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신품종] 혈당 관리 효과 높은 겉보리 ‘베타헬스’ | 디지털농업
이 기사는 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6월호 기사입니다.

한국당뇨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 9명 중 1명에 해당하는 5억 8900만 명이 당뇨병 환자이고, 국내도 2022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533만 명)이 당뇨병 환자다. 당뇨병 전 단계 인구를 포함하면 성인 당뇨병 환자가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당뇨병 예방과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혈당 관리로, 대부분 약보다는 식품을 통한 관리를 선호한다.
이런 소비시장의 바람을 담아 개발된 품종이 이름부터 건강한 <베타헬스>다. 베타헬스는 베타글루칸 고함량의 겉보리 신품종이다. 국립식량과학원은 베타헬스에 앞서 2022년 베타글루칸 고함량 품종 <베타원>을 개발했는데, 이 품종은 쓰러짐에 약한 단점이 있었다. 이에 쓰러짐에 강한 기존 품종 <다향>과 베타원을 교배 육종해 베타헬스를 개발했다.
베타헬스는 식물특허 출원을 거쳐 지난가을 첫 농가 실증재배가 이뤄졌다. 신품종의 성공적인 재배를 위해 전남도 유기농 명인이 나섰다. 전남 함평에서 30년 넘게 유기농 쌀과 보리를 재배한 오관수 씨(67)다.

오씨는 “9만 9000㎡(약 3만 평)에서 벼와 보리를 이어짓기한다”며 “기존에 쌀·보리를 출하하던 아이쿱생협 측이 당뇨병에 좋은 신품종 베타헬스의 계약재배를 권해 지난해 처음 심었다”고 말했다. 그는 베타헬스의 수량과 품질 향상을 위해 자연순환 농법으로 재배했다. 유기축산 우분에 미생물의 한 종류인 고초균을 뿌리고 미네랄이 풍부한 심층수를 뿌려 친환경 숙성 퇴비를 만들었다. 이를 충분히 투입한 유기 인증 논 1.2㏊에 베타헬스 종자 5㎏을 파종했다.
오씨는 “베타헬스는 1월 최저기온이 –6℃를 넘지 않는 지역에서 잘 자란다”며 “쓰러짐에 강한 편이지만 질소질 비료를 적정량 써야 하고 흰가룻병에 약해 초기 관리에 신경 썼다”고 말했다. 이어 “보리는 가공 가치가 우수한 작물이라 올가을에는 재배 면적을 늘릴 생각”이라며 “주변 농가에도 베타헬스 재배를 권하는 등 이 일대를 베타헬스 단지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베타헬스는 전남 함평과 제주에서 재배하며 6월 초에 수확할 예정이다. 이 중 함평에서 생산하는 것은 아이쿱생협 산하의 ㈜항암식품을 통해 밥용 보리로 공급된다. 김은영 항암식품 과장은 “지난해까지 기능성 국산 보리 <흑보찰>을 암 환자를 위한 식품으로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항당뇨 효과가 뛰어난 베타헬스를 밥용 보리로 암센터 등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쿱생협 측은 베타헬스를 ‘항암 보리’로 브랜드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관련법상 1차 농산물에는 ‘항암’을 상품명으로 쓸 수 있어 이미 항암 쌀 등 5~6가지 제품을 판매 중인 상황. 흑보리·발아보리에 이어 베타헬스로 항암·항당뇨·저속노화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김 과장은 “올해는 베타헬스가 4t 정도 생산될 전망이며, 내년에는 함평 지역의 재배 면적을 30㏊로 늘려 연간 150~200t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내년 수확 물량부터는 전국의 아이쿱생협 자연드림 매장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전국 보리 재배 면적은 올해 기준 2만 3298㏊ 정도로 함평 등 전남 지역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보리는 가공용을 포함해 연간 국내에서 소비되는 양이 10만~12만t인데, 이를 위한 계약재배 위주로 생산되고 있다. 이 중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함평군이 베타헬스를 계약재배해 경쟁력과 농가소득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군은 베타헬스의 숙기가 기존 품종보다 빨라 6월 중순께 모내기에도 무리가 없어 농가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연구사는 “벼는 종자 생산을 목적으로 심었을 때 심은 양의 100배가량을 종자용 벼로 수확할 수 있지만 보리는 15~20배의 종자용 보리만 생산돼 단기간에 재배 면적을 늘리긴 어렵다”며 “농가와 산지의 관심이 크고 유통·소비 시장의 수요가 충분한 만큼 시장 확대 속도에 발맞춰 종자를 보급하고 재배단지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 김산들 | 사진 남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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