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도 못 고친다는데…투석 환자 절반이 앓는 '이 병', 치료 길 찾았다
韓美 공동 연구, 당뇨병콩팥병 약 개발 단서 발견
'보체 단백질' 억제→당뇨병 환자 콩팥 손상 가능성↓

당뇨병이 심해져 콩팥(신장)이 망가진 병이 '당뇨병콩팥병(당뇨병신질환)'이다. 이런 환자 일부는 약물 치료를 받아도 콩팥 기능이 계속 떨어지는데, 아직 이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 '보체 시스템'이라 불리는 선천성 면역 체계가 이 병의 빠른 진행에 밀접하게 관여한다는 사실이 한국과 미국의 공동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보체 시스템이란, 염증 반응이 심해질 때 최종적으로 활성화하는 선천성 면역 체계를 가리킨다. 다양한 보체 단백질이 시스템 활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신장내과 한승석·윤동환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의 마리암 아프카리안 교수 공동 연구팀은 서울대병원과 미국 당뇨병콩팥병 코호트(공통된 특성을 가진 집단을 군집화한 것)를 대상으로 표적·비표적 소변 단백체학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당뇨병콩팥병 환자는 고혈당과 당뇨병 동반 질환 때문에 사구체(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는 콩팥 속 모세혈관 덩어리)와 신세뇨관(콩팥 속에서 소변 성분을 만드는 기관)이 망가지면서 단백뇨(단백질이 섞여나온 소변)를 보고, 콩팥 기능이 점차 떨어진다. 다른 콩팥 질환보다 예후가 나쁘며, 현재 투석 환자의 절반은 당뇨병콩팥병에서 비롯한다. 이런데도 최근 당뇨병 환자와 고령 인구가 늘면서 당뇨병콩팥병 유병률도 동시에 늘고 있다.
이 병은 환자마다 진행 속도가 다르다. 그 원인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일부 환자는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약물 치료를 받더라도 당뇨병콩팥병이 진행하며, 진단 후 5년 이내 투석 치료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이런 고위험군을 일찍 발견·치료할 방법이 없어, 예후가 나쁜 당뇨병콩팥병을 표적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개발이 절실했다.

기존 당뇨병콩팥병 연구는 주로 혈액 분석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연구팀은 '소변 내 단백질의 70% 이상이 콩팥 손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조직 검사에서 당뇨병으로 인한 콩팥 손상이 명확히 확인된 한국 당뇨병콩팥병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비표적 단백체학 분석법을 통해 소변 내 전체 단백질을 정밀하게 조사했다.
이후 소변 단백질의 발현 패턴에 따라 그룹(군집)을 나누고, 당뇨병콩팥병 예후와 단백질 발현 경로를 분석했다. 그랬더니 콩팥 기능이 빠르게 나빠지는 그룹에서 보체 시스템 관련 경로의 활성이 가장 높았고, 보체 단백질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보체 단백질'이 당뇨병콩팥병의 빠른 진행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연구팀은 보체 단백질의 특성과 발현 수준을 정량화한 '보체 점수'를 개발하고 각 환자별로 수치를 산출했다. 분석 결과, 보체 점수가 높은 환자군은 낮은 군보다 콩팥 조직이 더 심하게 망가졌다. 다른 임상 변수들을 모두 보정했는데도 당뇨병콩팥병이 빠르게 나빠질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이런 결과는 미국 다인종 만성콩팥병 코호트(CRIC)의 당뇨병콩팥병 환자 282명을 대상으로 한 표적 단백체학 분석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이를 통해 보체 시스템이 당뇨병콩팥병의 빠른 진행에 강력하게 관여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으며, 보체 단백질이 이런 고위험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잠재적 바이오마커임을 입증한 것이다.
한승석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보체 시스템 억제제가 일부 콩팥 질환에서 사용되며 치료 효과를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당뇨병콩팥병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근거가 부족해 관련 연구의 필요성이 컸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이 빠른 당뇨병콩팥병 환자에서 '보체 시스템 억제제'가 효과를 보일 가능성을 확인했다. 향후 관련 약물의 임상 적용을 위한 후속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콩팥학회 공식 학술지(Kidney International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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