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美기지에 미사일 쏘겠다"…이란, 사전 통보후 발사
벙커버스터 수 맞춰 14발 발사

이란이 미군의 핵시설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 14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미국과 카타르에 공격 계획을 사전 통보했고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상징적 수준의 보복을 통해 확전을 피하려는 일종의 ‘약속 대련’을 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탄도미사일 14발을 발사했다. 이 기지는 중동 내 미군 기지 중 전략적 중요성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이란 측은 “미국의 공습에 사용된 벙커버스터와 동일한 수의 미사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가안전보장최고회의(SNSC)는 “보복 강도를 정밀하게 조율했다”며 “카타르와 그 국민에게는 어떤 피해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SNSC와 군 통합지휘부의 공동 지휘 아래 IRGC가 수행했다.
미국 측은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미사일 14기 중 13기가 요격됐으며, 1발은 위협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향했기 때문에 그냥 뒀다”며 “미국인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이란이 사전에 알려준 덕분에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그 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카타르 정부가 공격 계획을 사전에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공격을 받은 카타르 정부는 “국제법에 따라 직접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 등 아랍권 국가도 “카타르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이란은 이번 작전에 ‘승리의 약속’ ‘승리의 소식’ 등의 이름을 붙이며 정치적 메시지를 덧붙였다. IRGC는 성명을 통해 “이번 작전은 백악관과 그 동맹국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라며 “영토와 주권에 대한 어떤 침해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우리는 누구도 침략하지 않았고, 그 어떤 침략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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