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신화’ 편의점 어쩌다…마이너스 성장 ‘지속’

세종시 어진동에서 홀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47)는 요새 내수침체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여름이면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 가거나, 편의점 앞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지만 “올해는 다른 여름과 다르다”는 것이다. 김씨는 “작년 이맘때에는 위스키 할인행사로 200병 넘게 팔았는데 올해는 같은 행사를 다시 하는데도 20병도 못팔았다”면서 “작년에 비해 매출이 10~20%는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특히 “12·3 불법계엄 후부터 매출이 확 꺾였다”고 했다. 이후 조금씩 회복은 하고 있지만 작년 여름에는 크게 못 미친다. 평일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지 않고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그는 “2022년 코로나19가 끝난 덕을 볼 수 있겠다 싶어 창업했는데 지금은 누가 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수익이 꾸준해 한때 ‘불패신화’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던 편의점의 매출이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심리 위축, 편의점 수 포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5일 공개한 ‘5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 23개 유통업체의 매출은 작년 동월 대비 7% 증가했다. 온라인(작년 대비 13% 증가)은 물론 대형마트·백화점·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오프라인 매출(0.9% 증가)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편의점 매출만 역성장(0.2% 감소)했다. 편의점 매출의 감소는 지난달(0.6%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매출이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한 것은 올해 1분기부터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견줘 0.4% 줄었는데, 분기 기준으로 편의점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 3년간 편의점 매출은 매해 2~4%씩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2022년 매출은 전년도 대비 10.8%를 기록했지만 2023년엔 8.1%, 지난해엔 4.3%를 기록했다. 그러다 올해 1분기 역성장에 이르고, 월 단위로도 4·5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편의점 업계가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내수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간 이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12월 불법계엄 사태 이후 4개월간 기준선(100) 이하에 머물렀다. 경기둔화 속에 계엄·탄핵 사태가 겹치며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얘기다. 편의점주 김씨는 “물가도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탄핵 국면에서 식품업체들이 슬금슬금 가격을 올린 것도 한몫했다”고 말한다.
편의점 점포 수가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경우 편의점 1개당 인구가 2159명(2023년)인 반면 한국은 1069명(올해 5월 기준)이다. ‘편의점 강국’인 일본보다도 편의점 밀도가 더 높으니 경쟁은 치열한 반면 점포당 매출액은 줄기 쉽다. 이 밖에 e커머스는 물론 다이소, 올리브영과 같은 생활용품점, 헬스·뷰티용품점과의 경쟁 심화도 편의점의 ‘마이너스 성장’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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