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생회복지원금 곳간 쪼들리는 지자체 고려해야

정부가 내수 진작과 민생 안정을 위해 국민들의 소득수준에 따라 1인당 15만∼5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을 국비(80%)와 지방비(20%) 매칭으로 추진한다. 국비 10조3천억원에 지방비 2조9천억원을 보탠 총 13조2천억원으로 전 국민 5천168만명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소비 여력을 키우기 위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도 역대 최대인 총 29조원으로 확대된다. 1차 추경(4천억원)에 이어 이번에 6천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소비자 체감 할인율은 기존 7~10%에서 최대 15%로 상향된다. 지역화폐의 재원은 정부가 해당 지역에 지원하는 예산만큼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각각 매칭해서 조달한다. 소비자들이 지역화폐를 충전할 때 세금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 인센티브가 7%일 경우 국비 2%, 시·도비 2%, 시·군비 3% 등으로 배분된다.
소상공인과 시민들은 모처럼의 단비 소식이 반갑다. 경기도 내 자영업자들은 “전통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많아질 것”이라며 기대치를 높였다. 그러나 곳간 사정이 좋지 못한 일부 시·군들은 추가예산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 고민이 깊다. 정부는 지자체 부담을 덜기 위해 지역화폐 인센티브(10%)에 대한 국비 지원율(수도권 5%)을 높였지만 세수 부족을 겪고 있는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지역화폐 발행 자체가 곤란하다.
도내 31개 시군의 재정자립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복지확대 등으로 필수경비는 늘어나는 반면에 주민수 감소 등으로 지방세 증가는 미미해 일선 시군의 살림살이가 점차 옹색해진 탓이다. 한 도내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화폐 추가 발행량에) 맞출 수 있는 시군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의 발행량을 맞추기에도 예산이 벅찼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장기간의 내수부진에다 경기 양극화가 점차 확대되는 터여서 재정의 마중물 역할이 주목된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 지원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이지만 덕분에 지방재정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은 20%의 매칭예산 확보가 결코 녹록지 않다. 지방재정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중앙정부 재정도 부정적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강원도와 대전시 등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전액 국비로 시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자체들의 재정자립도에 준거한 국비 차등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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