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한국 경제의 초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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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 포인트(choke point·조임목)는 지정학적 급소를 뜻한다.
경제를 포함해서 모든 사회현상은 인과관계로 얽혀 있고, 문제 현상을 알아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원인들 중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지는 경우도 많아서 초크 포인트를 찾기 쉽지 않다.
특히 취약한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 전략상 타당하고, 더욱이 경제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 활동의 맥을 막는 곳에서 초크 포인트를 찾는 게 맞다.
필자가 꼽은 한국 경제의 초크 포인트는 노동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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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맥 막힌 곳부터 찾아야
밸류업·인구난 등 얽혀있는
노동시장 문제가 가장 시급
새 정부 개혁의 묘 발휘해야

초크 포인트(choke point·조임목)는 지정학적 급소를 뜻한다. 초크 포인트가 막히면 전체 흐름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경제를 포함해서 모든 사회현상은 인과관계로 얽혀 있고, 문제 현상을 알아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원인들 중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지는 경우도 많아서 초크 포인트를 찾기 쉽지 않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가장 위협적인 구조적 문제 인구 감소도 그렇다. 아이를 왜 적게 낳을까 파고들면, 청년의 불안감이 경제 성장의 정체로 좋은 일자리가 점점 더 희소해지는 데에 이르고, 그 경로에는 제조업의 붕괴, 지역의 위기, 부동산 쏠림, 비교육적인 교육 현실 등이 엮여 있다. 산재하고 누적된 문제가 위압적이지만 인과관계의 의미 있는 고리들을 가려내고 초크 포인트를 찾아 숨통을 틔워야 한다.
민생지원금에 그런 역할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런 지원금은 경기 대응용이다. 즉, 경기가 '정상'보다 나쁘다고 판단하고 이를 끌어올리려고 돈을 푸는 것이다. 경기 대응의 대표적인 정책은 돈을 쉽게 빌리도록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이지만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2%포인트 높아 언제든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어 지금 쓰기 어렵다. 중동 갈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져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중앙은행 대신 정부가 직접 나서서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것인데, 시장에서 국채를 원활히 팔아 재원을 마련하려면 국채에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해서 시장금리를 올리고 경기를 누르는 역효과가 생긴다.
더구나 빚을 내는 것은 장래에 지금보다 경제 여건이 좋아져야 타당한 선택이다. 집값이 떨어지거나 소득이 줄어들 거라 예상하는 사람이 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할 리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번 민생지원금이 소비를 진작하고 생산을 자극해 경제성장률을 정상 수준으로 높이는 효과가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란다. 다만 급한 불을 끄는 것과 별개로 구조적으로 견고하게 성장의 정상 수준 자체를 높이는 정책이 절실하기 때문에 초크 포인트를 고민하는 것이다.
지난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69개국 중 27위였다. IMD의 평가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비슷한 평가를 2019년 이후 멈춰 더 주목받는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20위권에서 등락하고 있는데, 작년 발표에서는 8계단 올라갔다가 올해 7계단 떨어져서 이런 급등락이 타당한지 의아한 부분이 있다. IMD 평가에는 경영자들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상당히 포함되는데, 이 설문조사가 2~5월 사이에 실시돼 계엄 및 탄핵, 대선 전 불안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의 4대 분야 중 기업 효율성 순위가 23위에서 44위로 크게 하락한 것은 새겨볼 만하다. 게다가 정부 효율성 분야 안에서도 가뜩이나 좋지 않았던 기업 여건 순위가 47위에서 50위로 더 떨어졌다. 기업 효율성 분야 안에서는 노동시장(53위)과 경영관행(55위)이 순위가 낮다. 특히 취약한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 전략상 타당하고, 더욱이 경제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 활동의 맥을 막는 곳에서 초크 포인트를 찾는 게 맞다.
필자가 꼽은 한국 경제의 초크 포인트는 노동시장이다. IMD의 지표 구성상 노동시장 영역이 가장 촘촘하게 객관적·주관적 요소들을 담고 있어서 그 결과를 더 신뢰하게 되기도 하지만, 밸류업에서 일·가정 양립까지 중요한 현안의 핵심이 노동시장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노동개혁은 오히려 진보 정권에서 할 수 있는 일이다. 꼭 해주길 기원한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경제사회연구원 경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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