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관광객이 만든 ‘규카쓰’
인스타그램에서 한국인 팔로어들에게 “맛있는 규카쓰(소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튀긴 음식) 맛집을 추천해달라”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일본에는 규카쓰라는 메뉴가 원래 없었다. 따라서 로컬 규카쓰 맛집 또한 존재할 수가 없다.
필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일본인은 규카쓰를 먹어본 적이 없다. 규카쓰 체인점은 최근 10년 사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한 규카쓰 체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국인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 그 규카쓰집에 찾아온 일본인 중 3분의 2가 “여기서 규카쓰를 처음으로 먹어봤다”고 얘기했단다.
규카쓰는 “돈가스는 많이 먹는데, 왜 규카쓰는 없을까” 하는 생각으로 새롭게 개발한 음식이다. 모 규카쓰 체인점의 캐치프레이즈는 “규카쓰를 일본 식문화로 만든다”일 정도다. 일본에선 아직도 튀겨 먹는 건 돼지고기(돈가스)고, 소고기는 구워 먹는 것(야키니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일부러 규카쓰를 먹으러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유명 규카쓰 체인점인 ‘교토 가쓰규’는 2014년, ‘모토무라’는 2015년에 창립되었는데 마침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던 시기였다. 그래서 새로운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규카쓰가 대박을 친 것 같다. 그 덕분에 규카쓰를 전통 일식으로 잘못 알고 있는 관광객도 있는 것 같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면 다행이지만, 솔직히 일본인 입장에선 왜 그렇게 규카쓰를 좋아하는지 신기하게 느껴진다. 관광객들이 규카쓰라는 음식의 배경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지난해 일본의 큰 요식업 기업인 산마르크 홀딩스가 ‘교토 가쓰규’와 ‘모토무라’를 인수했다. 규카쓰 사업이 콘텐츠로서도 매력적이고, 외국 관광객 유치와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제 개발된 지 겨우 10년 정도 된 음식이고, 일식 문화로 아직 정착하지 못했지만, 일본을 떠나 해외에서 얼마나 사랑받을 수 있을지 지켜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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