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칼럼] 탁월함에 관하여- 김기형(경남연구원경제산업연구실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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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단, 이전 정부의 '실용주의'는 국민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경제적 편익, 즉 효용(utility)을 중시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현재 확정된 국정 비전은 없지만 '국민주권정부'를 잠정적인 미션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들이 참여하는 범위와 수준이 보다 고도화되는 민주주의'가 확대되는 것은 '탁월한' 정부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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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공식적인 국정 비전과 과제는 현재 수립 중이라 이번 정부의 공식적인 명칭은 아니라고 한다.
대통령이 20여 일 정도 국정을 운영하면서 중요하게 제시하는 가치는 ‘실용주의’, ‘일 잘하는 정부’ 등이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어떤 의미의 ‘실용주의’와 ‘유능함’이 필요한 걸까?
실용주의는 진리의 절대성을 거부하고 실천적 결과와 경험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진리를 바라본다. 진리는 초월적이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경험과 실천을 통해 형성되고 수정되는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 실용주의가 가진 중요한 아이디어다.
이 관점에서 미국의 철학자 존 듀이(John Dewey)는 실용주의를 민주주의의 토대가 될 수 있는 철학으로 보았다.
이전에 ‘실용주의’를 국정의 중요한 운영원리로 채택한 정부가 있었다. ‘이념’보다는 ‘실용’을 중시한다는 맥락에 따른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단, 이전 정부의 ‘실용주의’는 국민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경제적 편익, 즉 효용(utility)을 중시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실용주의’를 ‘효용주의’로 해석한 것이다.
새 정부는 ‘효용주의’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을 중시하고, 문제 해결의 유용성이 있는 역량을 존중하는 등의 보다 깊이 있는 ‘실용주의’를 추구했으면 한다.
새 정부가 일 잘하는 유능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탁월함’을 갖추어야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를 아레테(arete)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그들이 생각한 ‘탁월함’은 어떤 존재가 본성에 가장 충실한 방식으로 기능할 때 발휘된다고 보았다.
‘탁월함’은 기능적 ‘탁월함’, 목적에 부합하는 최상의 상태를 의미한다. 현대 경쟁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유능하다는 것을 우월하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탁월함’은 우월한 것이 아니라 자기 존재의 목적에 충실한 것일 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탁월한’ 정부는 우월한 정부가 아니라 기능적으로 잘 작동하는 정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존재의 목적에 충실한 정부를 의미한다.
현재 확정된 국정 비전은 없지만 ‘국민주권정부’를 잠정적인 미션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들이 참여하는 범위와 수준이 보다 고도화되는 민주주의’가 확대되는 것은 ‘탁월한’ 정부의 몫이 될 것이다. 이는 국민들이 원하는 변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수용하고 정책을 추진할 힘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국회 측 대리인 중 한 명이었던 장순욱 변호사는 1980년대 시인과 촌장의 ‘풍경’의 가사 한 구절을 바탕으로 변론한 바 있다. 그는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라는 구절을 들어 ‘헌법의 말’이 제자리를 찾고, 국민들이 평온한 일상으로 되돌아가야 함을 강조했다. 이 말은 단순히 한 사건에 대한 의견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중요한 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의미는 우리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가치 중 일부는 변함없이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한 시간을 버텨내며 밝은 미래를 희망하는 ‘탁월한’ 국민들의 염원에 기초해, 새 정부가 제시하는 ‘실용주의’와 ‘일 잘하는 유능한 정부’의 의미가 보다 구체화되었으면 한다. 그것은 중요한 것이 제자리를 찾는 풍경이다. 그중 하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실천이 존중되는 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풍경일 것이다. 국민들 각자의 삶이 고유한 ‘탁월함’을 바탕으로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김기형(경남연구원경제산업연구실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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