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돈먹는 하마'… 결막이완증 폭증
인공눈물로 나을 수 있는데
보험금 지급대상 포함된 후
일부 병원선 수술 적극 권해
1년새 실손 지급액 10배 폭증
보험사·건보 재정 부담 커져

결막이완증 진료가 실손보험의 새로운 블랙홀로 부상하고 있다. 결막이완증은 눈꺼풀과 안구 사이 결막이 이완되며 만들어진 결막 주름인데 안구건조증과 눈물흘림증, 이물감 등의 증상으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인공눈물을 떨어뜨리는 등 단순 치료만 하면 되는 경우에도 진료 당일에 수술까지 집도하는 도덕적 해이가 다수 관찰되고 있다. 확산세를 잡지 않으면 도수 치료, 체외충격파 치료처럼 보험금 과다 지출 요인이 돼 보험료 인상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 누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요 10개 손해보험사와 16개 생명보험사를 통해 취합한 결막이완증 수술보험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이들 보험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수술비(정액)로 146억원이 지급됐다. 이는 2023년 9억원 대비 16배 늘어난 것이다. 같은 보험금이 지급된 수술 건수는 2345건에서 3만4025건으로 14배 급증했다.
올해는 1분기까지 수술이 2만4122건 이뤄지고, 이에 대한 보험금으로 118억원이 지급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수술보험금이 500억원 이상 나갈 가능성이 높다.
실손보험도 정액 수술보험금에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상위 5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결막이완증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2023년 1억2590만원에서 작년 12억296만원으로 10배 늘었다. 이 때문에 주요 보험사에서는 결막이완증도 도수 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처럼 향후 과잉 진료가 난무하는 영역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들 생보·손보사가 보험금으로 지급한 결막이완증 수술비는 2020~2022년엔 1억원 수준에 그쳤으나, 2023년 9억원으로 치솟더니 1년 만에 100억원대를 돌파했다. 여기엔 2022년 고주파를 이용한 결막이완증 수술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으면 건강보험 항목으로 인정돼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같은 해 6월 백내장수술에 대해 입원보험금 대신 통원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것도 결막이완증 과잉 진료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안과에서 백내장 수술 대신 새로운 수익 창출 창구로 결막이완증 수술을 활용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상위 5개 손보사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에 대한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2021년 6709억원에서 작년 661억원으로 크게 위축됐다.
보험업계에서는 수술이 꼭 필요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막이완증 수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병원에서 결막이완증 환자에 대해 결막성형술을 집도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진료비 총액은 51만원 안팎이다. 이는 약물 치료만 적용했을 때 37만원을 받는 것에 비해 40% 가까이 많다. 병원은 수술을 하면 더 많은 매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성형술을 권하고, 환자는 자기 부담이 별로 없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 없이 병원 측 권고를 따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 손해율이 높아지고, 다수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가 상승하는 부작용이 예상된다. 이에 더해 건보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약물 치료만 했을 때 국민건강보험공단 부담금은 24만원이지만, 수술하면 29만원으로 증가한다. 결막이완증은 수술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여러 차례 수술을 진행해 보험금이 과다 청구될 가능성도 높다.
보험업계에서는 보건당국이 나서 결막이완증 수술 관련 공·사보험 의료비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술에 급여가 적용되는 기준도 단순히 '약물 치료 효과가 없는 경우'가 아니라 '일정 기간 약물 치료를 받았는데도 치료 효과가 없는 경우'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백내장 수술의 오남용 관리 방식을 준용해 결막이완증 관련 진료 행위도 포괄수가제로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안과 의사 사이에서도 도덕적 해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상급종합병원 안과 교수는 "결막이완증은 노년성 변화이기 때문에 유병률이 급격하게 상승할 만한 질환은 아니다"며 "도덕적 해이가 생기면 정작 꼭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모든 결막이완증 수술을 무분별한 과잉 진료로 단정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박창영 기자 /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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