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헌신 대가 ‘재정난’ 청주의료원 ‘임금체불’
병원 측 “운영비·상여금 동시 감당할 여력이 없다”
내부 “이제부터 진짜 위기” - 노조 “임금 축소 신호탄”

[충청타임즈]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헌신했던 충북도 출연기관 청주의료원에서 재정난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임금체불은 빙산의 일각일 뿐, 내부에선 "이제부터가 진짜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주의료원은 지난 20일 정기 상여금 지급일에 전체 직원 약 700명 중 의사·무기계약직·단기직 등을 제외한 500여명에게만 상여금의 20%를 우선 지급했다. 이는 평균 60만원 수준으로, 당초 지급 예정 금액(210만~350만원)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체불된 상여금 총액은 약 10억9000만원에 달한다.
의료원 측은 "기본급은 정상 지급됐다. 상여금 일부만 분할 지급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내부에서는 "상여금이 사실상 실질 임금의 일부"라는 불만이 제기된다.
청주의료원 관계자는 "운영비와 상여금을 동시에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현 재정으로는 일시적 지급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청주의료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재정난이 시작됐다.
한때 누적 흑자 90억원, 현금보유액 97억원을 기록할 만큼 안정적인 경영을 해왔지만,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일반진료가 사실상 중단돼 재정상황이 어려워졌다.
청주의료원은 지난 2023년 약 155억원, 지난해엔 약 145억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해 최근 2년간 누적 적자는 약 300억원에 이른다.
실제 청주의료원은 2023년 충북도로부터 120억원의 지역개발기금을 차입했지만, 이는 5년 거치 10년 상환 조건의 '차입금'일 뿐이었다. 당시 '도 지원금'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이자 면제만 적용된 구조였다.
코로나19에 헌신한 결과가 재정난으로 돌아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청주의료원의 재정난은 진료수익이 한계에 부딪힌 것도 한 원인이다. 의료원의 수익구조는 건강검진과 장례식장 등 일부 비의료 부문에 치중돼 있다. 코로나19사태 이후 비급여 진료 수익은 거의 없다. 여기에 외래·입원 환자 유출과 의사 인력 부족까지 겹치며 악순환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의료원 관계자는 "환자 유출 이후 회복이 안 되고 있다"며 "주변 2차병원 등은 충분히 갖춰진 의료인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반면, 우리는 의사 채용조차 어려운 구조"라고 토로했다.
노조는 이번 상여금 체불을 '임금 축소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노조 관계자는"이번 상여금 분할 지급은 이제 시작일 뿐, 경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당장 다음달부터 급여는 지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불안해 했다.
이어 "최근 경기도의료원도 임금체불이 발생할 뻔 했지만, 도 차원에서 20억원을 선제 지원해줬다"며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의료원이 문 닫는 건 시간 문제다. 도는 실질적 재정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청주의료원지부는 이날 오후 4시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연데 이어 오는 26일 오전 11시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체불해결과 도의 추경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다음달 2일에는 서울에서 정부를 상대로 코로나19로 인한 결손액 보전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청주의료원 측은 최근 원장 명의로 직원들에게 공식 입장문을 발송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하고 경영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이용주기자dldydwn0428@cctimes.kr
Copyright © 충청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