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일부' 이름 지우려는 정동영의 인식 부적절하다

2025. 6. 2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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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통일부 명칭 변경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남북 관계에선 일단 평화를 정착시키는 게 중요한 만큼 '통일'이란 용어는 가급적 피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무엇보다 통일부에서 '통일'을 지우는 건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가 '통일부' 이름을 바꾼다고 과연 남북 관계가 개선될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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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서울 종로구 남북관계관리단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통일부 명칭 변경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남북 관계에선 일단 평화를 정착시키는 게 중요한 만큼 '통일'이란 용어는 가급적 피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통일'이 사실상 '흡수통일'을 연상시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북한은 ‘통일 지우기’에 한창이다. 그러나 56년간 이어져온 정부 부처 이름을 북한이 꺼린다는 이유로 바꿔야 한다는 발상은 황당하고 어이없다.

무엇보다 통일부에서 ‘통일’을 지우는 건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 헌법 전문은 ‘평화적 통일의 사명’을 부여했다. 제4조도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위한 부처의 이름으로 통일부보다 적합한 걸 찾긴 힘들다. ‘통일부’란 이름을 버릴 경우 궁극적 통일까지 포기하는 듯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북한을 향한 손짓 성격이 크다 해도 부적절하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뒤 평생 ‘통일’을 외치던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돌연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고 나선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것도 석연찮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해 “통일, 하지 말자”는 말까지 했다. 김정은이 북한 내 통일 관련 조직을 없애고 판문점 ‘통일각’을 ‘판문각’으로 바꾼 때와 겹치는 건 심상찮은 대목이다. 장관 후보자가 이에 동조하는 격이다.

오랫동안 통일 국가를 이어온 한민족이 남북으로 분단돼 아직도 ‘완전한 광복’을 맞지 못했다. 하나였던 한반도를 경험한 세대가 사라지며 통일 당위성이 줄어드는 것도 우려된다. 통일을 더 강조해도 모자란 때 오히려 통일을 지우려는 건 부적절하다. 우리가 ‘통일부’ 이름을 바꾼다고 과연 남북 관계가 개선될지도 의문이다. 초장부터 끌려가는 관계가 건강할 리 만무하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식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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