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이슈] 어쩌다 선두?... "처음엔 우리도 의아" 주장 홍정호도 '깜놀'한 전북의 쾌속질주
(베스트 일레븐)

"시즌 시작 전엔 자신감도 부족했는데..."
전북 현대는 명실상부 K리그 최다 우승팀이다. 200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21시즌까지 9차례 우승했다. 성남 일화 시절 두 번의 3연패에 힘 입어 통산 7회 우승을 달성한 성남 FC보다 2회 많다. 지난해까지 3연패를 달렸고, 이번 시즌 4연패에 도전하는 울산 HD(5회 우승)보다는 2배 가까이 많다.
이랬던 전북은 2022시즌 준우승을 시작으로, 2023시즌 4위, 그리고 지난 시즌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권까지 떨어졌다. 내리막길도 이런 내리막길이 없었는데, 이번 시즌 과거의 강했던 모습을 완벽에 가깝게 회복하고 있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이번 시즌 전북은 20라운드를 치른 현재 12승 6무 2패, 승점 42로 하나은행 K리그1(1부) 2025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시즌 중반만 하더라도 엇비슷했던 2위 대전 하나시티즌(9승 7무 4패, 승점 34)에 승점 8이 앞선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행보는 더뎠다. 전주성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의 개막전 승리(2-1) 이후 광주 FC(2-2 무)-울산(0-1 패)-강원 FC(0-1 패)-포항 스틸러스(2-2 무)전까지 4경기에서 2무 2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전북은 6라운드 안양 원정에서야 5경기만에 승리를 따냈다.
이후부터 무섭게 내달리더니 어느새 리그 16경기 무패 행진이다. 이제 갓 반환점을 돌았는데, 지난 시즌 최종 승점을 다 따냈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전북이 지난 시즌보다는 낫겠지만, 설마 우승까지 하겠느냐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포옛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불과 반 년 만에 팀을 180도 바꿔 놓았다.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그 중심에는 역시 포옛 감독이 있다. 잉글랜드(토트넘 홋스퍼,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선덜랜드 AFC), 스페인(레알 베티스), 프랑스(지롱댕 보르도) 등 유럽 5대 리그 중 3대 리그를 경험했고, 상하이 선화(중국)을 통해 아시아 무대, 그리스 국가대표팀을 통해 국대 감독도 경험한 베테랑 포옛은 '결과'로 '과정'을 정당화시키는 '실리 축구'로 실종했던 위닝 멘털리티를 다시 불어 넣는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대비 크게 바뀐 것 없는 선수단 구성이지만, 포옛 감독은 기존 멤버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전진우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평범했던 전진우는 포옛 감독을 만나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부상했다. 이번 시즌 전진우는 19경기에서 12골 2도움으로 득점과 공격 포인트 부문에서 공히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새로 영입한 콤파뇨(14경기 6골)의 지원 사격과 실패자로 낙인 찍힐 뻔했던 티아고(14경기 4골 2도움)의 부활도 전북이 상승가도를 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과거 다년간 주장으로 활약했고, 이번 시즌도 최고참급 선수로 팀을 지탱하고 있는 베테랑 홍정호는 최근 믹스드존 인터뷰에서 "사실 선수들도 의아해 했다. 감독님 부임하고 동계 훈련을 하면서도 '우리 정말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얘기를 했다. 연습 경기를 하면 계속 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시즌 시작 전에는 자신감이 없는 상태였다"라며 달라진 소속 팀의 상황에 놀라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렇지만 전북 선수들은 포옛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홍정호는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계속 믿음을 주셨다. 그만큼 확고했다. 선수들도 잘 믿고 따라갔다. 결과가 나오다 보니 신뢰가 생겼고, 그게 원동력이 되었다"라고 증언했다.
스포츠에서 심리 요인의 힘은 크다. 한 번 이기고 두 번 이기니 자연스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홍정호는 "선수들도 결과가 나오니 '이제 안 지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순위가 계속 오르면서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기 시작하니 그때부턴 막을 수가 없더라"라며 전북의 상승 요인을 꼽았다.
매 훈련 자체가 타이트하다는 홍정호는 "우리가 많은 경기를 1~2명 바뀌는 수준에서 고정 멤버로 가고 있는데, 산수들이 부상 없이 잘해주고 있다. 감독님도 주전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심어 주신다"라며 "선수들이 방심하고 나태해지지 않게 계속 잡아 주신다.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랫 동안 전북에서 뛰어 온 홍정호 입장에서도 이번 시즌은 기묘한 시즌이 아닐 수 없다. 홍정호는 "나도 신기하다. 식스 백을 할 떄도 있고. 그렇지만 감독님이 전적으로 결정하신 것이기 때문에 우린 믿고 따를 뿐이다. 능력과 경험이 많으신 분이니 상황마다 대처를 잘 하신다. 간혹 놀란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시즌 전만 하더라도 전북은 선수는 물론, 감독도 우승까지는 바라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나은 시즌을 보내고, 팬들이 기대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자고 했단다. 그러나 축적되는 승리의 과정 속에 16경기 연속 무패라는 의미 있는 기록들이 이어지니 선수들의 입에서 '우승'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홍정호는 "아직 이르지만,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느낌, 이 자신감 그대로만 간다면"이라며 긍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새로운 선수들이 보강되는 여름 이적시장 이후의 경쟁, 그리고 주축 멤버의 체력 소진을 배분할 로테이션 전략 등이 전북의 우승 향방을 가늠할 요인이 될 것이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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