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자 선정 절차 참여하게 해달라"…홈플러스-채권단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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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6월 24일 16:3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 채권자협의회가 '인가 전 인수합병(M&A)' 추진에 동의하면서 인수예정자 선정 절차에 자신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협의회는 '스토킹호스(조건부 인수계약 체결 뒤 공개입찰 병행) 계약 준비 단계에서 복수의 투자의향자가 있을 경우 조건부 투자자 선정 절차에 채권자협의회의 평가위원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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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흔치 않은 요구' 지적도…법원 결정엔 구속력 없어
홈플러스 '기강잡기' 해석…"금리 조정 참지 않겠다는 의미"

홈플러스 채권자협의회가 '인가 전 인수합병(M&A)' 추진에 동의하면서 인수예정자 선정 절차에 자신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자협의회의 조건은 구속력 없는 '의견'에 지나지 않는 데다가 법조계에서도 채권자의 M&A 절차 참여는 실무상 드물다는 지적이 나와 수용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받아들여지기 힘든 요구임에도 채권자협의회가 이 같은 조건을 제시한 건 향후 협상 과정에서 낮은 변제율이나 금리 인하 조정 등을 가만히 받고있지만은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채권자협의회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이 인가 전 M&A 허가 전 진행한 의견조회에서 M&A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다만 협의회는 '스토킹호스(조건부 인수계약 체결 뒤 공개입찰 병행) 계약 준비 단계에서 복수의 투자의향자가 있을 경우 조건부 투자자 선정 절차에 채권자협의회의 평가위원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공개경쟁입찰 절차에서도 최고득점자를 가릴 때 채권자협의회 측 평가위원의 참여를 요구했다.
채권자협의회는 단계별 진행상황에 대한 정보 공유를 요구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매각 가격의 적정성 관련 협의회 의견 확인 △공개입찰 참여자 정보 공유 △협의회에 협상 경과 주기적 보고 등을 M&A 동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채권자협의회의 대표채권자는 메리츠증권이다. 협의회는 메리츠증권 외에도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롯데카드, 국민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으로 구성됐다. 홈플러스 회생채권 2조7000억원 가운데 1조2000억원(비중 44.6%)을 차지하는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채권자협의회의 조건부 동의가 사실상 메리츠의 의중으로 읽히는 이유다.
법조계에선 채권자협의회의 이 같은 요구가 흔치 않다고 보고 있다. 한 회생 전문 변호사는 "회생절차에서 채권단은 중요 정보를 통지받을 권한이 있어 정보를 공유해달라는 요구까지는 할 수 있다"면서도 "조건부 투자자나 최고득점자 선정 과정에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건 통상적으로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에서도 채권자협의회는 M&A 절차 진행 과정에 관한 의견을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고만 규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인수예정자 선정 절차 참여 요구는 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물론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회생절차 M&A인 만큼 반론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채권자의 권리와 이해관계를 고려해 봤을 때 M&A 과정에서 최소한의 참여 기회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회생법원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채권자협의회가 의견조회에서 조건을 제시했다고 해서 법원이 그에 구속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채권자협의회는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해 이 같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되기 힘든 요구인 걸 모를 리 없으면서 M&A 동의 조건으로 제시한 건 본격적인 인수 논의가 시작되기 전 홈플러스 '기강잡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채권자와 채무자 간 '기싸움'이 팽팽해지고 있는 것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이 1조2000억원 규모 홈플러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차환)에 적용한 금리는 최소 연 8%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추후 협상에서 가만히 '헤어컷'(채권 가격·금리 조정)을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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