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산불 그 자리…탄소중립 꽃피운다

서의수 기자 2025. 6. 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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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정부 에너지 정책 연동
안동·의성 등 피해 지역 5곳에
'신재생에너지 단지' 조성 검토
주민협의체 구성 발전수익 공유
지난 3월 25일 경북 의성군 옥산면 당진영덕고속도로 인근 신계리 일대에서 산불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연합

경상북도가 올해 3월 대형산불로 피해를 입은 안동·의성·청송·영양·영덕 등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과 풍력 발전시설을 도입하는 '신재생에너지 단지' 조성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산불 피해지를 복구하는 동시에 탄소중립 실현과 지역 경제 회복을 함께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도는 '신재생에너지 숲'이라는 명칭 아래, 산림 훼손지를 유휴부지로 전환하고 주민 참여형 수익구조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내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발전 수익을 공유하는 '햇빛 연금' 모델도 검토 중이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산불 피해지에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은 경북도 전체 차원의 정책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새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에 맞춰 국비 확보와 제도개선도 건의할 예정이다. 현재는 바람 조건, 지형, 설치 적합성 등을 조사하는 초기 단계로, 구체화 된 사업안이나 대상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경북도는 풍황 조건, 일사량, 지반 안정성, 생태계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 부지를 선별하는 사전 검토를 진행 중이며, 시범사업과 공공·민간 협력 방안도 함께 설계 중이다. 사업자 선정 방식과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새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 방향과도 맞물린다. 이재명 정부는 RE100 달성(기업의 전력 사용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 분산형 전원 확대,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석탄화력 발전의 단계적 폐지, 그린수소 산업 육성 등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최근 1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과 금융 지원에 1118억 원을 편성했으며, 원전 확대보다는 에너지 믹스 다변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태양광과 풍력 등 산지형 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해선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산림 훼손, 생태계 교란, 경관 저하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소의 경우 1메가와트(MW)당 약 1.3~1.4헥타르(ha)의 부지가 필요해 대규모 산림 벌채가 불가피하며, 지반이 약해진 산지에 시설이 들어설 경우 토양 유실, 산사태, 홍수 등 2차 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풍력발전기는 조류 충돌, 소음, 경관 훼손 등의 환경 부담이 따른다.

올해 산불 당시 의성, 청송, 영덕 등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 태양광 설비가 전소 돼 모듈과 변압기 등 주요 장비가 모두 피해를 입었다. 설비 전면 교체가 불가피해졌으며, 재생에너지 시설의 산불 취약성도 명확히 드러났다. 이에 따라 향후 신규 설치 시 입지 조건과 방재 설계를 포함한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산림환경연구실장은 "산지형 태양광·풍력 개발은 단순 면적 기준이 아닌 경사도, 생물다양성, 배수 능력 등을 반영한 통합적 환경 기준에 따라 제한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재해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재 설계와 주민 의견 수렴도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불 피해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조성 사업은 현재 사전 조사와 검토 단계에 있으며, 향후 추진 여부나 방식은 환경성과 안전성, 주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라며 "무리한 개발로 인한 추가 훼손이나 재해 우려가 없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