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이후 첫 MVP? 저지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거포 포수’ 칼 롤리[슬로우볼]

안형준 2025. 6.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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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아메리칸리그 MVP 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저지의 독주는 이미 끝난 듯하다.

시애틀 매리너스 포수 칼 롤리는 6월 24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롤리는 9회초 쐐기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11-2 승리에 기여했다(이하 기록 6/24 기준).

이 홈런은 롤리의 시즌 32호 홈런이었다. 그리고 4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롤리는 최근 4경기에서 5홈런을 쏘아올리며 메이저리그 홈런 단독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2위 애런 저지(NYY)와 차이는 벌써 4개로 벌어졌다.

32호 홈런을 쏘아올린 롤리의 시즌 성적은 76경기 .278/.383/.665 32홈런 68타점 9도루가 됐다.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 타점 1위, OPS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LAD, OPS 1.014)보다 OPS가 더 높은 롤리다.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안타 1위를 달리고 있는 타격 선두 저지(.367/.468/.734 28HR 62RBI)에 비율 지표에서는 밀리지만 누적 기록에서는 뒤쳐지지 않는 롤리다. f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도 롤리는 5.1을 기록해 저지(6.0)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은 저지가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롤리는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에서 저지를 저지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저지가 3-4월 .427/.521/.761 10홈런 32타점, 5월 .364/.453/.798 11홈런 18타점을 기록한 뒤 6월 .274/.404/.603 7홈런 12타점을 기록해 조금씩 페이스가 하향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롤리는 성적이 우상향하고 있다. 3-4월 .233/.341/.543 10홈런 18타점을 기록한 롤리는 5월 .304/.430/.739 12홈런 26타점을 기록했고 6월에는 .316/.388/.763 10홈런 24타점으로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이 페이스가 계속 유지된다면 곧 두 선수의 '골든 크로스'가 일어날 수도 있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이다. 시애틀이 2018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지명한 1996년생 우투양타 포수 롤리는 재능있는 선수였지만 특급 기대주까지는 아니었다. TOP 100 유망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었던 롤리는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해 47경기 .180/.223/.309 2홈런 13타점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2년차 시즌부터 장타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지만 최고 수준이라 부르기는 어려웠다. 2022시즌 119경기에서 .211/.284/.489 27홈런 63타점을 기록했고 2023시즌에는 145경기에서 .232/.306/.456 30홈런 75타점을 기록해 처음으로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에는 153경기에서 .220/.312/.436 34홈런 100타점을 기록해 첫 100타점을 달성했다.

2022-2024시즌 3년간 417경기에서 .222/.303/.457 91홈런 238타점을 기록하며 연평균 30홈런을 쏘아올렸지만 정교함은 매우 부족했고 선구안도 아쉬웠다. OPS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근소하지만 매년 조금씩 하락했다. 타율은 낮지만 30개 전후의 홈런, 7할 중반대의 OPS를 기록하는 '한 방'이 있는 포수가 롤리의 역할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해 완전히 달라졌다. 삼진은 여전히 적지 않지만 데뷔 후 처음으로 타율보다 1할 이상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며 출루 능력까지 확실하게 끌어올렸다. 시즌이 절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에 2개차로 다가선 롤리는 리그를 지배하는 타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부 지표도 어마어마하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롤리는 올시즌 평균 타구속도가 시속 92.2마일, 강타비율이 50%, 배럴타구 비율이 19.7%에 달한다. 모두 리그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 기대 타율은 0.255로 실제 타율보다 낮지만 타구 질을 알 수 있는 기대가중출루율(xwOBA)은 0.398로 리그 상위 6%에 해당한다. 여전히 헛스윙이 많고 삼진이 많지만 예년과는 차원이 다른 타구를 날리고 있다.

만약 롤리가 이 흐름을 계속 이어가 정말 저지를 꺾고 MVP를 차지한다면 2001년 스즈키 이치로 이후 처음으로 시애틀에 MVP를 안기게 된다. 아메리칸리그 MVP를 포수가 차지하는 것도 2009년 조 마우어(당시 MIN) 이후 처음이 된다.

시애틀은 올시즌에 앞서 롤리에게 6년 1억500만 달러 대형 연장계약을 안겼고 롤리는 저지를 넘보는 최고의 타격으로 팀의 믿음에 확실하게 보답하고 있다.

누구나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승부는 재미가 없다. '내셔널리그는 오타니, 아메리칸리그는 저지'라는 MVP 공식이 또 이어지는 것도 너무 뻔하다. 오타니와 저지를 막아설 수 있는 대항마들이 등장해야 리그가 더 흥미로워진다. 과연 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롤리가 저지와 경쟁 구도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저지를 넘어 정말 MVP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남은 시즌이 주목된다.(자료사진=칼 롤리)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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