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가중·세수 왜곡’ 현장 목소리 담긴 법안 외면 [무관할 차량등록 과세 딜레마·(中)]
차량등록 관계없이 주거지에 납세
사무·과세 괴리 커지는 조항 지적
해당 개정안, 국회 계류되다 폐기

자동차 등록을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게 한 ‘무관할 차량등록제’가 특정 지자체의 업무 집중과 세수 왜곡의 부작용을 초래하자 국회가 입법을 통한 개선 시도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관련 법안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결국 폐기됐다. 사무와 과세 불일치 문제가 해소되긴커녕 심화하는 사이 업무 부담을 떠안은 지자체들의 곡소리만 커지고 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 2017년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당시 발의된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차량 등록지와 사용본거지가 다른 경우 취득세의 일부를 대통령령이 정한 기준에서 등록지 관할 지자체의 징수비용으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과, 등록면허세의 납세지를 사용본거지가 아닌 등록지로 변경해 업무를 실제로 수행한 지자체에 세수가 귀속되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현행 지방세법은 차량 등록 업무가 어느 지자체에서 이뤄졌는지와 관계없이 실제 차량 사용본거지(주로 주거지)를 납세지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법 조항에 따라 사무와 과세의 괴리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무관할차량 등록제 시행 이후 등록 업무가 특히 대규모 중고차 단지가 몰린 지자체에 집중되는 반면 취득세는 인접 지자체 등 실제 차량이 사용되는 지역으로 귀속되는 문제를 고착화하고 있다.
전 의원 등은 발의 당시에도 이 같은 구조가 특정 지자체에 부담을 주는 점을 인지하고 입법안을 냈다. 이들은 “이런 문제가 행정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해당 지자체가 취득세 일부를 징수비용으로 보전받도록 해야 한다”고 개정안 제안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도 당시 검토 보고서를 통해 “등록면허세와 취득세는 등기·등록 행위 자체에 과세되는 수수료 성격이라는 점에서 입법 취지는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무관할 차량등록제가 광역 지자체 간 협약에 따라 시행된 제도인 만큼 협약 조정 없이 법률로 비용 정산을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이 있었다. 행정안전부도 관외 차량의 취등록 업무를 하는 경우 납세자에게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추가 징수비용 지원은 불필요하다고 봤다. 결국 해당 개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된 채 20대 국회의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법률 개정이 무산된 이후 무관할차량 등록제의 사무·세수 불일치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수원·인천·안산·오산 등에는 관외 차량 등록 업무 비중이 늘어났고, 이들 지자체는 인력 투입 문제 등 행정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업무 과중을 겪는 한 지자체의 관계자는 “5년 전 절반 정도였던 타시군 차량 업무 비율이 최근 계속 증가하고 있어 천원대의 현행 증지 수수료로는 관외 업무로 인한 행정 손실을 충당하기 턱없이 부족하다”며 “관외 수수료는 납세자가 부담하는 것이고, 지금 발생하는 행정 비용 문제는 세수 분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지원·조수현·송윤지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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