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아리셀 참사 1주년➁] "손가락 부러져도 일했어요"…산업 현장, 외국인 노동자의 비명
위험의 이주화…은폐된 산재, 허울 뿐인 안전교육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4/551718-1n47Mnt/20250624173006237mvkh.jpg)
[경기 = 경인방송]
[앵커]
경인방송은 아리셀 화재 1주년을 맞아 아직 끝나지 않은 그날의 고통과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를 3부작에 걸쳐 심층 보도합니다.
두 번째 기사에서는 한국 산업 현장에 만연한 '위험의 이주화'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한준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리셀 화재는 대한민국 산업 현장의 오랜 병폐인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 '위험의 이주화'라는 불편한 진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위험의 이주화는 내국인이 기피하는 위험하고 열악한 '3D 업종'이 이제 외국인 노동자들의 몫이 되어버린 현실을 말합니다.
고용노동부의 2022년 산업재해 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체 산업재해의 48%가 제조업(24.21%)과 건설업(23.97%)에서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사고 위험이 큰 업종일수록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2023년 5월 기준 외국인 취업자 수는 약 92만 명으로, 이들 중 절반이 넘는 52만여 명이(56.7%) 광·제조업과 건설업 등에 종사하고 있습니다.¹
하지만 이들 외국인 노동자는 사고를 당해도 언어장벽과 체류 문제 등으로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경기도의 한 육가공 업체에서 일하는 파키스탄 국적 노동자 A씨는 최근 근무 중 기계에 팔이 꺾이는 사고를 당해 병원을 급히 찾았지만, 진료는 하염없이 미뤄졌습니다.
그는 산재 처리로 회사가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병원 진료를 지연시켰다고 주장합니다.
[파키스탄 국적 노동자 A씨(음성변조): 근데 왜 거기 치료를 안 하는지 계속 물어보니까 '회사에서 아직 승인이 안 됐다'고 사람이 아프고 있는데 어떻게 회사에서 승인이 안 됐다고 그런 이야기 하고 계세요. 그거는 다음 일인데 내 돈이라도 이거 내고 지금 아프고 있는데 치료라도 해 주세요…]
미얀마 출신의 노동자 B씨는 재활용 선별시설에서 일하다 손가락이 부러지는 사고를 겪었습니다.
![경기도외국인주민 명에대사 찾아가는 안전문화교육 현장.[사진=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4/551718-1n47Mnt/20250624173007534qymv.jpg)
문제는 이러한 '위험의 이주화'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 불감증과 차별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모든 노동자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언어장벽을 간과한 형식적인 교육이 이뤄지거나 아예 교육 없이 현장에 투입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네팔 국적 노동자 C씨(음성변조): (안전교육) 사진 찍고 이제 제출하면 그쪽에서 통과가 되니까 정부에서 볼 때는 다 서류 제출돼 있으니까 안전교육 제대로 돼 있다고 보이는데 서류상으로는 실제 현장은 그거 아닌 것 같습니다.]
아리셀 화재 참사는 한국 경제 성장의 그늘에서 묵묵히 일해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희생을 통해 얻은 뼈아픈 교훈입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이들의 노동이 얼마나 소중한지 인식하고, 그들에게 안전하고 공정한 노동환경을 제공할 책임을 다해야 할 때입니다.
경인방송 한준석입니다.
¹ 출처: 산업안전보건연구원, 2024 외국인 근로자 산업재해 예방 강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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