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속이고 사과 한 마디 없어... 값비싼 두상 교정 헬멧의 진실 아시나요?”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소중한 아기의 두상 변형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은 부모들이 모인 네이버카페에서 마치 소비자인 것처럼 댓글을 달아 자사 제품의 판매를 유도한 것은 심각한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생각한다. 특히, 해당 제품을 구매한 분들이나 카페 회원들에게 공식적인 사과조차 하지 않은 점은 더욱 큰 문제다."
국내에서 최초로 두상 교정 헬멧의 국산화를 이뤄내고, 두상 교정 헬멧 시장을 개척한 김진영 (주)지오크리에이티브 대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가 ㈜한헬스케어의 거짓·과장 및 기만적인 광고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이같이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했다.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부과한 한헬스케어는 유아용 두상교정 의료기기인 '하니헬멧'의 제작·판매업자이자, 두상교정기 시장의 매출 1위 사업자이다. 그리고, 두상 교정 헬멧은 머리 모양이 둥글지 않고 한쪽으로 비대칭인 영유아들의 두상 모양을 정형에 가깝게 교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의료기기이다.
◇ "공정위 발표 내용 보고 충격... 소비자 기만 해놓고 사과도 없어"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베이비뉴스 스튜디오를 찾은 김진영 대표는 "저도 공정위 발표를 통해 해당 내용을 확인했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한헬스케어 대표 이○○ 씨는 사실 저희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15년쯤 퇴사한 인물이다. 당시 회사의 영업 비밀을 유출한 혐의로 법적 소송이 있었고, 징역형에 집행유예 판결까지 받은 사람"이라고 전했다.
"그가 운영했던 네이버 카페 '사경과 사두증의 치료'는 6만 명 이상 회원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로, 아이들의 두상 변형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카페에서 직원들에게 아이디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소비자인 것처럼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자사 제품을 홍보한 것이 공정위의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어, 김진영 대표는 이○○ 한헬스케어 전 대표가 공정위 발표 직전 대표직과 네이버 카페 '사경과 사두증의 치료' 관리자에서 물러난 사실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대표 변경 시기도 법적 문제가 발생 직전으로 타이밍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소중한 아기의 두상 변형 문제를 해결해주는 의료기기인 '두상 교정 헬멧'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낯선 제품이다. 최근 들어 개그맨 손헌수 씨가 5개월 된 딸 아이가 두상 교정 헬멧을 쓰게 된 사연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몇 개의 기사의 나오기는 했지만, 평소 두상 교정 헬멧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다.
◇ 2008년 두상 교정 헬멧의 국산화 성공...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 공급
두상 교정 헬멧은 미국에서 개발된 제품이다. 미국의 '크라니얼 테크놀로지스(Cranial Technologies)'라는 회사에서 '닥 밴드(DOC Band)'라는 이름의 두상 교정 헬멧을 개발했고, 199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첫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그런데 소비자 가격이 400만원 대로 매우 비싸서 보급이 제대로 되지는 못했다.
"'가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국산화'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헬멧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 초기에는 두상교정에 대한 전문 노하우를 가지고 계신 성형외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개발을 시작했고, 그 결과 2008년에 지오크리에이티브가 식약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두상교정 헬멧 제조 허가를 받았다. 이후 '지오헬멧'이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해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에서 두상 교정 헬멧이 FDA의 승인을 받은 지, 정확히 10년 뒤에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식약처 인증을 받은 제품이 탄생하게 된 것.
김진영 대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개발할 때 처음에는 기술이 부족해서 일본에 가서 어깨너머로 보고 배우며 시작했다고 하는데, 저희도 미국산 완제품만 봤지, 제조 과정을 본 적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제조 장비도 시중에 없던 것을 직접 개발해야 했고, 이를 위해 수십 군데 장비업체를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는 전용 장비를 직접 만들었고, 소재 선정부터 제품 완성까지 수백 번의 샘플을 제작하며 끊임없이 수정과 보완을 거듭했다. 그렇게 수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 끝에 국내 최초의 국산 두상 교정 헬멧인 지오헬멧이 탄생한 것이다."
김진영 대표는 두상 교정 헬멧의 국산화를 이루고 난 뒤, 지오클라비스라는 회사를 설립해 두상 변형을 예방해주는 '지오필로우'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오헬멧은 이미 두상 변형이 발생한 아이들의 두상 교정을 위한 제품이지만, 지오필로우는 두상 변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다.
