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사 누가 뛰나]②전남도지사 후보군 ‘빅매치’ 성사될까
이개호·주철현·신정훈 등 다선 의원 가세
견제세력으로 떠오른 조국혁신당 등 변수

조기 대선이 끝나면서 이제 지역 정치권의 시선은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쏠리고 있다. 전라남도지사 후보군은 현직인 김영록 지사(더불어민주당)를 중심으로 이개호·주철현·신정훈 등 다선 국회의원들이 출마 의사를 내비치며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김영록 지사와 민주당 3대 잠룡
김영록 지사는 완도 출신으로 1977년 제 21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관선시절 강진군수와 완도군수,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뒤 정계에 뛰어들어 18·19대 국회의원(해남·완도·진도),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지냈다. 특히 2016년 제 20대 총선 당시 호남에 불어닥친 국민의당 열풍에도 민주당을 지키다 낙선했으나, 그런 의리 탓인지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농림부 장관에 올랐고 전남지사까지 거머쥐었다.
김영록 지사에 맞서 민주당의 다선 국회의원들이 당내 샅바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후보군은 이개호(4선,담양·함평·영광·장성), 신정훈(3선,나주·화순), 주철현(재선, 여수갑) 등이다.
이개호 의원은 담양 출신으로 지난 1981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목포·여수·광양시 부시장,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문재인 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지냈다. 아울러 2014년 19대 총선부터 22대까지 내리 4선을 하면서 전남에서는 박지원 의원(해남·완도·진도, 5선) 다음으로 최다선 의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20대 총선 당시 호남에 불었던 '국민의당' 열풍에 광주·전남 유일의 '민주당 생존자'로 눈길을 끌었다.
신정훈 의원은 나주에서 태어난 농민운동가 출신이다. 나주농민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뒤 1995년 지방선거 첫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 계열을 꺾고 전라남도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두번 도의원을, 역시 무소속으로 나주시장에 출마해 또 내리 두차례 민주당 계열을 꺾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2014년 재보궐선거 이후 나주·화순 선거구에서 당선됐고, 같은 지역구에서 19·21·22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있다. 특히 22대에서는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맡아 정치적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주철현 의원은 여수에서 태어난 법조인 출신이다. 1983년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창원지검과 광주지검 검사장 등을 지냈다. 이후 2014년 지방선거에서 여수시장에 당선됐고, 2020년 제 21대 총선에서 여수시 갑에서 당선된 이래 22대까지 재선을 지내고 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와 최고위원으로 당내 입지를 다졌으며, 현재는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지사 안정세 속에 거센 도전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남도 개도 이래 처음으로 '풀타임 3선' 도전이 가능한 인물이다. 최근 실시된 한 지방지 여론조사에서 30%대를 기록하며 한자릿수를 기록한 경쟁 후보들을 먼발치에서 따돌렸다. 김 지사는 안정적인 도정 운영과 지역 내 탄탄한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3선 출마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매달 진행하는 광역단체장 직무수행평가에서 민선 7기때부터 1위를 놓친 적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안정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민주당 텃밭이라 불리는 전남에서 지사 공천을 다시 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로 남는다. 지금까지 광주·전남은 물론 전북에서 조차 '풀타임 3선'에 성공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송하진 전 전북지사가 3선 도전에 나섰다가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쉽사리 허락되지 않는다.
이에 맞서는 이개호 의원은 지난 민선 7기부터 꾸준히 지사 출마 의사를 천명해왔다. 20대 총선 당시 광주·전남 유일 '민주당 생존자'로 입지를 다져왔으나,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영광과 담양 군수 재보궐선거에서 고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신정훈 의원은 국회 행안위원장에 이어 최근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 겸 조직본부장을 맡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조직본부는 전국의 당 조직 총괄뿐 아니라 당 조직과 현장 조직 간의 유기적 연대를 통해 득표전을 지휘하는 요직으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이른바 '찐명(진짜 이재명계)'으로 분류돼 행정안전부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등 입지를 넓히고 있다.
주철현 의원도 지난해 민주당 호남몫 최고의원으로 지명받고 전남도당위원장으로 이번 대선에 기여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2002년 허경만 지사 이래 20년이 넘도록 전남 동부권 출신 지사가 배출되지 않은 점을 불만으로 여기는 동부권 민심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발판이 될 전망이다.
◆여타 인물과 조국혁신당
민주당 외에도 무소속 노관규 순천시장의 출마설이 오르내리고 있다. 노 시장은 "지금은 시장에 전념한다"며 신중한 태도다.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도 출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정치라는 게 균형을 맞춰야 된다"며 "합리적 보수로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이성수 진보당 전남도당위원장도 "진보당이 대안 정치 세력으로 떠오르려면 전남에서부터 보여줘야 한다"며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해 전남지사나 순천시장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되는 변수는 '조국혁신당'의 활약 여부다. 지난해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41%를 득표해 30.72%를 얻은 진보당 이석하 후보와 26.56%를 얻은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 등에게 신승했다. 함께 열린 곡성군수 재선거에서도 조국혁신당 후보는 36%를 득표하는 등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보여줬다. 급기야 지난 4월 담양군수 재선거에서는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가 민주당 이재종 후보를 3.65%p차로 꺾어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당황케 했다.
지역의 한 중견 정치인은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가 미약한 전남에서 민주당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조국혁신당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혁신당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울 경우 아무리 민주당 강세지역이라 해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