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글·애플 ‘인앱 결제’ 수수료 15% 안 된다더니...국내 중소 게임사 44곳, 10년간 앱 매출 3조원 중 9100억 수수료로 내
국내 모바일 앱 다운로드 시장을 장악한 구글과 애플이 국내 중소 게임 기업들에 매출의 30%에 육박하는 ‘인앱 결제’ 수수료를 강제했다는 미국 전문기관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 구글은 그간 “99%가 넘는 앱 개발자들은 (30%가 아닌) 15% 이하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며 30% 수수료를 내는 곳은 소수의 대형 앱 개발사뿐이라고 주장해왔다. 인앱 결제 강제는 구글이나 애플 앱 장터에서 내려받은 앱에서 게임 아이템과 같은 유료 서비스를 결제할 때, 구글과 애플의 결제 시스템만 쓰도록 하고 결제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떼어 가는 것을 말한다. 구글·애플은 미국과 유럽에서 반독점법 위반으로 각각 조 단위 배상금과 과징금을 부과받으며 수수료율을 10%대로 크게 낮췄지만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까지 제정한 한국에선 여전히 30%의 높은 수수료를 떼가는 것이다.

◇국내 게임社 피해 추산액 6000억원
24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미국 감정 전문 기업 ‘버클리 리서치그룹’의 구글·애플 인앱 결제 강제 관련 손해배상 감정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게임 개발·유통 기업 44곳은 2015년 6월 이후 10년간 구글과 애플 앱 장터에서 총 22억5610만달러(약 3조9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 중 6억6398만달러(약 9100억원)를 인앱 결제 수수료 명목으로 구글과 애플에 지급했다. 이들 기업의 수수료율은 평균 29.4%다. 44곳 기업 중에선 업력이 4년이 안 된 영세 기업도 많다.
국내 게임 개발 기업에 대한 30%에 육박하는 수수료율은 그동안 구글이 밝혀온 입장과 상반된다. 영세 개발업체까지 30%라는 높은 수수료를 떼가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에 구글은 국회와 언론 등에 “국내 99%에 해당하는 게임 업체들은 연 매출 100만달러 이하 앱 업체들에 적용되는 15% 수수료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해명해왔다.
이번 감정은 국내 132개 중소 게임 개발·유통 기업이 작년 12월 구글과 애플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연방병원에 인앱 결제 강제 관련 손해배상을 위한 집단 조정을 신청하면서 이뤄졌다. 먼저 집단 조정에 참여한 44개 기업에 대한 감정 피해액을 우선 집계했다. 국내 게임 기업들의 집단 조정을 대리하는 위더피플 법률사무소의 이영기 변호사는 “구글 내부 문건에서 드러난 앱 마켓 실질 운영 비용(개발·보안·심사 등)은 수수료의 4~6% 수준이고, 적정 수수료율은 10~12% 정도”라며 “구글과 애플은 독과점력을 앞세워 한국 기업에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적정 수수료율을 10%로 가정했을 때 44개 기업이 구글·애플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는 2억2561만 달러”라며 “구글·애플이 44개 업체로부터 지난 10년간 4억3837만달러(약 6000억원)의 수수료 폭리를 취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유럽에선 이미 고개 숙여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구글과 애플의 인앱 결제 강제가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며 수수료율이 조정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은 지난 2023년 12월 미국 게임 개발·유통 기업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벌인 소송에서 구글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최대 30%의 인앱 결제 수수료를 강제했던 것은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배심 평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구글은 미국 내 개발사와 소비자들에게 총 1조1000억원 상당을 배상하고, 개별 개발사의 수수료율 인하(4%, 10%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작년부터 유럽에서 인앱 결제 수수료율을 17%로 인하했다. 유럽연합(EU)은 작년 빅테크 반독점 규제법인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하며 첫 시범 사례로 애플 인앱 결제 강제에 대해 5억유로(약 81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한국도 지난 2022년 3월부터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을 세계 최초로 시행했지만, 구글과 애플은 외부 결제 시스템 적용을 허용하면서도 개인 정보 보호 명목으로 여전히 26%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런데도 국내 앱 개발사들은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 퇴출과 입점 심사 지연 같은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국민 메신저 앱 ‘카카오톡’은 2022년 4월 외부 웹 결제 방식을 연동시켰지만, 구글의 ‘업데이트 차단’ 압박으로 두 달 만에 철회했다.
☞인앱 결제(In-app payment)
구글플레이·앱스토어 등 앱 장터에서 유료 앱을 다운받아 결제할 때, 구글·애플의 내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한 방식. 구글·애플이 수수료 명목으로 최대 30%를 떼 간다. 앱 개발자의 수입이 줄고, 결국 고객들의 앱 이용 요금을 올린다는 비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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