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비 강요·공동중개 차단… 공인중개사 ‘텃세’ 몸살
영업방해 일삼으며 신규 업소 배척
부동산 시장 거래질서 해치는 원인
매도·매수자 피해 이어져 골칫거리

가두리 영업 등 부동산 시장 공정거래질서를 해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공인중개사 사적모임이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른바 ‘지역회’로 불리는 친목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공동중개 및 매물정보 차단, 영업방해까지 일삼는 등 비회원 신규 중개업소의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신규 중개업소뿐 아니라 매도·매수자 등 다수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화성시 오산동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김모(40대)씨는 지역회 피해자 중 한 명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월 공인중개사사무소를 개업한 이후 인근 중개업소에 지역회 비회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인중개사 주 업무인 부동산 중개가 어려워졌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가장 큰 피해는 부동산 공동중개 차단이다. 공동중개는 매물을 보유한 중개업소와 매수·임차인이 있는 중개업소가 함께 중개하는 것을 말한다. 개업 초기에는 매물 확보가 어려운 만큼 공동중개는 생존수단이다. 현행 공인중개사법 제33조를 보면 단체를 구성해 특정중개대상물에 대해 중개를 제한하거나 단체 구성원 이외의 자와 공동중개를 제한하는 행위는 금지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불법행위가 성행 중이다. 김씨는 “회원 중개업소로부터 ‘지역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공동중개가 불가능하다’고 들었다. 실제 매물정보 접근이나 전산망 이용에서도 비회원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비회원 낙인이 찍힌 상황 속에 지역회 가입도 쉽지 않다. 지역회란 특정 지역 공인중개사들이 모인 일종의 회원제 친목회다. 친목회에 속하려면 가입비를 내야한다. 김씨가 중개업소를 차린 오산동의 경우 가입비가 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가입비를 낸다고 하더라도 회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가입이 가능하다.
김씨는 영업방해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오피스텔 매도 중개 중 지역회 소속 상대 중개업소에서 매수인이 매수의사가 없어졌다며 돌연 계약을 취소한 것이다. 그는 “매수인과 통화를 해보니 매수의사를 밝혔으나 다른 중개업소의 매물을 소개하겠다며 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불공정행위가 이어져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역회 회장은 “상가마다 우후죽순 부동산이 생길 경우 부동산 수입이 줄어든다. 또 우후죽순 생기면 상도의가 없어 ‘개판 5분 전’이 될 수 있다”라며 “무분별한 확산을 막고 회원들의 권리보호와 친목도모를 위해 지역회가 활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까지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정 중개업소에서만 매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경우 소비자는 가격 협상력 약화, 거래 지연, 한정된 정보 취득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현재 법정단체가 아닌 만큼 제어할 수 없는 실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역회 문제는 해묵은 이슈”라며 “당장 협회에서 제재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보니 비회원이 직접 근거를 모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방안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부동산 친목회가 중개업소에 휴업일을 강제로 정하게 하거나 매물 취급을 배제하는 등 활동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한 행위로 간주, 시정명령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윤혜경 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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