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 드 홈즈', 재미난 거 다 때려넣은 생활밀착형 장르 백화점 [드라마 쪼개보기]
아이즈 ize 신윤재(칼럼니스트)

ENA에서 새 월화드라마로 방송을 시작한 '살롱 드 홈즈'는 여러모로 첨단의 작품이다. 굉장한 SF(공상과학)의 장르적 재미를 주는 '첨단'이 아니라, 그 형식 자체가 지금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요소를 많이 품었다는 이야기다. 주인공과 주인공의 무리, 스토리를 엮는 방식 그리고 그 장르. 그리고 극을 해결하는 방향성 등 모두가 요즘 시청자들이 가장 즐기는 것들을 모아놓고 있다.
일단 여자 주인공의 활극이다. 지난해부터 TV에서는 이러한 장르가 자주 발견됐다. 여성 한 명이 아닌 여럿이 모여 연대하고, 이들이 공동의 적에 맞선다. 이를테면 JTBC에서 방송된 '정숙한 세일즈'가 그랬고, tvN '정년이'가 그랬다. 올해 초 인기를 얻었던 JTBC '옥씨부인전'도 그런 요소가 있었다.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가면 티빙에서 공개됐던 '술꾼도시여자들'도 그런 스타일의 작품이다.
'살롱 드 홈즈'는 배경이 되는 광선주공아파트를 배경으로 각자의 장기가 있는 네 명의 여성이 아파트에서 볼법한 각종 빌런을 맞닥뜨리고 이들만의 연대로 사건을 해결하는 작품이다. 추리력과 일명 '촉'이 좋은 광선주공아파트의 '셜록 홈즈' 공미리(이시영)에 주로 몸을 쓰고 저돌적인 스타일의 전직 형사 추경자(정영주) 그리고 보험왕 출신으로 공감능력이 좋고 상황판단과 처세가 빠른 전지현(남기애), 마지막으로 아르바이트의 달인으로 각종 정보수집과 민첩함이 돋보이는 박소희(김다솜) 등 세대별로 네 명이 모였다.

이들은 생활밀착형 소재로 공감을 더한다. 특히 최근에 이러한 소재가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로 많이 쓰이고 있는데, 최근에도 층간소음을 다룬 넷플릭스의 '84제곱미터', 그리고 하정우가 주연을 맡은 '윗집 사람들이'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류현경, 김뢰하 주연의 영화 '주차금지'는 주차 문제, 주현영이 주연을 맡은 '괴기열차'는 일상에 흔한 지하철역을 배경으로 하는 공포물이다.
'살롱 드 홈즈' 역시 1회에서는 동네 마트를 배경으로 하는 치정극, 2회에서는 주차 빌런으로 인한 주차 문제, 3회에서는 인근 학교에서 성행하는 고등학생 왕따와 학교폭력을 다뤘다. 4회부터는 본격적으로 '리본맨'이라 불리는 진짜 빌런을 상정해 놓고, 이 인물이 저지르는 것으로 보이는 살인행각을 블랙 코미디의 느낌으로 따라간다.
장르 역시 유행하는 복합장르다. 기본적으로 여성 네 명이 모인 캐릭터 코미디지만, 장르에 따라 치정극, 스릴러, 휴머니즘, 액션 등을 골고루 배합했다. OTT를 중심으로 한 가지의 사건이 보통 1회 남짓의 분량에서 해결되는 '옴니버스'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그 마지막은 항상 시원한 '사이다' 결말로 '고구마' 전개에 속이 타는 많은 시청자들의 청량감을 돕는 중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푸른거탑' '신병' 시리즈의 감독 작품이라고 소개하면 많은 이들이 놀랄지 모른다. 민진기 감독은 2013년 tvN에서 시작한 '푸른거탑'을 중심으로, 현재 ENA에서도 방송 중인 '신병'을 세 번째 시리즈까지 연출한, 그야말로 시리즈의 산파이자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10년이 넘게 남성 서사에 몰입하고 있던 연출자가 여성연대 서사에 관심을 보였던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푸른거탑'이 예능, 시트콤의 형식을 가지 군대 드라마였고, '신병'이 조금 더 이를 구체화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살롱 드 홈즈'의 요소들은 '신병' 시리즈 등 민진기 감독의 작품에서 흥행할 수 있는 요소들을 추려내 극대화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다져진 끈끈한 우애를 통해 '살롱 드 홈즈'는 카메오 출연진들의 섭외에도 공을 들였다. 민 감독의 이전 연출작인 '신병'에 출연했던 오대환, 이상진, 김민호, 이충수 등의 배우들이 등장하고, 'SNL 코리아' 연출 시절 인연을 맺은 정상훈과 김준현 등의 모습도 등장한다. 그리고 양쪽 프로그램에 모두 등장했던 이수지도 이 작품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민진기 감독은 이미 지난 4월 '신병'을 마치고 난 다음 한 인터뷰에서 "이미 찍어놓은 작품(살롱 드 홈즈) 등 준비하는 IP(지식재산권)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로운 시리즈를 두 개 정도 시도할 예정이라며 "군인 드라마처럼 직군에 대한 이야기나 유부남 이야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편으로는 '신병' 시리즈 확장을 공언하면서 "영화로 '신병' 콘텐츠를 극장판으로 만들고, '신병'의 새로운 시즌과 함께 해병대나 공군, 해군처럼 다른 분야의 군인들을 다뤄보고 싶다"며 넘치는 아이디어를 소개하기도 했다.
'살롱 드 홈즈'는 스릴러 등 장르물에서 '연니버스'라는 별칭으로 '지옥' '부산행' '반도' 등의 작품을 잇고 있는 연상호 감독의 그것과 같이 '민니버스'로 불린다. 생활밀착적인 소재로 코미디 베이스의 인물을 가공해 이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캐릭터 지향적인 작품을 만든다. 그리고 이 서사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사이다' 결말을 향해 달린다.
일단 '민니버스'는 '살롱 드 홈즈'로 '신병'의 익숙한 서사와 결별을 고했다. 이 드라마가 얼마나 가능성을 보이느냐에 따라 민진기 감독이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의 바다'가 대중에게 더 가깝게 와 닿을 수 있다. 과연 캐릭터 코미디, 직군 드라마에서 하나의 큰 세계관은 가능할지. 단지 '살롱 드 홈즈'의 흥행 유무를 떠나 K-콘텐츠, K-드라마의 흥미로운 도전의 시작이 아닐 수 없다.
신윤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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