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친중' 유턴? 차기 대선주자 "미국 편들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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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차기 대선 유력 주자인 새라 두테르테 부통령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정부의 친미·반중 외교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24일 현지 ABS-CBN방송에 따르면, 두테르테 부통령은 전날 호주 멜버른에서 필리핀 교민들과 만나 "필리핀은 미중 갈등과 무관하며, 어느 한편에 설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테르테 부통령도 필리핀이 미국으로 기우는 상황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8년 필리핀 대선 유력 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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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현 정부 친미 노선과 배치
2028년 대선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

필리핀 차기 대선 유력 주자인 새라 두테르테 부통령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정부의 친미·반중 외교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아버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친중’ 노선을 계승하며, 외교정책을 둘러싼 정국 내 균열이 한층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미중 편들 필요 없어”
24일 현지 ABS-CBN방송에 따르면, 두테르테 부통령은 전날 호주 멜버른에서 필리핀 교민들과 만나 “필리핀은 미중 갈등과 무관하며, 어느 한편에 설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미군의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타이폰’이 필리핀에 배치된 점도 거론하며 "이것은 독립적 외교정책이 아니다. 외교는 자주성과 평화에 기반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미국과 군사 협력을 확대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현 정부의 외교 기조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발언이다. 마르코스 정부는 지난해 4월 미군과 연례 군사합동 훈련 ‘발리카탄’을 계기로 타이폰을 반입한 뒤 필리핀에 상시 배치하고 있다.
올해 훈련 때 들여온 미군 최신예 대함 미사일 시스템 ‘네메시스(NMESIS)’ 역시 잔류시키기로 했다. 중국은 이를 두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불안을 부추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테르테 부통령도 필리핀이 미국으로 기우는 상황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남중국해 문제 이례적 거론
그간 말을 아껴온 남중국해 문제도 직접 언급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2016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부정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안이 필리핀의 대(對)중국 관계를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남중국해) 갈등이 필리핀이 미국 쪽으로 기울어질 이유가 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 왔다. 이후 이 지역 암초를 군사 기지화하고 필리핀 해경 선박을 위협하며 갈등 수위가 높아졌다. 이에 필리핀은 2013년 PCA에 중국 주장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제소했고, 2016년 승소했다.
하지만 2016년 집권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친중 노선을 택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그는 재임 중 남중국해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사태를 축소하고 충돌을 피해왔다.

2020년 한 연설에서는 “(중국으로부터 섬을 돌려받으려면) 전쟁을 해야 하는데, 나는 그것을 감당할(afford) 여력이 없다. 이 상황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묵인한 발언이다. 반면 후임 마르코스 대통령은 미국·일본 등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 견제를 노골화하고 있다.
차기 대권 염두에 둔 듯
이날 발언은 단순한 견해 표명을 넘어 차기 정치 구도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8년 필리핀 대선 유력 주자다. 그는 올해 초 예산 유용 의혹과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 암살 지시 발언으로 하원에서 탄핵당해, 현재 상원의 최종 심판을 남겨두는 등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총선에서 두테르테 진영이 사실상 승리하면서 탄핵 동력은 크게 약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안보 노선을 분명히 하며 마르코스 정부와 차별을 꾀하고 나선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두테르테 부통령은 그간 남중국해 분쟁에서 베이징(중국)의 역할에 눈에 띄게 침묵을 지켜왔다”며 “이번 발언과 시점은, 그의 정치적 야망에 대한 추측을 불러일으킨다”고 분석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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