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선수촌, 실용성 있게 추진해야
경기도가 수원시 우만동 월드컵경기장 주차장 부지에 '경기도선수촌'과 '우만테크노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체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분명 야심찬 계획이다. 그럼에도 현재 제안된 경기도선수촌은 실내 종목 중심의 제한적 구조로 인해 종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선수 육성 환경으로서의 기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과 체육계는 제2선수촌 조성과 경기체육고등학교(경기체고) 이전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고 매우 타당한 방향 제시로 여겨진다. 본보가 수 차례 지적하고 있는 여러 정황을 살펴도 그렇다. 알다시피 경기체고는 1995년 개교 이후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며 시설 노후화와 협소한 부지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학생 선수들의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크게 저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구조적 과제로 보인다.
타 시도의 사례들은 이 같은 경기도의 현실과 대조를 이룬다. 강원체고는 신축 교사로 이전했고, 울산스포츠과학고는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충북체고는 진천선수촌과 연계하여 위탁교육과 합동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모두 경기체고보다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고, 학교와 훈련시설 간의 유기적인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체육 인재 양성의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고 있다. 이러한 모범 사례들을 벤치마킹해 경기도가 제2선수촌을 조성하고 경기체고를 동시에 이전시킨다면, 경기 체육의 혁신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우만동에 조성될 제1선수촌은 도심 접근성은 좋지만 실외 훈련장 조성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실내 종목 중심의 시설만으로는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고루 훈련할 수 없는 데다, 종합 선수촌으로서의 기능 수행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실외 종목까지 포괄하는 전천후 훈련 공간을 확보하려면 도 외곽에 넓은 부지를 확보해 제2선수촌을 조성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경기체고의 이전을 병행한다면 단순히 시설을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훈련 시스템의 질적 향상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실업팀 수준의 스포츠과학·의학적 처방을 통해 학생 선수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고, 직장운동경기부와의 연계로 식단과 생활 지원도 집단 급식 체계로 효율화될 수 있다. 실력 있는 체육 인재가 유소년기부터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진천선수촌도 하계·동계 전 종목을 수용하며 숙박, 훈련, 의료 지원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곧 "선수촌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선수 성장을 위한 생태계"라는 점을 시사한다. 경기도 교육청도 경기체고 이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며 선수촌 건립 논의가 본격화된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이 바로 그 논의가 시작돼야 할 시점이다. 경기도 체육이 국가대표급 인재를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자립적 체계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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