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부터는 해마다 1년 이상 기대수명 늘어나”
“2032년까지 영양과 건강 관리에 부지런한 사람들은 ‘수명 탈출 속도(Longevity Escape Velocity)’에 도달할 것이다.”
자신의 저서를 통해 물리학 용어인 ‘특이점(Singularity)’을 대중적으로 정착시킨 미래학자이자 자신의 이름과 같은 디지털 피아노 브랜드를 만든 발명가인 레이 커즈와일(77)이 건강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인간의 기대수명 증가 속도가 평균수명의 증가 속도를 앞지르는 이른바 ‘수명 탈출 속도(LEV·키워드)’를 통해서다. 이 같은 주장을 담은 ‘The Singularity Is Nearer’(2024)를 최근 국내 출간(‘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비즈니스북스)한 커즈와일을 24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커즈와일은 “AI(인공지능)의 계산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미토콘드리아·엽록체 같은 세포 소기관, 세포, 조직, 장기,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전신을 포함한 모든 생명 활동을 모델링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각 개인의 유전 코드에 맞춰 정밀하고 효율적이며 매우 효과적인 의료 치료법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고 했다.
커즈와일은 2029년이면 기계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고(AI의 튜링 테스트 통과), 2045년엔 인간과 기계가 완전히 융합되는 ‘특이점’이 올 것이며, 그 이전인 2030년대에 수명 탈출 속도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는 “‘수명 탈출 속도’에 한 번 도달하면 이후론 살아가는 해마다 기대수명이 1년 이상씩 늘어나게 되므로, 건강 측면에선 마치 시간이 거꾸로 가는 것과 같다”며 “이것이 영원히 살 수 있다는 보장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도 사망 위험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분자 크기의 ‘나노봇’이다. “AI에 의해 구동되는 이 작은 기계들은 모든 종류의 병원체를 파괴하도록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또 모세혈관을 통해 비침습적으로 우리 뇌로 들어가 만성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 분야의 질환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는 ‘영생이 축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질문에 “우리는 죽음이 좋은 것이고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해 왔지만, 현실에서 죽음은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관계와 지식, 지혜를 빼앗아 간다”고 했다.
‘기술 발달에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휴대폰이 처음 나왔을 땐 이를 안 쓰려는 사람도 많았지만, 오늘날 우리는 휴대폰 없이는 집을 나서지도 않는다”면서 “이미 우리는 소리를 듣기 위한 인공와우,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심박 조율기, 이동성을 회복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인공 관절을 가지고 있죠. 이러한 것들이 우리를 덜 인간적으로 만들고 있나요”라고 되물었다.
본인 스스로도 매일 약 80가지 영양제와 약을 먹으며 장수에 힘쓴다. “가능한 한 오래 건강을 유지해 ‘수명 탈출 속도’에 도달하는 게 내 목표”라고 했다.
☞수명 탈출 속도(LEV)
기대수명 증가 속도가 평균수명 증가 속도를 추월하는 시점. 인간의 기대수명이 매년 1년 이상 증가해, 사는 만큼 해마다 수명이 더 늘어난다. 우주선이 지구 중력에서 벗어나는 순간인 ‘탈출 속도’처럼 노화라는 중력을 벗어나는 속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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