"지오헬멧은 말 그대로 교정 제품이다. 머리가 비대칭이 되기 전에, 즉 예방 차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생아 시기에 부모가 케어만 잘 해도 납작한 머리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그래서 '짱구 베개'로 알려져 있는 '지오필로우'를 개발하게 됐다."

◇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두상 교정 헬멧 시장은 갈수록 혼탁해져"
두상 교정 헬멧의 국산화가 이뤄지고 17년이 흐른 현재, 두상 교정 헬멧 시장은 과도한 경쟁과 도 넘는 마케팅으로 혼탁해져 있는 게 현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3월 말에 '(주)한헬스케어의 부당한 광고행위 제재'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거짓·기만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속여온 업체인 ㈜한헬스케어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헬스케어가 '두상 교정 헬멧의 원조' 지오크리에이티브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던 배경에는 두상 변형 문제를 겪는 아이를 둔 양육자들의 커뮤니티 '사경과 사두증의 치료' 네이버 카페에서 자사 직원들에게 소비자인 것처럼 댓글을 달아서 '하니헬멧'이라는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바이럴 마케팅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질 수 있었던 것은 한 때 한헬스케어에서 일을 했던 공익제보자 A씨 덕분이다. A씨는 한헬스케어에서 퇴사한 후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이○○ ㈜한헬스케어 전 대표의 지시로 거짓 댓글 작업을 벌인 것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제보를 했고,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서 일부 진실이 드러나게 된 것.
"문제는 공정위가 밝혀낸 144건은 해당 카페에서 삭제가 됐지만, 아직도 수만 건에 이르는 허위 댓글이 카페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한헬스케어에서 한때 일을 했던 공익제보자의 제보 내용에 따르면, 거의 모든 직원들이 수년간 댓글 작업을 해왔다고 한다."
김진영 대표는 "공익제보자의 제보 내용에 따르면 한헬스케어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를 통해 지역 맘 카페 등에도 허위 광고를 뿌렸다. 한헬스케어 직원들이 원고를 만들어 바이럴 마케팅 업체에 전달하고, 그 업체는 마치 소비자인 것처럼 주요 맘 카페에서 게시물을 다는 작업을 했다는 게 공익제보자의 제보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는 아기를 대상으로 한 의료기기에서 절대 있어선 안 될 불법 행위이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이런 불법 행위를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 "시장 질서도 바로잡고, 어려운 아이 위한 건강보험 체계도 만들어야"
김진영 대표가 정부에 바라는 점은 두상 교정 헬멧 업계의 시장 질서를 바로 잡는 것과 동시에 비용 문제 때문에 두상 교정 헬멧을 이용하지 못하는 아이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두상 교정 헬멧은 어렵게 태어난 아이들을 위한 의료기기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비급여 항목에 해당한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저소득층 아기들을 위해 건강보험 급여 전환이나 일정 부분의 제작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가 유관기관과 협력해 적절한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김진영 대표가 두상 교정 헬멧의 건강보험 급여화라는 화두를 꺼낸 이유는 두상 변형에 일어나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고령 출산과 난임 등 사회적 문제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아기가 태어난 이후 한 방향으로 자거나 눕는 습관이 있을 때 두상 변형이 많이 오기도 하지만, 두상 변형의 경우 조산이나 인공수정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
"조산아의 경우 인큐베이터에 오래 머물게 되면서 머리 모양이 변형되기도 하고, 최근 많아진 인공수정으로 인한 쌍둥이 출산도 주요 요인이다. 쌍둥이는 자궁 안에서 공간이 좁기 때문에 한 아이의 머리가 눌리면서 납작하게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제 경험상, 쌍둥이 중 약 40~50%는 교정 헬멧이 필요할 정도로 두상 변형이 심한 경우가 많다."
끝으로 김진영 대표는 "두상 교정 헬멧을 착용하지 않을 경우, 아이의 두상 변형이 자연스럽게 호전되기도 하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비대칭이 지속되거나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고 조언하면서, 정부 당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두상 변형이 심한 경우, 헬멧 착용 없이 방치할 경우 두상이 비대 상태로 굳어지게 된다. 두개골은 생후 12~18개월 사이 급속히 단단해지므로 골든타임을 놓치면 교정이 어렵다. 심한 두상 변형을 방치할 경우, 단순히 외형적인 차이 외에도 기능적, 심리적,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두상 변형 문제와 두상 교정 헬멧에 대한 정부 당국의 관심과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길 바란다."
