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미분양의 늪…‘환매조건부 매입’ 해법되나
건설사는 준공 후 1년 내 다시 매입
PF 상황 등 유동성 확보 도입 취지
지역 건설업계들 실효성 ‘갸우뚱’
수요 촉진책 빠진 단기 정책 지적
대출규제·양도소득세 완화 제안

이재명 정부가 지방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해 12년 만에 '환매조건부 매입'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도 위기에 몰린 일부 건설사를 제외하면 지역에선 실질적인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지방 미분양 주택 1만 호를 '환매조건부'로 매입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지방 미분양 주택 급증 현상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핵심은 지방의 준공 전 미분양 주택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의 50%에 매입하고, 건설사는 준공 후 1년 내 애초 매각 가격에 세금 등 금융비용을 더한 가격으로 다시 사 가는 것이다.
금융위기였던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재시행되는 미분양 아파트 환매조건부 매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로 활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건설사 유동성 공급에 방점을 뒀다.
대상은 분양 보증에 가입한 공정률 50% 이상 지방 아파트다. 시행 시기는 3년, 매입 규모는 한 해 평균 3천 가구다.
환매조건부로 매입하면 건설사는 당장 들어온 자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이나 건설 자금에 사용하는 동시에 이를 다시 사들여 더 비싼 가격에 팔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만일 건설사가 준공 후 1년 내 분양가의 50% 이상으로 되팔지 못하면 주택은 HUG 소유가 돼 공매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광주·전남 주택 건설업계의 반응은 다소 시큰둥하다.
업계는 정부의 환매조건부 매입 정책이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미분양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양도세나 대출규제 완화 등을 통해 아파트 구매 수요를 진작하고, 가계의 주택구매력을 끌어올려한다는 지적이다.
홍광희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 사무처장은 "지역에서 미분양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 중견업체다 보니, 아직 미분양 아파트 환매조건부 매입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일시적인 숨통은 트여도 어차피 원금에 이자를 더해 다시 사야 하는 조건부 매입인 탓에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부도 위기에 놓여 긴급 유동성이 필요한 일부 건설사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지방의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도세 한시 감면, DSR 한시 규제 완화 등 제도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기준 광주·전남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5천113호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광주 1천298호, 전남 3천815호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