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촤악' 승객들 기겁‥냅다 불 댕기자 '지옥처럼'
지난달 31일 오전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 방향으로 달리는 서울 지하철 5호선.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적막한 전동차에서 반소매 티셔츠에 흰 모자를 쓴 남성이 노란색 병을 꺼내 듭니다.
가방에서 꺼낸 병의 뚜껑을 딴 남성은 갑자기 사람들이 서 있는 객차 바닥에 병 속에 든 액체를 힘껏 뿌립니다.
60대 남성 원 모 씨가 달리는 전동차에 불을 지르려고 휘발유를 뿌린 겁니다.
일순간 놀란 승객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양쪽 다른 칸으로 혼비백산 달리기 시작하고, 한 여성은 휘발유를 밟고 미끄러져 그대로 지하철 바닥에 엎어지고 맙니다.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던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도 바닥에 넘어지는 등 열차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됩니다.
원 씨는 곧바로 바닥에 쪼그려 앉아 망설임 없이 휘발유에 불을 붙였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화염이 휘발유를 타고 번지고, 불과 몇 초 만에 열차 안은 시꺼먼 연기로 가득 차면서 CCTV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상태로 바뀌고 맙니다.
영문을 모르던 옆 칸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려온 승객들을 보며 같이 달아나기 시작했고 불꽃과 함께 연기가 빠른 속도로 들이닥쳤습니다.
연기로 뒤덮인 열차 안에서 승객들은 필사적으로 대피했고, 대피한 승객들이 모여있던 끝 칸까지 연기가 덮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지하철 좌석 등이 불에 타지 않는 소재로 구성돼 불길이 강하게 옮겨붙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연기의 급속한 확산이 아찔해 보였던 순간이었습니다.
지하철은 긴급 제동으로 멈춰섰고 4백여 명의 승객들은 열차 문을 강제로 연 뒤 탈출해 지하 터널을 통해 수백 미터를 걸어 지상으로 빠져나왔습니다.
다행히 중대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1명이 연기 흡입과 발목 골절 등으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은 이 같은 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원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해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임산부인 승객이 바닥에 넘어져 있는데도 원 씨가 그대로 불을 붙이는 등 살인 의도가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승객 대피가 늦었다면 인명피해가 생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살인 미수 혐의를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곽동건 기자(kwa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5/society/article/6729126_367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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