다음은 김진영 지오크리에이티브 대표와 6월 13일 서울 마포구 베이비뉴스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

- 김진영 대표님 반갑습니다. 김 대표님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먼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오크리에이티브 대표 김진영입니다. 저희 회사는 아기의 납작하거나 비대칭적인 머리 모양을 교정하는 의료기기인 '두상 교정 헬멧'을 개발·제조하는 기업입니다. 비정상적으로 납작한 부위는 성장 여유 공간을 확보하고, 정상적인 부위는 헬멧이 잡아주어 교정하는 원리의 의료기기입니다.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국내 최초로 승인받아 '지오헬멧'을 출시했으며, 국내 아기들을 위한 두상교정 헬멧 시장을 개척하고 확장해오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 두상 교정 헬멧 회사를 만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1996년에 대학 졸업하고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했으니, 창업을 하기 전까지는 약 10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에 '지오크리에이티브'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창업 전에는 의료기기 회사에서 영업팀장으로 근무했습니다. 당시 주력 제품은 엑스레이 장비였는데요, 엑스레이 촬영 후 필름을 현상하는 장비, 즉 엑스레이 현상기를 판매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제가 다녔던 회사는 일본 코니카(KONICA)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업체였고, 병원이나 의원에 주로 영업을 했습니다."
- 두상교정 헬멧이라는 제품은 어떻게 알게 되신 건가요?
"의료기기 회사에 재직 중일 때 우연히 의료 전시회에 참가하게 됐어요. 그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미국에서 수입된 두상 교정 헬멧 샘플을 보게 됐죠. 그때 '이런 제품도 있구나' 하는 인식을 처음 갖게 됐습니다.
그 시기엔 국내에 두상교정 헬멧이 아예 없었습니다. 전시회에 출품된 미국산 제품이 처음이었는데, 그 제품은 2006년에 국내에서 식약처 인허가를 받고 판매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소비자 가격이 400만 원대로 매우 비쌌기 때문에, 실제로 필요로 하는 많은 아이들이 헬멧을 착용하지 못했습니다."
- 그래서 국산화를 결심하게 되신 건가요?
"네, 맞습니다. '가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국산화'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헬멧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어요.
초기에는 두상교정에 대한 전문 노하우를 가지고 계신 성형외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개발을 시작했고, 그 결과 2008년에 지오크리에이티브가 식약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두상교정 헬멧 제조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지오헬멧'이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해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 혹시, '지오'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가 있나요?
"네, '지오'는 제 아들의 이름입니다. 회사를 설립하기 1년 전에 태어났는데, 아기를 위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기도 하고 저희 아들도 신생아였기 때문에 아들의 이름을 걸고 좋은 소재로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지오크리에이티브', 브랜드도 '지오헬멧', '지오필로우' 등 아들 이름을 넣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 아들이 써도 되는 제품, 진짜 좋은 제품을 만들자'는 신념이 회사 이름과 제품 철학에 담겨 있습니다."
- 김진영 대표님께서는 지오크리에이티브 외에도 아기 베개 전문회사인 지오클라비스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계신데요. 지오클라비스는 어떻게 설립하게 되셨나요?
"지오크리에이티브를 설립한 후 약 3년쯤 지난 2011년에 지오클라비스를 설립했습니다. 지오헬멧 이후 두상 변형을 예방하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오필로우를 만들게 됐습니다.
지오헬멧은 말 그대로 교정 제품이에요. 머리가 비대칭이 되기 전에, 즉 예방 차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생아 시기에 부모가 케어만 잘 해도 납작한 머리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짱구 베개로 알려져 있는 지오필로우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베개 사업을 하기 전, 한 가지 일화가 있습니다. 조카 선물 사러 유아용품 매장을 갔다가 아기들 베개가 대부분 '한 사이즈'로만 판매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아기 머리는 생후 몇 개월 사이에 굉장히 빠르게 커지고, 신체 성장도 급격한데 하나의 사이즈로 관리하는 건 비효율적이잖아요.
그리고 기존 베개는 솜, 메모리폼, 라텍스, 좁쌀 등으로 만들어져 열을 잘 배출하지 못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아기들에게 위생적으로도 불리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직접 메쉬 소재를 연구 개발해서 통풍이 잘 되는, 과학적인 구조의 '지오필로우'를 만들게 됐습니다.
신생아들의 개월 수에 맞춰 크기를 나누고, 수천 명의 지오헬멧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아기 두상의 성장 곡선에 맞춰 설계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사전 예방용 제품, 즉 '짱구 베개' 시장에도 뛰어들게 된 거죠."
