 재무 및 NEC 해싯도 물망
트럼프의 '연준 흔들기'에 달러 가치 3년 만에 최저 수준
상호관세 협상 만료 다가오는 가운데 악재 겹쳐...美 침체 확률 40%





[파이낸셜뉴스] 기준금리 인하를 원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11개월 남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후임을 이르면 올 여름에 발표한다는 소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금리 인하를 거부하는 파월의 영향력을 줄이고, 입맛에 맛는 차기 후임을 통해 시장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독립성이 위태롭다는 걱정이 퍼지면서 달러 가치 하락에 속도가 붙었다.
변호사 출신인 파월은 2018년에 트럼프의 지명으로 연준 의장에 취임했으며 2022년 연임하여 2026년 5월에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그는 2012년 연준 이사로 임명되어 임기 중 사직한 프레더릭 미시킨 전 연준 이사의 남은 임기를 채운 뒤, 2014년에 연준 이사로 다시 임명되었다. 그는 14년에 달하는 연준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에 종료된다. WSJ는 일반적으로 연준 의장의 인수인계 기간이 3~4개월이라며 트럼프가 올해 여름이나 가을에 후임을 발표할 경우 이례적으로 이르다고 지적했다. WSJ는 차기 연준 의장이 너무 일찍 등장할 경우 연준의 금리 방향에 대한 시장 전망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파월의 금리 정책에 간섭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파월은 트럼프 1기 정부 당시에도 금리를 급히 내리지 않아 트럼프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는 코로나 19에 따른 금리 인하로 물가가 빠른 속도로 오르자 2023년 7월까지 꾸준히 금리를 올렸다. 파월은 지난해 9월부터 금리를 다시 내리기 시작했으나, 올해 1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이달까지 4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기록적인 정부 부채와 현재 상원에 걸려있는 신규 예산안 지출 때문에 금리 인하가 절실한 트럼프는 취임 이후 꾸준히 파월을 "패배자" 혹은 "매우 멍청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과거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임명된 미셸 보먼 연준 감독 담당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달 발표에서 오는 7월에 금리 인상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파월은 24일 하원 청문회에서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트럼프와 비공개 회동 이후에도 정치 논리가 아닌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WSJ와 접촉한 관계자들은 트럼프가 자신이 잘 아는 충성파 혹은 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비둘기파’에게 관심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2017년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당시 개인적으로 친분이 거의 없었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위원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가 하마평에 올랐다. 추가로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 연준의 월러 역시 후보군에 있다고 알려졌다.
과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공화당 정부에서 자문을 맡았던 워시는 이미 올해 초에 트럼프와 파월 교체 문제를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유력한 의장 후보로 꼽히는 그는 지난해 트럼프 2기의 재무장관 면접에 포함되었으나 떨어졌다. 트럼프는 2017년 연준 의장 지명 당시 워시를 의장으로 검토했지만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파월을 골랐다. 게다가 워시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지양하는 '매파' 인물이다.
베선트는 앞서 자신의 재무장관 임기를 채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당시 '그림자 연준 의장'을 만들어 파월의 힘을 빼자고 제안해 논란을 빚었다. WSJ에 의하면 NEC의 해싯은 주변 지인들에게 연준 의장 자리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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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달러지수 추이> -그래프 시작점: 97.43(2020년 6월 21일) -그래프 종료점: 97.48(2025년 6월 26일) *자료: CNBC |
시장에서는 물가상승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미루던 파월이 물가상승에 모호한 발언을 내놓자 이를 조기 금리 인하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란 분쟁 이후 내리막을 걷던 달러 가치는 WSJ 보도 이후 더욱 가파르게 떨어졌다.
영국 시장정보업체 인터치캐피털마켓의 키이런 윌리엄스 아시아 외환 대표는 WSJ 보도에 대해 "시장은 파월의 후임을 조기에 지명하려는 움직임을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할 경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연준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사건은 시장의 금리 전망 변경 및 달러 포지션 재평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 가치 하락은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유예 마감이 7월 9일로 가까워지면서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25일 보고서에서 관세 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를 지적하며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1.3%로 낮췄다. 동시에 미국 경제의 올해 하반기 침체 확률을 40%로 추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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