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맹주' 이란? 저항의 축 사라지니 '이빨 빠진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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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이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휴전 제안을 수락함에 따라 12일간 이어진 양국의 전쟁은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이란 요인을 살해하고 핵시설을 파괴한 이스라엘과 달리, 이란은 빈손으로 전쟁을 끝내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지난해 이스라엘이 '저항의 축'이라고 불리던 이란의 대리 세력들을 사실상 궤멸시키자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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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시리아 등 프록시 부재 타격 커
미사일 소모·경제 악화로 버티기도 어려워
미군 기지 '약속 공습'으로 남은 자존심 챙겨

이스라엘과 이란이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휴전 제안을 수락함에 따라 12일간 이어진 양국의 전쟁은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이란 요인을 살해하고 핵시설을 파괴한 이스라엘과 달리, 이란은 빈손으로 전쟁을 끝내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간 이란은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대표되는 대리 세력을 통해 이스라엘을 견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이스라엘이 '저항의 축'이라고 불리던 이란의 대리 세력들을 사실상 궤멸시키자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이에 이란이 전통적인 시아파 맹주에서 중동의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빈손으로 전쟁 끝내며 자존심 구긴 이란
24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이스라엘 사망자 수는 24명, 이란 사망자 수는 224명이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액티비스트는 23일까지 이란에서 950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달리 이란은 이스라엘 요인을 제거하지도 못했다.
이란이 힘 한번 못써보고 전쟁을 접은 건 그간 사용했던 전법이 무력화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직선거리는 1,585㎞로, 일반 여객기로 약 2시간이 걸린다.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레바논, 시리아, 예멘 같은 국가에 헤즈볼라, 후티 등 친이란 무장세력을 키웠다. '저항의 축'이라 불리는 이 대리 세력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이 있을 때 이란 대신 이스라엘을 공격해왔다.
하지만 최근 1년간 저항의 축은 사실상 궤멸됐다.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간부들이 이용하는 무선호출기(삐삐)를 대거 폭발시켜 수뇌부를 무력화했고, 수장 하산 나스랄라도 공습으로 살해했다. 역시 친이란 세력이었던 시리아의 알아사드 독재정권도 같은 해 12월 무너졌다. 결국 이번 전쟁에선 이란 대신 이스라엘을 공격해 줄 무장세력이 없었고, 이란은 자국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이란과 대리 세력 간 고리가 약해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휴전을 거부하고 버티긴 어려웠다. 전문가 대부분이 전쟁이 장기화되면 이란이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유일한 공격 수단인 탄도미사일 재고가 바닥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경제 문제도 있었다. 알자지라방송은 "단전·단수가 빈번한 상황에서 이란이 전쟁을 계속하면 국가 재정이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약속 대련' 후 자존심 세우기
결국 이란은 미국에 상징적 보복을 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제안을 수락하는 방식으로 출구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23일 포르도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중동 내 가장 큰 미군기지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에 미사일 14발을 쐈다. 다만 이를 미국에 사전에 알려 확전을 피했다. 이른바 '약속 대련'을 펼쳐 자존심은 챙기고 미국과의 갈등 수위를 조절했다.
이란 내부에선 미국에 제대로 복수했다고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날 "미군 기지에 강력하고 파괴적인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도 "미국의 뻔뻔스럽고 공격적인 행동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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