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인가, 부동산인가”...‘역대 최대 규모’ 제주신항 개발에 우려 확산

박성우 기자 2025. 6. 2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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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계획 공청회, 바다 매립 추진에 어민·해녀·환경단체 반발
24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김만덕기념관에서 열린 '제4차 전국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 ⓒ제주의소리

제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양을 매립하는 '제주신항만 개발사업'을 두고 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로부터 강한 우려가 표출됐다. 어민·해녀 등의 삶이 고려되지 않은, 부동산 개발사업에 불과하다는 날선 지적도 제기됐다.

해양수산부는 24일 제주신항만 부지 인근인 제주시 건입동 김만덕기념관 만덕홀에서 '제4차 전국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계획에 포함된 제주신항만 사업은 오는 2045년까지 제주시 삼도동, 건입동, 용담동 공유수면 일대 514만9000㎡ 규모의 항만시설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총 사업비는 3조 8278억원으로, 길이 2.8km 방파제와 2.07km 호안을 설치하고, 항만배후부지에는 80만9000㎡ 면적의 복합지구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외풍에 흔들리며 근 10년간 장기 표류된 제주신항만은 최근 정부의 항만기본계획에 포함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내항·외항·신항 기능 전환 및 관리부두 신설로 효율적 운영과 물류·관광을 아우르는 다기능 항만으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역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해당 계획의 주민설명회가 부실하게 진행됐을 뿐만 아니라, 사업 내용을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초점이 항만 개발 보다 부동산 개발에 치중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사실상 부동산 개발 사업에 불과한 계획이 주민 의견 수렴조차 제대로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처장은 "지난 4월 열린 주민설명회는 행정구역상 인접 마을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주민 참여가 극히 저조했다. 홍보 부족과 장소 선정 부적절로 인해 공청회의 기본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며 "해양수산부가 주체인 사업임에도 해수부 관계자는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고 용역업체가 사업자 입장을 대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단 한 차례 설명회로 의견수렴 절차를 마무리하려는 것은 주민 참여를 형식적으로만 고려한 것"이라며 "사업 대상 지역인 화북, 건입동, 용담동 등 각 마을별로 설명회와 공청회를 별도로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무처장은 "전체 매립 부지의 절반 이상이 상업시설과 관광시설이 들어가는 배후부지로, 항만 기능보다는 민간자본을 유치한 대규모 부동산 사업에 가깝다"며 "여객터미널이 있는 기존 내항을 폐쇄하고 그 부지마저 민자개발로 편입시키는 방식은 항만 기능을 약화시키는 조치"라고 성토했다.

환경 생태계 훼손 문제와 관련해서도 "매립 예정지 대부분이 해수부가 1등급으로 지정한 생태 우수 해역이며, 인근 어장과 해녀 작업구역과도 중첩돼 생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어선 부두 위치 변경으로 선박 운항 안전성과 유류비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내항을 보완·유지하는 방식, 배후 부지의 상업시설을 제외한 순수 항만 기능 중심 대안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신항만 건설계획 조감도.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어업인들의 우려도 빗발쳤다. 강용주 제주시어선주협회장은 "제주신항 개발이 어민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해수부와 제주도가 실질적 피해 당사자인 어민들을 배제한 채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지역 해녀는 "탑동 바다가 생태가 좋은데, 물질을 하고 살던 이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해녀들에 대한 피해에 대해서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해녀도 "제주도는 해녀 통행에 지장이 없게해주겠다 했지만, 항구로 들어오는 배들은 해녀들에게 욕을하기 일쑤"라며 토로했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 항만정책과 관계자는 "항만을 건설할 때 일반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시설은 민자로 개발하게 된다. 비단 제주항뿐이 아니라 다양한 항만에서 민간 유치에 의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항만법 상 항만과 관련이 없는 시설들은 들어설 수 없고, 지역 주민들에 도움이 되는 시설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어업권 등에 있어서도 "피해를 입는 분들에 대해서는 후속 조치로 보상 등의 문제는 당연히 법적으로 논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신항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계획을 잡아가는 과정이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며 "국가 계획으로 고시가 됐고, 우려되는 점에 대해서는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