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동반 기본소득 모델, 지방소멸 해법 ‘주목’
신안 ‘햇빛연금’, 인구 늘고 상권 살아
해상풍력·관광 등 수익원 다각화 필요
도민 공감대·제도적 기반 마련도 중요


◇재원 동반 기본소득 모델은
25일 전남연구원의 JNI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조건 없이 지급하는 제도다. 경제적 불평등 해소, 빈곤 감소,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적 안정성 강화 등에 기여한다. 경제적 여유를 제공해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취약계층의 자립을 지원하는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수행한다. 생계 부담 없이 창의적·생산적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며, 이는 사회적 연대와 공동체 의식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 나아간 개념이 바로 '재원 동반 기본소득' 모델이다.
국가나 지역이 보유한 자원의 수익을 주민들에게 직접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자원 수익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선순환 경제 구조를 형성하는 대안적 경제 모델로 평가된다.
핵심은 '공정한 분배'다.
석유, 풍력, 태양광 등 다양한 자원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현금 배당의 형태로 지급한다. 자원 수익의 공정한 분배를 통해 주민들이 자원의 경제적 혜택을 직접 체감하는 것이다.
자원의 혜택을 지역사회가 함께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지역경제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적' 만든 신안 햇빛연금
신안군의 '햇빛연금'은 재원 동반 기본소득 모델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신안군은 2018년부터 '햇빛연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풍부한 일조량을 바탕으로 한 태양광 발전사업 수익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이 정책은 지역사회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2018년 시범 도입 이후 햇빛연금은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안정감을 부여했다. 계절에 따라 소득 변동이 컸던 농어민들은 매년 연금을 받는다. 지역 내 소비 확대로도 이어졌다. 첫 배당금 지급 이후 인근 마트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는 등 지역 상권에 온기가 돌았다.
주목할 점은 단연 인구 증가다. 햇빛연금이 지급된 안좌면, 지도읍 등 4개 읍·면은 수년간 이어지던 인구 감소세가 2021년을 기점으로 멈췄다. 2022년부터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0년 1만3천637명으로 저점을 찍었던 이 지역 인구는 2023년 1만4천64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15~44세 청·중년층 인구까지 전 연령대에서 증가세가 나타난 것은 햇빛연금이 단순한 소득 보전을 넘어 '살고 싶은 곳'을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남은 과제는
전문가들은 '제2의 신안'을 넘어 지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태양광, 해상풍력, 바이오에너지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한 '전남형 재원 동반 기본소득' 모델이 그것이다.
전남연구원 김주영 전임연구원은 "'신안군 햇빛연금' 사례를 바탕으로, 태양광 발전 외에도 관광산업, 해상풍력, 지역 특산물 등을 활용해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기본소득의 재정적 안정성 확보 필요하다"며 "전남에서도 고유의 자원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기본소득 모델을 도입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원 동반 기본소득 모델 도입을 위한 전남의 대응 방향도 제시됐다.
전남연구원 오병기 선임연구위원은 "지역경제 성장과 주민소득 창출을 연계하고, 청년층 유입 및 정착을 촉진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며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해 기본소득 구조를 다각화하고, 고향사랑기부제 등 타 재원과 연계한 복합적 기본소득 모델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기본소득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비 지원 확보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