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북극항로에 적극적인 관심 보여야”

정병선 기자 2025. 6. 2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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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펀드-전문인력 양성 등 ‘K-Arctic’ 모델 제시
대한지리학회, 27일 ’2025지리학대회' 개최

“한국은 해양 강국 도약을 위해 북극해 및 북극항로(NSR)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학소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은 25일 “21세기 북극해는 기후 변화로 인한 해빙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 인류에게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우려에도 새로운 해양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북극항로의 개설 가능성과 막대한 자원개발에 대한 잠재력으로 북극은 세계적인 지정학적, 경제적, 과학적 관심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그는 “북극 항로는 기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항로 대비, 운송 거리를 최대 40% 단축하여, 물류비용 및 시간 절감이라는 경제적 효과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북극해에는 900억 배럴에 이르는 석유자원(지구의 약 13%)과 47조㎥에 이르는 천연가스(지구의 약 30%)와 희토류, 구리 등 미래 산업의 핵심 광물 자원 또한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또 “북극해와 북극항로는 해양 국가이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미래 성장 동력과 국가 안보를 위한 중요한 전략적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은 물론이고, 한반도 주변의 강대국들과의 경쟁과 협력의 장으로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원장은 한국의 북극해 및 북극항로 진출 필요성에 대해, 경제적 측면에서 운송시간 및 연료비 절감을 통하여 우리 기업의 대유럽 수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부산항에서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경우 운항 시간이 10일 이상 단축, 대형 컨테이너선 기준 연간 척당 200만~500만 달러의 연료비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예를 들었다.

또 북극은 기후 변화 연구의 핵심 지역으로서 과학 기술 및 연구 협력의 획기적 발전이 기대되는데, 한국은 쇄빙 연구선 아라온호(연간 60일 이상 북극해 연구 투입, 누적 항해 거리 지구 10바퀴 이상)와 북극 관련 논문을 꾸준히 발표해온 극지연구소(KOPRI)의 역량을 활용, 과학 기술 선도 국가로서 고부가가치 산업(극지 특화 ICT 기술 등) 성장을 이끌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야말네네츠 자치구는 러시아 북극권 자원개발의 중추에서 북극해 자원쟁탈전의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 40여년간 러시아와 유럽의 에너지 공급기지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개발이 북극해까지 확대되면서 전략적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영하 60도의 혹한에서도 유전과 가스전의 불기둥은 하늘로 솟구친다. 사진은 MI-8헬기에서 촬영한 유전의 모습./정병선 기자

또 북극은 러시아, 미국 등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전략적 요충지인데 한국은 북극이사회 옵서버 국가로서 북극 논의에 참여하고, 책임 있는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 북극의 평화적 이용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전 원장은 한국의 북극 진출 전략 및 정책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첫째, 아라온호 탐사를 늘리고 인공위성 등 첨단 관측 플랫폼을 활용,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해양학, 극지 공학 등 융합 학문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동시에 극지연구소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북극 연구 허브로 육성할 것.

둘째, 친환경 고성능 쇄빙-내빙 선박 건조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해 2030년까지 5척 이상의 국적 쇄빙선 확보를 목표로 정부가 1조원 규모의 R&D 예산을 투입할 것.

셋째, 북극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공동 지분 투자에 나서 장기 구매 계약, 극지 에너지 설비 및 기술 수출, 공동 연구 및 탐사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수입 비용을 절감하고,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며, 2035년까지 배터리 핵심 광물의 북극해산 도입 비중을 15%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원장은 “북극의 변화는 한국에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한국은 지속 가능한 북극 파트너로서 과학적 지식 선도, 친환경 기술 개발 및 확산, 포괄적 북극 거버넌스 참여, 북극 전문인력 양성 허브 구축을 통해 ‘K-Arctic(북극)’ 모델을 제시할 것”을 제안했다.

(큰사진)얼음을 깨면서 전진하고 있는 아라온호. (작은사진)떠다니는 연구소 아라온호의 내부 모습. /조선일보 DB

또 대통령실 또는 국무총리실 직속 북극 정책 위원회를 설치해 제2, 제3의 쇄빙 연구선 건조 추진 등 전략적 R&D 투자 확대에 나서는 동시에 북극 펀드를 조성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김 전 원장은 대한지리학회(회장 박수진) 주최로 오는 27~28일 이틀 동안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통일교육원에서 열리는 2025지리학대회에서 이와 같은 내용으로 기조 발표를 할 예정이다.

박수진 대한지리학회 회장(서울대 교수)은 “이번 지리학대회에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미래지구, 그리고 Post-SDGs’, ‘AI 기술 진보와 접경지역의 전략산업과 지정학 재편’ 등 다양한 세션과 미국지리학연합(AAG)의 전임 회장으로 지정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알렉산더 머피 교수가 ‘동북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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