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호국·첨단’이 만나는 복합전시공간 된다

김영호기자 2025. 6. 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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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 관람객이 '직접 느끼고 기억하는' 체험·참여형 공간으로
국내 유일 해상 전시관 ‘문산호’ 리뉴얼
미디어아트·몰입형 영상 기술 등 도입

영덕군이 6·25전쟁 75주년을 맞아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을 전면 리뉴얼한다.

군은 6·25전쟁 숨은 영웅인 학도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문산호)'을 6월 말까지 전면 리뉴얼해 역사와 기술, 교육과 감동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보훈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은 실제 전투가 벌어진 해안에 조성된 국내 유일의 해상 전시관으로 공간 자체가 하나의 역사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리뉴얼은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기존 전시관을 감성적 몰입과 체험 중심의 '참여형 기억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노후한 전시 환경은 미디어아트와 인터랙티브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로 재정비되며 관람객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공감과 몰입을 통해 역사를 직접 느끼고 되새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영덕군은 전승기념관을 단순한 과거의 기념이 아닌, 국민 누구나 찾아와 느끼고 기억할 수 있는 '살아 있는 호국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한다.

6·25전쟁 학도병들이 상륙작전을 감행했던 장사해수욕장과 하늘에서 본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문산호) 전경.

▲숨겨진 희생, 장사상륙작전의 진실

장사상륙작전은 1950년 9월 14일~15일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해병에서 벌어진 작전명 '174고지' 기습 상륙작전이다.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북한군 병력 분산 및 보급로 차단을 위해 경북 영덕 장사리 해안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학도병 772명이 문산호를 타고 상륙해 국도 제7호선을 봉쇄하고 조선인민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성공하고 철수했다.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으로 전개돼 양동작전으로서는 성공했으나 안타깝게도 139명이 전사하고 9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사망한 학도병을 제외하면 모두 행방불명 상태이며 상륙작전에 동원됐던 문산호는 1991년 3월께 난파선으로 발견됐다.

그러나 문산호 선원들은 6·25 전쟁에 동원된 인력이라는 이유로 서훈이 누락됐으나 해군은 작전에 참가한 생존자 증언을 청취하고 관련 전사 기록을 발굴해 지난 2017년 국방부에 선원들의 서훈을 추천했다. 그 결과 2018년 6월 25일, 대한민국 해군은 민간인 신분으로 전사한 황재중 선장에게 충무무공훈장을 수여했으며 이어 2019년 6월 27일 6·25 전쟁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문산호의 선원 10명에게 69년 만에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다. 작전에 투입된 학도병 중 절반 이상이 전사하거나 실종될 만큼 치열했던 이 작전은 전쟁 초기 전세 역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대중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비운의 역사였다.
 

6·25전쟁 당시 장사상륙작전에 동원됐던 문산호. 사진=영덕군 제공

▲전승기념관의 건립과 새로운 보훈공간의 필요

영덕군은 장사상륙작전의 진실을 알리고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20년 전승기념관을 건립했다. 상륙작전 당시의 장소성과 희생정신을 담은 이 기념관은 개관 이후 매년 수만 명의 관람객이 찾으며 지역의 대표 보훈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개관 후 시간이 흐르면서 콘텐츠가 노후되고 전시 기법의 한계가 지적되면서 보다 현대적이고 체험 중심의 공간으로 재정비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영덕군은 이번 전시 리뉴얼 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됐다.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과(문산호)

▲첨단 전시기법과 지역 공감형 콘텐츠로의 도약

이번 리뉴얼의 핵심은 기존의 정적인 전시방식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과 감성적 접근을 통해 관람객이 '느끼고 기억하는' 체험형 공간으로 전시관을 전환하는 데 있다. 미디어아트, 인터랙티브 전시기법, 몰입형 영상 기술 등이 적극 도입되며 관람객은 수동적인 관람자가 아닌 전시에 직접 참여하는 능동적 주체로서의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학도병의 시선을 따라 작전을 체험하고 전투 현장을 감각적으로 재현한 몰입형 콘텐츠, 전사자를 기리는 추모공간 등은 전시관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호국의 역사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깊이 있는 체험을 하게 된다.
 

장사상륙작전에서 전사 또는 부상을 입은 학도병을 기리는 위령탑을 참배하고 있는 참배객들. 사진=영덕군 제공

▲기억을 전하는 전시, 세대를 잇는 교육공간으로

전시 콘텐츠에는 스토리텔링과 교육적 요소가 결합돼 청소년부터 일반 관람객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다양한 감각을 활용한 전시기법은 전쟁의 참혹함과 희생을 '보는 것'을 넘어 '직접 느끼고 기억하는 것'으로 전환시킨다. 이번 리뉴얼은 단순한 전시관 재정비를 넘어 영덕의 역사적 정체성을 미래세대와 연결하는 상징적 사업으로 추진된다.

영덕군은 전승기념관을 중심으로 지역의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해 체험형 보훈교육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며 향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주민 참여형 콘텐츠도 함께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일부 전시에는 지역 주민의 구술 자료, 학도병 후손의 증언, 유족과의 협력을 통한 기록 등이 반영돼 지역이 함께 기억하고 공유하는 '우리 모두의 호국 역사'를 구현할 방침이다.

영덕군 관계자는 "이번 리뉴얼은 장사상륙작전의 역사적 가치를 전국에 널리 알리고 국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체험형 보훈공간으로 거듭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념관을 단순히 과거를 전시하는 공간이 아닌, 호국과 평화의 정신을 다음 세대와 함께 나누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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