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 속 6.25 참전 영웅들이 움직여요”...상상을 현실로 바꾼 AI 기술

이수민 기자(lee.sumin2@mk.co.kr),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5. 6. 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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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75주년, AI로 추모 움직임
애니메이션 기술 더해지며 생동감 연출
흑백사진, 컬러 영상으로 해상도도 높여
AI 순기능...순국선열 기리는 반응 쏟아져
李대통령 27일 영빈관서 국가유공자 오찬
‘Ai 복원, 6.25 참전용사, 과거의 나를 만나다’ 영상. 오찬영 참전용사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사진 = 유튜브 ‘기억복원소’ 캡쳐]
군복을 입은 청년과 머리가 희끗한 노인이 같은 곳을 바라본다.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부둥켜안는다. 다른 장면에서는 군복 차림의 청년과 양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팔짱을 낀 채 같은 방향을 응시하다 이내 서로를 향해 미소 짓고 경례한다.

이들은 모두 6·25 전쟁에 참전했던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다. 흑백 증명사진 속에 멈춰 있던 얼굴들이 70여 년의 세월을 지나 화면 속에서 생생히 되살아난 것이다.

6·25 75주년을 앞두고, 인공지능(AI) 기술로 참전 영웅을 추모하고 재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전쟁 영웅의 흑백 사진을 컬러로 복원하거나 미소 짓고 움직이는 짧은 영상으로 구현한 콘텐츠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달아 게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콘텐츠는 단순히 과거 기록에 컬러를 입힌 수준이 아니다. 애니메이션화 기술이 더해지며 참전용사들이 눈을 깜빡이고 입꼬리를 올리는 등 살아 있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맥아더 장군이 군복을 입은 채 망원경으로 주위를 살피고 커피를 마시며 미소 짓는 영상도 있다. 일부 콘텐츠는 현대식 복장을 입은 순국 장병이 2025년의 대한민국을 거니는 모습을 연출했고, 역으로 참전용사의 현재 모습을 토대로 젊은 시절을 재현하기도 했다.

‘Ai복원의 끝, 6.25 한국전쟁 4대영웅이 한끼를 먹다(대한민국정부선정)’에서 유엔군 총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AI로 제작했다. [사진 = 유튜브 ‘기억복원소’ 캡쳐]
이런 연출은 AI 기반 영상·이미지 처리 기술이 근간이다. 대표적으로 △흑백 사진에 자연스럽게 색을 입히는 이미지 컬러화 △얼굴 표정과 동작을 생성하는 애니메이션화 △저화질 영상의 해상도를 끌어올리는 영상 복원 AI △실제처럼 들리는 음성을 만들어내는 음성 합성 AI 등을 결합 사용한다.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AI복원 영상에는 “AI의 순기능이다. 감동적인 영상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AI 복원 콘텐츠는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콘텐츠로도 확장되고 있다. 유튜브에는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김좌진 장군 등 순국선열의 얼굴을 AI로 복원한 영상이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일부 영상은 독립운동가의 일상이나 음식을 먹거나 학교를 다니는 장면까지 재현하는 등 스토리를 추가해 이들의 삶을 더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보여준다.

Ai 복원의 끝, 유관순 열사가 뛰어 나오다 영상은 500만 뷰 가까이 기록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기억복원소’ 캡쳐]
유관순 열사가 밝게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뛰어오는 장면을 구현한 영상은 조회 수 500만회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유관순 열사의 친구 1인칭 시점’ 등의 영상도 등장했다. 시청자는 카메라 시점으로 태극기를 건네받고 3·1운동 현장에 함께 참여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도 AI 기술을 통한 복원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컬러로 보는 6·25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AI 기반 컬러 복원 영상을 제작해 공식 유튜브에 게시했다. 이를 통해 기습 남침한 북한군의 모습, 피란민들의 모습, 폐허가 된 도시 모습, 함락된 서울의 모습, 인천상륙작전 등 6·25 전쟁 당시의 모습을 컬러로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LG전자 역시 ‘라이프스굿’ 봉사단을 통해 AI를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LG전자 봉사단은 최근 AI 기반 이미지 복원 기술을 활용해 6·25 참전유공자회 소속 참전용사들의 젊은 시절 모습을 사진으로 재현해 전달했다.

김정환 고려대 글로벌엔터테인먼트학부 교수는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사진 등 정지 이미지에 움직임이 결합되고, 이것이 역사적 맥락과 함께 구현될 때 시청자에게 실재감과 현재감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다”며 “이러한 요소들은 감정적 몰입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지켜낸 조국으로 돌아오다 : 6.25 참전용사 복원 프로젝트’ 영상. 김문성 참전용사가 현대식 복장을 입고 연세대학교 캠퍼스를 거닐고 있다. [사진 = 유튜브 ‘그려DREAM-세상을 그리다’ 캡처]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유족, 보훈단체장 등 160여 명과 함께 오찬을 함께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영웅들을 기리고 국가가 보답하겠다는 뜻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25일 오전 대전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6·25전쟁 제75주년 행사 ‘영웅들이 지킨 나라, 이어나갈 대한민국’을 거행한다.

행사에는 6·25 참전 유공자와 정부·군 주요 인사, 참전국의 한국 주재 외교 사절 등 1300여 명이 참석한다. 이날 행사에서 보훈부는 6·25전쟁에 비정규군으로 참전해 성과를 올린 호국보훈유공자의 유족 2명에게 무공훈장을 전수한다. 수훈자는 고(故) 조광진 영도유격대 오봉관구 사령관과 고 최광국 미8240부대 울팩8부대 소대장이다.

보훈부는 “목숨을 걸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전후 폐허에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킨 6·25 참전 영웅들의 헌신에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며 “영웅들의 나라 사랑 정신과 자유의 소중함을 미래 세대에게 계승하자는 의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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