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200억대 노조 파업 손배 사실상 패소…“이래서 노란봉투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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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4년 전 충남에 있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통제센터를 점거한 비정규직 노조 등을 상대로 제기한 2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현대제철이 노조의 점거로 발생했다고 주장한 200억원대 손해 중 법원이 약 11억원만 인정했고, 이 중에서도 50% 정도만 노조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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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4년 전 충남에 있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통제센터를 점거한 비정규직 노조 등을 상대로 제기한 2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현대제철이 노조의 점거로 발생했다고 주장한 200억원대 손해 중 법원이 약 11억원만 인정했고, 이 중에서도 50% 정도만 노조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인천지법 민사16부(재판장 박성민)는 24일 현대제철이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와 노동자 180명을 상대로 낸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등의 소송에서 노조 등에 5억9천여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현대제철이 요구한 손해 배상액 200억원 중 2.95%만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현대제철이 제시한 손해액 중 파업으로 대체 투입한 정규직 직원들의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 11억8천만원만 손해로 인정된다고 봤다. 이마저도 재판부는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합계인 11억9천만원 중에는 이 사건 쟁의행위가 없는 통상적인 경우에도 지급했을 부분이 일부 혼재돼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명확하기 구분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들의 책임을 50%로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그 밖에 현대제철이 주장한 △파업 중 제품 생산 차질로 인한 손해 △파업 노동자 대신해 투입한 외주업체 비용 △선박 초과 정박으로 인한 체선료 상승 △기습 점거에 대비한 보안유지비용 등 외부용역비용 △점거 저지 과정에서 발생한 원고 직원들의 치료비 지급액은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손해라고 인정할 수 없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
생산 차질로 인한 손해 주장에 대해서는 현대제철이 한국거래소 등에 제품 생산활동 중단 사실을 알려야 함에도 알리지 않은 점, 다른 해에 비해 파업이 있던 해의 생산량이 적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노조 파업 때문임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외주업체에 대해서는 현대제철이 주장하는 금액이 다른 도급계약과 비교했을 때 너무 비싸다고 했고, 체선료 발생 손해에 대해서는 파업으로 선적 등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보안유지비용과 치료비 지급액에 대해서는 각각 점거 이후 취한 보안유지조치가 필요했다고 보이지 않고, 원고 직원들이 입었다는 상해가 점거를 막다가 발생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시민단체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 활동가 윤지선씨는 “이번 판결은 회사가 파업 등을 막기 위해 제기하는 손해배상 소송이 터무니없고, 단지 노조의 활동을 탄압하기 위한 것임을 잘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번 결과가 나올 때까지 4년이 걸렸다. 그동안 노동자들은 어떤 판결이 나올지 두려워해야 했다. 쟁의행위에 따른 과도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입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손잡고가 확인한 187건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중 원고(회사)가 100% 이긴 사례는 11건에 불과했지만, 피고(노조)가 100% 이긴 사례는 3배 이상인 37건에 이르렀다.
다만 금속노조는 통제센터를 점거한 당시 파업에 대해 쟁의행위를 정당하지 않았다고 본 것과 관련해 항소할 계획이다. 금속노조는 “현대제철은 (법원이 직접고용 판결을 내린 뒤에도)자회사 간접고용을 강제하면서 법원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불법에 저항한 죄를 물어 노동자에게만 이토록 가혹한 국가가 기업 불법에는 관대하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앞서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소속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현대제철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 방식에 반발하며 2021년 8월 23일부터 50여일간 충남 당진제철소 내 통제센터를 점거했다. 이에 현대제철은 노조의 통제센터 점거에 따라 피해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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