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메이트’ 한진원 감독 “피·죽음 없는 학원물 만들고 싶었다”

김민제 기자 2025. 6. 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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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공개된 티빙 8부작 드라마 '러닝메이트'는 익숙한듯 낯설다.

교실 안 권력 관계를 다룬 학원물이라는 점은 낯익지만, 그 권력 관계를 학교폭력 같은 흔한 소재가 아닌 학생회장 선거를 통해 다룬 점은 새롭다.

"어떤 친구들은 선거 운동을 '무브먼트'가 아니라 스포츠처럼 하기도 하더라고요. 더 좋은 것으로 나아가기 위한 스포츠처럼 (드라마를) 봐주면 좋겠습니다." 아직 '러닝메이트'를 접하지 않은 이들에게 한 감독은 이렇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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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러닝메이트’ 스틸컷. 티빙 제공

지난 19일 공개된 티빙 8부작 드라마 ‘러닝메이트’는 익숙한듯 낯설다. 교실 안 권력 관계를 다룬 학원물이라는 점은 낯익지만, 그 권력 관계를 학교폭력 같은 흔한 소재가 아닌 학생회장 선거를 통해 다룬 점은 새롭다. “피가 많이 안 나오고 사람이 안 죽는 학원물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진원 감독이 말했다. 영화 ‘기생충’의 공동 각본가로 봉준호 감독과 함께 2020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던 그는 ‘러닝메이트’의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한 감독은 학생 정치 드라마라는 신선한 소재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 이상이 있으면 권력이 발생하잖아요. 조금이라도 목소리가 큰 사람이 있고 따르는 사람이 있고. 그런 힘과 권력 관계를 학교를 배경으로 다뤄보고 싶었어요. 폭력적으로 다루면 노골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다른 방식으로 해보고 싶더라고요. 학생회 선거가 바로 그거더라고요.”

한진원 감독. 티빙 제공

‘러닝메이트’는 불의의 사건으로 전교생의 놀림감이 된 노세훈(윤현수)이 학생회장 선거의 부회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당선을 향해 달려가는 하이틴 명랑 정치 드라마다. “학교는 현실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드라마 속 대사처럼 선거 출마와 동시에 달라지는 주변의 대우, 상대 후보에 대한 악의적 비방, 이미지 정치, 다정하고 모범적인 얼굴 속에 숨긴 욕망 등 현실 정치와 똑 닮은 학교 안 선거 전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윤현수, 이정식, 최우성, 홍화연 등 신인 배우들의 개성 있는 연기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러닝메이트’는 지난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이번에 정식 공개됐다. 2년 가까운 시차가 있지만, 드라마 속 선거 전쟁의 모습은 2025년 현재의 정치 상황과 다르지 않다. “황동혁 감독님의 영화 ‘남한산성’을 봐도 위기의 순간에도 파벌을 나누잖아요. 그 뒤로 수백년이 지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하나도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드라마에는 양쪽 후보 캠프가 파란색과 빨간색 옷을 입고 유세를 하는 장면도 나온다. “빨간색, 파란색은 전세계 정당들이 쓰는 대표적인 색깔이잖아요. 보색 대비가 되면 감수성을 확실히 더 불러일으킬 거라 생각했죠.”

드라마 ‘러닝메이트’ 스틸컷. 티빙 제공

‘러닝메이트’는 한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성실함을 닮고 싶다고 했다. “봉 감독님의 모든 걸 배우려 했는데,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게 성실함이었어요. 봉 감독님은 제가 본 모든 인간 중 가장 성실한 사람이거든요.” 그는 특히 봉 감독의 소통 방식을 본받고 싶다고 했다. “감독님은 하루, 한 신만 촬영하는 배우들 이름까지 다 외워서 부르시더라고요. 그런 태도로 직접 소통하니 효과적이고 짧은 시간에 유대감도 커졌죠. 언젠가 나도 작품 찍으면 반드시 따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80명 넘는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일 줄은 몰랐죠.”

“어떤 친구들은 선거 운동을 ‘무브먼트’가 아니라 스포츠처럼 하기도 하더라고요. 더 좋은 것으로 나아가기 위한 스포츠처럼 (드라마를) 봐주면 좋겠습니다.” 아직 ‘러닝메이트’를 접하지 않은 이들에게 한 감독은 이렇게 전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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