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논두렁 시계" "무자료 총리"… 해명·검증 모두 부실했던 맹탕 청문회

윤한슬 2025. 6. 2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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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 없는 공세와 묻지마 엄호, 자료 없이 말로만 버티는 후보자까지.

김 후보자는 청문회 소회를 묻는 여당 의원의 질의에 "저는 (자료를) 내야 할 것은 다 내고, 털릴 만큼 털렸다"며 "공개된 자료만을 갖고 한 해에 6억 원을 모아 장롱에 쌓아 놨다고 볼 수 없는 것이 누구 눈에나 명백한데, 어떤 분들은 제2의 논두렁 시계라고 표현할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어 계속 지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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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5일 양일 국무총리 청문회
이틀간 재산 증식 등 개인 신상 추궁
야당, 정책 검증 예고… 정작 질문 전무
자료 제출 비협조… 김민석 "낼 만큼 내"
국민의힘 퇴장 속 자동 산회 "끝내 자료 안 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 방 없는 공세와 묻지마 엄호, 자료 없이 말로만 버티는 후보자까지.

25일 이틀째 이어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자질도 도덕성도 제대로 따져보지 못한 맹탕 청문회, 면죄부 청문회로 마무리됐다. 대한민국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의 정책 비전이나 행정 능력은 따져볼 새도 없이 청문회는 정치 공방으로 얼룩졌다. 야당은 "국민 검증에서 탈락했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여당은 "결격 사유가 없다"고 맞섰다. 특히 이날은 자료 미제출에 반발한 국민의힘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이 중도 퇴장 후 복귀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진행조차 되지 않았다. 여야의 현격한 입장차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청문 절차를 마무리 짓고 다음 주 본회의 표결을 통해 총리 인준안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전날 김 후보자의 돈 문제 등 신상 검증에 주력했던 국민의힘은 정책 검증으로 전략을 바꾸겠다고 예고했다. 김 후보자가 국가 부채 비율이나 국가 전체 예산 규모를 두고 엉뚱하게 답한 것을 두고 국정운영 자격 시비가 일자, 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막상 청문회 무대에서 야당의 정책 질문은 희미했다. 이종배 인청특위 위원장이 국가 전력망과 주4.5일제 공약, 반도체특별법 등에 대해 질문한 정도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야당 의원들은 신상 검증을 도돌이표처럼 반복했다.

야당은 자료 부족 때리기에 열을 올렸다. 청문회 마지막 날까지도 자료 제출이 미흡하자 "모든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무자료 총리'라고 비판에 나섰다.

야당의 공세가 무뎌지자, 김 후보자는 전날보다 더 적극적으로 반격 수위를 높였다. 자신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공격을 두고 후보자 본인이 직접 나서 "정치검사들의 조작질" "제2의 논두렁 시계"라고 몰아붙이며 오히려 역공을 편 것이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소회를 묻는 여당 의원의 질의에 "저는 (자료를) 내야 할 것은 다 내고, 털릴 만큼 털렸다"며 "공개된 자료만을 갖고 한 해에 6억 원을 모아 장롱에 쌓아 놨다고 볼 수 없는 것이 누구 눈에나 명백한데, 어떤 분들은 제2의 논두렁 시계라고 표현할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어 계속 지적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층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의 정치 탄압을 떠올리게 하는 논두렁 시계 사건을 끌고 와, 자신에 대한 야당의 문제제기가 사실과 다른 망신주기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이에 발끈한 검사 출신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김 후보자를 향해 사과를 요청했지만 김 의원은 "주 의원이 지적한 부분의 말씀에 대해선 별도 기회가 있으면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만 굳이 사과할 내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해 야당 의원들 사이 반발이 일었다.

여야와 후보자 사이 반복되는 신경전 속에 청문회는 파행을 반복했다. 오후 5시 속개를 예고한 청문회는 자료 제출 상황 등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길어지며 자정까지 끝내 속개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의혹 검증에 필요한 자료 제출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면서 '특단의 조치'를 예고했고,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해명으로 의혹이 충분히 소명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다며 맞섰다. 여야 공히 자료 제출을 빙자한 기싸움만 벌이다 청문회 시간을 흘려보낸 것이다.

여야는 저녁에도 청문회장을 박차고 나와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장외 기싸움까지 벌였다. 국민의힘은 "후보자가 자진해서 제출하겠다고 약속한 자료가 오지 않았다"며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제대로된 자료가 올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같은 시간,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현금 6억 원 의혹에 대한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점을 문제삼으며 "자료는 거의 다 제출했는데, 현수막이 걸린 것을 사과하기 싫어서 (국민의힘이) 보이콧하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국민의힘 인청특위 위원들은 청문회가 산회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김 후보자는 본인이 제출을 약속한 대출 및 상환 자료 2건과 증여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내일이라도 해당 자료를 제출하고 청문회가 재개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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