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밤이면 지린내·고성방가로 뒤덮인 전주 한옥마을 청연루

김동철 2025. 6. 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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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천만명이 찾는 전북의 대표적 관광지인 전주 한옥마을의 남천교 위 청연루.

청연루는 무지개다리 형태의 교각에다 한옥 누각을 올린 양식으로 정면 9칸, 측면 2칸의 평면에 팔작지붕 모양의 전통한옥 목조 누각으로, 한옥마을과 전주천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전통성을 부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관리주체인 전주시 완산구 관계자는 "누구나 쾌적한 환경에서 청연루를 즐길 수 있도록 적치물을 수거하고 유관기관과 연관부서 등과 함께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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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술판 벌어지고 노상 방뇨…전주시 "관리하겠다"
청연루에서 잠을 청한 취객들 [촬영 : 김동철]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매년 1천만명이 찾는 전북의 대표적 관광지인 전주 한옥마을의 남천교 위 청연루.

옛 전주천은 푸른 구슬처럼 투명하게 맑았고, 여름에는 발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물이었으며 한벽루 절벽에 부딪혀 소용돌이치면서 하얀 포말을 이루는 장관을 일컬어 선조들은 한벽청연(寒壁晴煙)이란 문구로 찬미했다.

청연루(晴煙樓)는 전주 8경의 하나인 한벽당을 이르는 한벽청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청연루는 무지개다리 형태의 교각에다 한옥 누각을 올린 양식으로 정면 9칸, 측면 2칸의 평면에 팔작지붕 모양의 전통한옥 목조 누각으로, 한옥마을과 전주천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전통성을 부각하고 있다.

'당신의 맛' 등 최근 드라마 촬영지와 포토존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청연루가 밤이면 몰지각한 '불청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잠자는 취객들과 엉망으로 놓인 책들 [촬영 : 김동철]

지난 24일 밤 11시 청연루. 근처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비가 그쳐 비교적 선선한 23도였는데도 부근에는 쓰레기가 한가득 쌓여 있어 파리떼가 들러붙었다.

청연루 마루에서는 20대 청년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주변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술판을 벌이며 고성방가를 외쳐댔다.

한쪽에는 만취자가 이불까지 준비해와 잠을 자고 있었다.

부근에서는 취객의 노상 방뇨로 스멀스멀 악취가 밀려왔고 빈 소주병과 남은 과자 등 술안주와 쓰레기는 여기저기 버려져 있기도 했다.

청연루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 [촬영 : 김동철]

또 다른 구석은 노숙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풀어놓은 짐들로 점령당했고, 라디오에선 데시벨이 높은 트로트가 흘러나와 외국인 관광객 등 행인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100m 남짓 거리에 화장실이 있는데도 일부 불청객은 '거기까지 갈 필요 있나'라면서 노상에서 볼일을 봤다.

주민 김모(68)씨는 "처음에는 청연루가 관리가 잘 돼 밤 산책 나오기가 좋았는데 술판이 벌어지면서 이제는 가기가 꺼려진다"며 "밤에 삼삼오오 (청연루에) 모인 사람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토로했다.

청연루의 야간 경관 [촬영 : 김동철]

또 다른 주민 이모(56)씨는 "낮에는 그런대로 질서가 유지되는 것 같았으나 밤이 되면 취객들이 점령해 볼썽사납다"고 꼬집으며 "공무원들이 질서 유지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20대 커플은 청연루에 들어서려다 취객들의 모습을 보고 잠시 멈칫하더니 반대쪽으로 발걸음을 돌려 잠시 야간경관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관리주체인 전주시 완산구 관계자는 "누구나 쾌적한 환경에서 청연루를 즐길 수 있도록 적치물을 수거하고 유관기관과 연관부서 등과 함께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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