-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은 지오헬멧, 즉 두상 교정 헬멧에 좀 더 집중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두상 교정 헬멧이 무엇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두상 교정 헬멧이 어떤 제품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두상 교정 헬멧은 원래 미국에서 개발된 제품입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아기의 머리가 심하게 변형되면 수술적인 방법으로 뼈를 잘라 퍼즐처럼 다시 맞추는 방식으로 교정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간의 비대칭이나 납작한 머리는 손쓸 방법이 없었죠.
그러던 중 미국의 '크라니얼 테크놀로지스(Cranial Technologies)'라는 회사에서 '닥 밴드(DOC Band)'라는 이름의 두상 교정 헬멧을 개발했습니다. 이 제품이 사실상 세계 최초의 두상 교정 헬멧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닥 밴드를 통해 기존에는 교정이 어려웠던 '사두증'(Scaphocephaly)이나 '단두증'(Brachycephaly)과 같은 경미한 두상 변형도 교정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 내에서 점점 보편화됐습니다. 닥 밴드는 199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두상 교정 헬멧으로, 현재까지 약 17만 5000명의 아기를 치료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사두증과 단두증에 대해 생소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조금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사두증은 뒤에서 봤을 때 아기의 머리가 한쪽으로 비스듬하게 눌린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 안면 비대칭을 동반하게 되죠. 반면, 단두증은 뒤통수가 납작하게 눌린 형태인데, 우리가 흔히 '절벽머리'라고 부르는 상태입니다.
아기를 오래도록 같은 방향으로 눕혀두거나, 천장을 계속 바라보게 하는 자세가 지속되면 이런 문제가 생길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권장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배앓이 시간(tummy time)'을 자주 갖게 해서 아기가 엎드려 있는 시간을 늘려주거나, 머리 위치를 자주 바꿔주어 압력이 특정 부위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거예요.
두상 교정 헬멧은 변형된 머리 형태를 계란 모양처럼 자연스럽게 잡아주는 일종의 의료 보조기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 말씀해주신 사두증, 단두증 외에 '사경'이라는 용어도 있더라고요.
"네, 사경은 영어로는 '토티콜리스'(Torticollis)라고 하고, 일종의 목 질환입니다. 두상 변형 그 자체는 아니지만, 사경이 있는 아기들은 한쪽으로만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머리 형태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저희에게 오는 사경 환아의 약 절반 정도는 두상 변형을 동반하고 있어요."
- 실제로 그런 사례가 많군요. 국내에 두상 교정이 필요한 아기들이 얼마나 되나요? 통계가 있을까요?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 통계나 과학적 조사 자료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연구 데이터를 보면 신생아의 약 15% 정도가 두상 교정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해요. 우리나라도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통은 자세에 따라 생기는 변형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한 방향으로만 자거나 눕는 습관이 있을 때 발생하죠. 하지만 그 외에도 조산아의 경우 인큐베이터에 오래 머물게 되면서 머리 모양이 변형되기도 하고, 최근 많아진 인공수정으로 인한 쌍둥이 출산도 주요 요인입니다. 쌍둥이는 자궁 안에서 공간이 좁기 때문에 한 아이의 머리가 눌리면서 납작하게 태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상, 쌍둥이 중 약 40~50%는 교정 헬멧이 필요할 정도로 두상 변형이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 그럼 두상 교정 헬멧은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가요?
"맞습니다. 아기 머리 변형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지, 아니면 교정 헬멧으로 해결 가능한지 먼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두개골 유합증이나 수두증 같은 경우는 헬멧으로 교정이 불가능하고, 수술이 필요하죠. 반면 자세나 물리적 요인으로 생긴 변형이라면, 의사 선생님의 처방을 받아 헬멧 치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교정 헬멧은 모두 맞춤 제작되나요? 사용 기간도 아이마다 다르겠지요?
"네, 맞습니다. 아이들의 머리 형태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맞춤 제작이 원칙입니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두상 변형이 단순 변형인지, 혹은 수두증이나 두개골 유합증 같은 질환 때문인지를 진단받아야 합니다. 질환이 원인이라면 수술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고 교정이 가능한 경우에는 의사의 소견서나 처방전을 바탕으로 헬멧 제작에 들어갑니다.
예전에는 석고 붕대로 본을 떠서 모형(양성 몰드)을 만들었지만, 요즘은 3D 스캐너로 머리 모양을 정밀하게 측정합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양성 모형을 만들고, 내피와 외피 구조로 된 헬멧을 제작합니다.
