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한 틈을 타 나가버렸다… EXIT: ‘장’의 난
태어난지 1년 이내·40세 이상 남성 쉽게 발생
방치하다 자칫 괴사도… 낫는 법 수술이 유일

아랫배 등에 혹 같은 게 만져진다면 ‘탈장’을 의심해 봐야 한다. 탈장은 몸속 장기나 조직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주변의 약한 틈을 통해 바깥으로 밀려 나오는 질환을 말한다.
오슬기 인하대병원 외과 교수는 “탈장 중 ‘서혜부 탈장’은 배 아랫부분에서 장 등 뱃속 기관이 근육 사이 틈으로 빠져나오면서 겉으로 혹처럼 볼록 튀어나오는 질환”이라며 “단순히 살이나 지방 덩어리로 오해해 병원 방문이 미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서혜부 탈장은 연령에 관계없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복압이 높아지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1년 이내의 아기나 40세 이후 성인에게서 서혜부 탈장이 흔히 나타난다.
오 교수는 “성인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배 근육과 막이 약해져 발생한다”며 “변비, 복부 비만, 만성 기침,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습관처럼 배에 힘이 자주 들어가는 행동은 탈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서혜부 탈장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더 흔하게, 그리고 오른쪽에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복부 수술 경험, 격한 운동, 만성 폐 질환, 전립선 비대증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오 교수는 “문제는 장이 탈장 부위에 끼거나, 피가 통하지 않게 되면서 조직이 괴사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라며 “이 경우 극심한 복통, 발열, 오한, 구토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나며 빠른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탈장은 저절로 낫지 않는다.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오 교수는 “최근에는 배꼽 주변에 3~4㎝ 정도만 절개해 진행하는 ‘단일공 로봇수술’도 도입돼 흉터가 작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했다.
수술 후 통증은 대개 2~3일 내로 완화돼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회복된다. 단, 수술 부위가 완전히 아물기까지는 약 2주 정도가 소요되므로 그 기간에는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 복압이 올라가는 행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재발을 막으려면 체중을 적절히 유지하고, 걷기·요가·스트레칭 등과 같이 복근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 교수는 “서혜부 탈장은 초기 증상이 가벼워 단순한 혹으로 여겨 방치하기 쉽지만, 시간이 지나면 장 괴사와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수술 후 회복도 빠르고 후유증도 적다”고 강조했다.
/임승재 기자 isj@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