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이튿날 안가 회동에 법률비서관도 참석…‘대책 회의’ 의혹 증폭

임재우 기자 2025. 6. 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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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이튿날인 지난해 12월4일 윤석열 정부 핵심관계자 4명이 모였던 걸로 알려진 '삼청동 안가 회동'에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법률비서관도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 친목 모임'이라는 참석자들 해명과 달리 대통령실 법률 실무자까지 안가에 모습을 드러낸 사실이 확인되며, 당시 모임이 계엄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는 의혹도 짙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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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이상민, 박성재, 이완규에 추가
한정화 비서관 “사의 표명하러 간 것”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계엄문건과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 안전가옥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가 모습. 연합뉴스

계엄 이튿날인 지난해 12월4일 윤석열 정부 핵심관계자 4명이 모였던 걸로 알려진 ‘삼청동 안가 회동’에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법률비서관도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 친목 모임’이라는 참석자들 해명과 달리 대통령실 법률 실무자까지 안가에 모습을 드러낸 사실이 확인되며, 당시 모임이 계엄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는 의혹도 짙어지는 모양새다.

한정화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은 25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계엄 다음날 김주현 민정수석에게 사의를 표명하기 위해 삼청동 안가를 찾아갔다”고 밝혔다. 기존에 알려진 김주현 전 민정수석,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등 4명 외에 당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역시 회동에 참석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한 전 비서관은 수원지검 공안부장을 지낸 ‘공안통 검사’ 출신으로, 지난해 5월 대통령실의 법률 실무를 맡는 법률비서관에 발탁됐다.

한 전 비서관은 “퇴근길에 김 수석이 안가에 약속이 있다고 해서, (사의를 표명하기 위해) 거길 찾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3일 집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해 버리고 아파트에 올라와 티브이(TV)를 본 뒤에야 (계엄을) 알았다”며 “명색이 법률비서관인데 충격을 받았고, 이 자리에 더는 있기 힘들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계엄 다음날 상급자인 김 수석에게 사의를 표명하려 했으나 만나기 어려워 삼청동 안가를 찾았다는 설명이다.

한 전 비서관은 “안가는 비서실 고위 참모도 약속장소로 가끔 사용하던 곳”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 비서관은 12월 중순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만 당시 안가에서 오간 대화 내용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법률 실무자가 안가를 찾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일 회동 성격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박성재 전 장관과 김주현 전 수석, 이완규 처장 등은 회동 뒤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이날 회동이 증거 인멸이나 2차 계엄 시도 등 ‘실패한 계엄의 후속대책을 논의한 자리’라고 의심하고 있지만, 참석자들은 ‘단순 친목 모임’이라고 주장해왔다.

수사당국은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통해 한 전 비서관의 참석 사실을 파악하고 소환 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기록 등을 인계받고 있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조만간 안가 회동의 성격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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