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영장 뜯어보니... "수사기관 막아" "비화폰 조치해야지?"
尹 "수사기관, 한 발자국도 들여보내지 마라"
"수사 받는 사람들 비화폰 놔둬도 되는 건가"
체포영장 저지·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 적용

12·3 불법계엄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가 수사 개시 6일 만인 2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하자 영장 기재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체포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①윤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지시한 혐의 ②계엄 나흘 뒤인 지난해 12월 7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보안 처리된 전화) 관련 정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다.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첫 번째 혐의는 경찰 등의 1차 체포영장 집행(1월 3일) 당시 경호처에 수사기관 진입을 막으라고 지시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에 해당한다. 윤 전 대통령 지시에 경호처 직원들은 도로에 버스를 가로로 주차해 길을 막거나, '인간 벽'을 만들어 영장 집행에 나섰던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진입을 막았다. 공수처 검사 3명이 3차 저지선을 뚫고 관저 문 앞까지 갔지만, 윤 전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 채 영장 집행에 실패했다.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겠다'는 윤 전 대통령 방침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직후부터 확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경호 책임자였던 박종준 전 경호처장을 불러 "수사기관과 외부인을 (관저 안으로) 한 발자국도 들여보내지 말라"고 지시했다. 계엄이 해제된 12월 4일, 이 지시는 경호처 현안점검회의(간부회의)에 공유됐고,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의 업무수첩에 'V의 지시'로 기록됐다.
지난해 12월 31일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헌정 사상 처음 발부되자, 윤 전 대통령 지시는 더욱 잦아졌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부터 이듬해 1월 2일까지 관저 업무동에서 '체포영장 집행 관련 법률 검토 회의'를 매일 열었다. 경호처는 법제실 검토를 통해 영장 집행을 막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지만, 윤 전 대통령 지시를 거역하지 못했다. 경호처 내 '강경파'였던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은 "공수처가 청구해 발부 받은 영장이라서 위법 영장"이라는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논리를 경호관들에게 전하며 수차례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2419040002088)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에 기재된 두 번째 혐의는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나흘 뒤인 지난해 12월 7일, 김 전 차장에게 두 차례 전화해 비화폰 통화내역 등을 삭제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첫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차장에게 "네가 통신 잘 안다며. 관련 규정이 어떻게 되나. 서버 삭제 얼마 만에 한 번씩 되느냐"고 물었고, 두 번째 전화에선 "수사 받는 사람들 비화폰을 그렇게 놔둬도 되는 건가. 조치해야지? 그래야 비화폰이지?"라는 취지로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전화를 받은 김 전 차장은 경호처 실무진에게 '보안 조치'를 지시하며 "삭제하라. 대통령 지시"라고 전했다. 경호처에서 보안 조치는 원격 로그아웃을 의미한다. 비화폰을 로그아웃하면 통신 내역 등이 지워져 '깡통폰'이 된다. 경호처 실무진은 이 지시가 증거인멸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행하지 않았다.
경찰은 경호처 서버에서 12월 6일에도 윤 전 대통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이 원격 로그아웃된 흔적을 포착해 수사해왔다. 12월 6일은 홍 전 차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과 면담하며 "윤 전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한 날이다. 통화기록이 삭제되기 전에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경찰은 윤 전 대통령이 최종 배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101659000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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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0117480004965)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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