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산 90% 삭감···동력 잃은 韓 S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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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 중인 민관 합작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사업이 시작 전부터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가 예산을 90%나 삭감하면서 사실상 올해 안에 사업 착수가 불가능해진 탓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하고도 기술이 실제로 안전하게 작동 하는지 확인하는 실험과 실증 단계에 돌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사업을 시작하면 설계와 실증이 바로 병행돼야 정해진 시일 내에 사업을 완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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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은 고작 7억···연내 착수 불가
美·加·佛 등 세계 기업 달리는데
韓은 실증 착수도 못해 '발 동동'
정부가 추진 중인 민관 합작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사업이 시작 전부터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가 예산을 90%나 삭감하면서 사실상 올해 안에 사업 착수가 불가능해진 탓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사업 기한을 늘리며 예산 확보를 위한 시간을 벌고 있지만, 시일이 미뤄지면서 자칫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과기정통부 및 학계 관계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초 '민관합작 선진원자로 수출기반 구축사업'의 완료 시점을 당초 계획한 2028년 12월에서 2029년 12월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사업 기간은 3년에서 4년으로 늘어났다.
이 사업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관하고 민간 기업이 파트너로 참여해 차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의 SMR을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당초 정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올해 4월부터 해당 사업에 착수 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국회가 지난해 말 해당 사업의 2025년도 예산을 70억 원에서 7억 원으로 대폭 삭감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정부는 총 290억 원의 예산을 2025년 7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7억 원으로는 사실상 사업 시작이 어렵고, 내년에 곧바로 예산이 70억 원으로 복원되기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와 원자력연구원은 총 사업비 290억 원은 유지하되, 완료 시점을 2029년으로 늦추고 예산을 분산 집행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 같은 일정 지연은 단순한 행정적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인 SFR은 SMR을 구축하는 방식 중 전략 기술로 꼽힌다. 고속중성자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이 가능해 방사성 폐기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고온·저압 조건에서 운전되기 때문에 산업용 열공급, 수소 생산 등으로 활용도가 높다. 그러나 설계가 복잡해 현재까지 실증 단계에 진입한 국가는 극소수다. 미국의 테라파워가 실증로 부지 확보 및 건설 허가를 마치고 실증 단계에 돌입했으며, 캐나다, 프랑스 등이 실증 및 수출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우수한 설계 기술을 민간과 공유하고, 2030년대 세계 시장에 진출할 한국형 차세대 원자로를 개발하고자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하고도 기술이 실제로 안전하게 작동 하는지 확인하는 실험과 실증 단계에 돌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사업을 시작하면 설계와 실증이 바로 병행돼야 정해진 시일 내에 사업을 완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정이 지연되면 ‘팔 수 있는 제품’조차 없어 시장에서 제외될 수 있다. 과기정통부 측은 “현재 재정당국이 내년 사업비를 확대하기 위한 심의를 진행 중으로, 변동 없이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르게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주어진 환경 안에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업에는 현대건설이 참여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5월 이 사업의 신규 과제를 공모 했지만,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지원해 관행에 따라 유찰됐다.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은 공정성 확보를 위해 단독 지원 시 재공모 절차를 밟는다. 현대건설은 23일부터 진행 중인 재공모에도 참여 의사를 밝히며 사업 참여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원전 건설 경험을 기반으로 원자로 설계 기술까지 확보해 원자력 밸류체인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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