그런데 최근 몇몇 업체에서는 3D 스캔 데이터만으로 몰드 없이 바로 헬멧을 제작하는 방식도 쓰는데요. 전문가인 제 입장에서는 그 방식은 아기 머리에 딱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우리 방식은 먼저 아기 머리에 딱 맞는 양성 몰드를 만든 뒤, 그 위에 내피와 외피를 입히는 식이거든요. 그래야 헬멧이 제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최근 3D 프린터로 바로 헬멧을 만드는 방식이 어떤 게 문제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저희 지오헬멧은 미국에서 사용하는 교정 헬멧과 원재료와 제작 방식이 동일하며, 이에 따라 제조 품목 허가를 받은 동등 제품입니다. 반면, 최근 몇몇 업체들이 3D 스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곧바로 헬멧을 제작하는 방식은 미국에서도 아직 도입되지 않은 방식입니다.
특히 이 업체들은 저희 헬멧을 동등 제품으로 표기해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했지만, 실제로는 소재나 제작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미국의 대표 헬멧 제조사들도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의 제작을 고수하고 있으며, 3D 방식은 유효성에서 아직 검증이 부족하기에 미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헬멧을 착용하려는 경우도 있나요?
"그런 경우도 간혹 있긴 합니다. 다만, 교정 헬멧은 반드시 의사의 소견서가 있어야 제작이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의사 선생님들은 교정이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소견서를 써주지 않기 때문에, 미용 목적으로 헬멧을 사용하는 사례는 제한적입니다."



- 두상 변형이 있는 아이가 두상 교정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게 되나요?
"두상 교정 헬멧을 착용하지 않을 경우, 아이의 두상 변형이 자연스럽게 호전되기도 하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비대칭이 지속되거나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가벼운 두상 변형이라면, 자세 교정만으로도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습니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자세나 수면 방향을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두상 변형이 심한 경우, 헬멧 착용 없이 방치할 경우 두상이 비대칭 상태로 굳어지게 됩니다. 두개골은 생후 12~18개월 사이 급속히 단단해지므로 골든타임을 놓치면 교정이 어렵습니다. 심한 두상 변형을 방치할 경우, 단순히 외형적인 차이 외에도 기능적, 심리적,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외형적인 문제입니다. 뒤통수가 납작하거나 한쪽으로 기울어진 형태가 그대로 굳어지면, 머리 모양의 좌우 비대칭이 고착됩니다. 이로 인해 귀의 위치가 달라지거나 얼굴 전체가 비대칭적으로 보일 수 있고, 안경 착용이나 모자 착용이 불편해질 수 있죠. 성장 후 외모 콤플렉스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기능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두개골과 얼굴뼈의 불균형이 턱관절이나 치열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귀의 위치 차이로 보청기나 안경 착용이 어려울 수 있어요. 일부 경우에는 목 근육 불균형과 연관되어 운동 발달에 영향을 주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심리적·사회적인 영향도 매우 큽니다.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놀림을 받거나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으며, 사춘기 이후에는 외모 스트레스와 사회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두상 변형은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닌,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생후 4~6개월은 교정 효과가 높은 시기이므로,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두상 교정 헬멧 시장을 국내에서 개척하신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신 건데, 초창기에 어려움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개발 과정이나 투자 등에서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두상 교정 헬멧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이전에 의료기기 회사에 근무하던 중, 우연히 이 헬멧을 알게 되면서입니다. 당시 국내에는 전량 수입 제품만 있었고, 가격이 너무 비싸서 정작 헬멧이 필요한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던 중 인연이 있던 세브란스병원의 의사 선생님과 기술 협력을 하게 됐고, 이를 통해 '지오헬멧'이라는 국산 제품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이런 취지에 따라 저희 제품은 처음 시장에 출시할 때 수입 헬멧보다 절반가량 낮은 가격으로 판매했습니다. 가격 장벽을 낮춤으로써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던 아이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고, 그렇게 시장도 점차 확대될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개발할 때 처음에는 기술이 부족해서 일본에 가서 어깨너머로 보고 배우며 시작했듯, 저희도 미국산 완제품만 봤지, 제조 과정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조 장비도 시중에 없던 것을 직접 개발해야 했고, 이를 위해 수십 군데 장비업체를 찾아다녔습니다.
그 결과 전용 장비를 직접 만들었고, 소재 선정부터 제품 완성까지 수백 번의 샘플을 제작하며 끊임없이 수정과 보완을 거듭했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 끝에 국내 최초의 국산 두상 교정 헬멧인 지오헬멧이 탄생한 것이죠."
