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18년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 유명무실

양시원 기자 2025. 6. 2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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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역·기초 합계 0.46% 머물러
세종 이어 꼴찌에서 2번째 ‘불명예’
20개 시·군 의무 구매 비율 미충족
강제 규정 아니어서 후속 조치 전무
道 “품목 제한…현실적으로 어려워”
이미지=아이클릭아트
도입 18년 째를 맞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제도’가 전남도와 시·군의 무관심 속에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전남지역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비율이 전국 특광역시·도 중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는 등 전남도 본청과 일선 시·군의 제도 이행 의지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24일 보건복지부의 ‘공공기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2024년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도 본청과 22개 시·군의 전체 구매 실적 1조6천13억원 가운데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 구매액은 74억3천만원으로 0.46%를 차지했다.

이는 세종(0.39%)에 이어 17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전국 지자체 평균(광역+기초)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비율(0.9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남도 본청이 전체 구매액 2천127억원 중 0.42%인 8억9천500만원을, 22개 시·군은 총 구매액 1조3천886억원 가운데 0.47%인 65억3천800만원을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 구매에 투입했다.

전남도 본청의 중증장애인생상품 구매 비율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경기(0.28%), 세종, 충북(0.4%)에 이어 4번째로, 전남 기초자치단체 평균 구매 비율은 부산 기초자치단체(0.46%)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22개 시·군 가운데 진도(2.11%)와 장성(1.07%)를 제외한 20개 시·군이 중증장애인생산품 의무 구매 비율을 충족하지 못했다. 특히 강진군의 경우 지난해 총 구매액 581억8천500만원 가운데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액이 6천300만원(0.11%)에 그치며 경북 문경(0.03%), 경북 청송·충북 제천(0.09%)에 이어 국내 228개 기초단체 가운데 중증장애인생상품 구매 비율이 4번째로 낮았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매년 제품, 용역 등 서비스를 총 구매액의 1.1%(2024년까지 1%) 이상 구매해야 한다.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는 중증장애인들이 직업재활시설에 취업해 직접 생산하는 사무용품, 화장지, 피복류 등을 공공기관이 우선 구매토록 해 중증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 도입됐다.

하지만 구매 비율 미달성 기관에 대한 별도 조치가 없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상 법정 구매 비율은 강제 규정이 아니어서 이행하지 않더라도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전남도 본청만 하더라도 최근 10년(2015-2024) 동안 공공기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법정 비율을 단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고, 0.5%를 넘긴 적도 없다.

앞서 전남도는 2010년 안정적인 장애인 일자리 제공과 자립 기반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에서 장애인생산품을 우선 구매토록 하는 ‘전남도 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촉진 조례’를 제정했음에도 현장에 재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22개 시·군의 경우에도 구례(2016·2020년)·여수(2018년)·장성(2018·2024년)·영광(2019년)·화순(2020년)·장흥(2021·2023년)·무안(2022년)·나주(2023년)·진도(2024년) 등 9곳을 제외한 13개 시·군은 최근 9년간 우선구매 법정 비율을 단 한 차례도 준수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지자체를 포함한 전체 공공기관 중증장애인제품 우선 구매 비율이 2015년 처음 1%를 넘긴 이후 2021년(0.99%)을 제외하고 계속 달성했다는 점에서 전남도와 시·군의 제도 준수를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남도는 구매 실적 저조 이유로 구매 가능 품목의 제한성을 들고 있다. 공공기관의 수요가 사무용품에 한정되면서 구매율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남도는 현재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22개 시·군과 본청 각 과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컨설팅과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도와 일선 시·군,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중증장애인 생산품을 우선 구매토록 홍보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장애인 일자리·복지를 위해서는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를 확대해야 하지만 구매 품목 한계 등으로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도 자체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해 구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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