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매출 30배 성장”…빅테크까지 눈독 들이는 ‘K아이웨어’

오유진 기자 2025. 6. 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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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힙한 디자인에 외국인도 사로잡아
블루엘리펀트, 3년간 매출 30배 상승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블루엘리펀트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에 방문객이 입장하고 있다. ⓒ시사저널 오유진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블루엘리펀트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아이웨어(안경류) 제품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평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매장 1층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으로 가득 찼다. 이날 매장을 구경 중인 방문객은 8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3층 규모의 매장 곳곳에는 선글라스 제품을 착용한 뒤 거울에서 인증샷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4만원대 선글라스 제품을 구경하던 심아영씨(20대)는 "여름휴가를 앞두고 선글라스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에 방문했다"며 "가성비가 좋고, 디자인도 힙(hip)해 여러 개를 구비해두고 패션에 맞춰 착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찌, 프라다 등 해외 브랜드 일색이던 아이웨어(안경류)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젠틀몬스터 등 토종 아이웨어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면서다.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인 미국 빅테크 기업까지도 한국 브랜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들은 저렴한 가격, 트렌디한 디자인을 내세워 해외 시장까지도 공략하고 있다.

구글, 삼성·젠틀몬스터와 스마트 안경 개발

'K아이웨어'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본 건 다름아닌 미국 빅테크 업체 구글이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젠틀몬스터 운영사인 아이아이컴바인드에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구글 개발자 연례 콘퍼런스에서 젠틀몬스터, 삼성전자와 함께 차세대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후 지분 투자까지 진행한 셈이다. 젠틀몬스터는 연내 구글과 함께 스마트안경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이 메타-레이벤의 스마트글래스가 성공하는 것을 벤치마킹해 패션·디자인으로 고객을 유인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젠틀몬스터는 이번 협업을 통해 패션 브랜드에서 미래 웨어러블 디바이스 브랜드로 확장하는 등 향후 빅테크와의 협업 가능성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라다, 구찌 등 해외 명품 브랜드가 지배하던 국내 아이웨어 시장은 2014년 젠틀몬스터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2014년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 젠틀몬스터는 당시 유명 배우가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인지도를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명품 브랜드 대비 저렴한 가격대와 트렌디한 디자인, 독특한 분위기의 쇼룸 등이 주목받으면서 단숨에 국내 선글라스 시장을 집어삼켰다. 젠틀몬스터의 대표 제품인 '던스 01'의 판매가는 34만원으로, 프라다(64만원) 선글라스의 절반 수준이다.

이후 블루엘리펀트, 카린, 리에티 등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명품에 준하는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을 즐길 수 있어 여력이 비교적 낮은 젊은 세대가 즐겨 찾고 있다"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뉴진스 등 K팝 아이돌이 제품을 착용하면서 해외까지도 한국산 아이웨어 열풍이 퍼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블루엘리펀트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에 전시된 블루엘리펀트 선글라스 제품 ⓒ시사저널 오유진

젠틀몬스터, 백화점 3사 1층 입성

내수 소비 침체로 의류업계가 주춤하는 가운데, 아이웨어 시장은 흔들림 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젠틀몬스터의 연결기준 매출은 6140억1600만원으로, 전년(4771억원) 대비 28% 이상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50.6%)이 중국, 유럽 등 해외 법인에서 창출됐다.

블루엘리펀트는 지난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2년 10억원대였던 매출은 2023년 57억원, 2024년 300억원으로 30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는 연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웨어의 성장은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도 감지된다. 젠틀몬스터는 신세계백화점 명동·강남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백화점 3사의 1층 자리를 모두 꿰찼다. 통상 백화점의 얼굴로 불리는 1층에 명품·화장품을 배치하는 공식을  깨뜨린 셈이다. 리에티는 롯데면세점 온라인몰에서 레이밴, 산드로 등 해외 브랜드를 제치고 아이웨어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을 등에 업은 브랜드들은 일본, 유럽 등 해외 직진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일본 법인을 설립한 블루엘리펀트는 올해 현지 일본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젠틀몬스터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 올해 3월 이탈리아 밀라노 매장에 이어 연내 유럽 3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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