-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두상 교정 헬멧 업체 중 하나인 '한헬스케어'에 시정 명령을 내렸는데요. 해당 업체가 네이버 카페 '사경과 사두증의 치료'에서 직원들을 시켜 소비자인 것처럼 바이럴 마케팅을 한 사건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저도 공정위 발표를 통해 해당 내용을 확인했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헬스케어 대표 이○○ 씨는 사실 저희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15년쯤 퇴사한 인물입니다. 당시 회사의 영업 비밀을 유출한 혐의로 법적 소송이 있었고, 징역형에 집행유예 판결까지 받은 사람입니다.
그가 운영했던 네이버 카페 '사경과 사두증의 치료'는 6만 명 이상 회원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로, 아이들의 두상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카페에서 직원들에게 아이디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소비자인 것처럼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자사 제품을 홍보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공정위가 밝혀낸 144건은 해당 카페에서 삭제가 됐지만, 아직도 수만 건에 이르는 허위 댓글이 카페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한헬스케어에서 한때 일을 했던 공익제보자의 제보 내용에 따르면, 거의 모든 직원들이 수년간 댓글 작업을 해왔다고 합니다. 소중한 아기의 두상 변형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은 부모들이 모인 네이버카페에서 마치 소비자인 것처럼 댓글을 달아 자사 제품의 판매를 유도한 것은 심각한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당 제품을 구매한 분들이나 카페 회원들에게 공식적인 사과조차 하지 않은 점은 더욱 큰 문제입니다.
현재 몇몇 두상 교정 헬멧은 시장 평균 가격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결국 잘못된 바이럴 마케팅의 피해는 두상 변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님들과 아이들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 이○○ 한헬스케어 전 대표가 공정위 발표 직전 대표직과 카페 관리자에서 물러난 사실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한헬스케어의 새로운 대표는 경력도 관련 업계와 무관한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 변경 시기도 법적 문제가 발생 직전으로 타이밍이 의심스럽습니다."
- 세상에 더 알려져야 할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공익제보자의 제보 내용에 따르면 한헬스케어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를 통해 지역 맘 카페 등에도 허위 광고를 뿌렸습니다. 한헬스케어 직원들이 원고를 만들어 바이럴 마케팅 업체에 전달하고, 그 업체는 마치 소비자인 것처럼 주요 맘 카페에서 게시물을 다는 작업을 했다는 게 공익제보자의 제보 내용입니다.
이는 아기를 대상으로 한 의료기기에서 절대 있어선 안 될 불법 행위이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이런 불법 행위를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 두상 교정 헬멧이 필요한 아이들, 그리고 관련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두상 교정 헬멧은 어렵게 태어난 아이들을 위한 의료기기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비급여 항목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아기들을 위해 건강보험 급여 전환이나 일정 부분의 제작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부가 유관기관과 협력해 적절한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민간보험 쪽도 아직 데이터 부족으로 보험 상품을 따로 마련하고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 사두증, 단두증, 사경 등의 두상 변형은 의료적으로 질병으로 보나요?
"네, 맞습니다. 이들은 질병 코드가 있어 의료적으로 질병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모든 질병이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한 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업계에는 아직 협회나 공식 단체가 없어서 정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새 정부 출범과 관련해 두상 교정 헬멧 업계가 바라는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청드리고 싶은 점은 두상 교정 헬멧이 고가의 의료기기 제품이기 때문에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는 것입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고, 고령 출산이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큐베이터에서 일정 기간을 보내야 하는 조산아, 그리고 난임으로 인해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다태아 등은 우리 사회가 돌봐야 할 소중한 아이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두상 변형이 많다는 점을 인지하시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부터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여러 이야기를 나누셨는데,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제가 관련 사업을 시작한 지 거의 20년이 됐네요. 저는 두상 변형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서 두상 교정 헬멧을 첫 국산화를 이뤄냈고, 두상 교정 헬멧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 대해서 매우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공정한 경쟁이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경쟁을 해야 하는데, 과도한 홍보와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점은 하루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체들 스스로 자정 노력도 필요하고, 정부 당국도 철저히 조사해 부정한 업체를 법과 질서에 의해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서 적절한 지원 체계가 절실하다고 봅니다. 두상 변형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시기를 놓치면 평생 동안 후회하면서 살아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두상 변형 문제와 두상 교정 헬멧에 대한 정부 당국의 관심과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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