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자 카타르… 미국·이란과 모두 말이 통하는 ‘가교’

서보범 기자 2025. 6. 25.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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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요청으로 이란 정부 설득
중동의 전략적 완충국 역할
지난달 15일 중동 3국(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 도하의 알우데이드 미군기지를 찾아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일간의 무력 충돌을 멈추고 휴전에 돌입한 과정에는 카타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만 한 면적에 인구는 대구보다 조금 많은 작은 나라 카타르는 중동 지역에서 각종 분쟁이 벌어질 때마다 단골 중재역을 도맡아 왔는데 이번에도 중재 역량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지원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휴전 동의를 확보한 뒤 타밈 국왕에게 이란을 설득하도록 요청했고, 타밈 국왕은 이란 당국자에게 전화를 걸어 휴전 약속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앞서 카타르는 2020년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간의 철군 합의를 중재한 데 이어 2023년 11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포로 교환과 휴전을 성사시켰다. 이 밖에도 작년 11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아동 송환 협상, 지난달 13일에는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등 여러 현안에 중재국으로 참여했다.

카타르와 이란의 ‘특수 관계’ 덕에 이번 휴전 합의가 예상 밖으로 원활하게 성사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이집트 등 이슬람 수니파를 믿는 아랍 국가들이 같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껄끄러운 사이지만, 카타르는 ‘누구와도 척을 지지 않는다’는 대외 정책 기조를 앞세워 이슬람권의 가교역을 자처하며 이란과도 오랫동안 교류·협력해왔다. 이 때문에 2017년에는 사우디의 주도로 다른 아랍 국가들로부터 연쇄 단교를 당하는 곤욕까지 치렀다. 이 사태는 2021년 카타르와 단교국들 사이에 체결된 ‘알 울라 합의’를 통해 해결되는데,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재역을 맡아 합의를 이끌었다. 이를 계기로 카타르와 트럼프 행정부가 더욱 밀착했고 이번 ‘중재 협업’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트럼프 중동 3국 순방 당시 카타르는 2435억달러(약 340조원) 투자·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트럼프는 중동 최대 미군 기지인 알우데이드 기지를 직접 찾기도 하는 등 대중동 관계에서 ‘카타르와의 밀월’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23일 휴전 합의 발표에 앞서 트루스소셜에 “카타르 주둔 미군 기지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미국인 사상자도, 카타르인 사상자도 없었다”며 “(중동) 지역의 평화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주신 존경하는 카타르 국왕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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